[인터뷰] ‘닥터스’ 윤균상 “이제 공허함을 맞이하는 시기”

입력 2016-09-03 08: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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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윤균상. 김종원기자 won@donga.com

연기자 윤균상. 김종원기자 won@donga.com

연기자 윤균상(29)은 최근 SBS 드라마 ‘닥터스’를 끝내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달갑지 않다. 바닥난 체력을 보충하고 한가로이 지내는 건 “딱 일주일까지”만이다. 힘들어도 현장에서 동료 연기자, 스태프와 부대끼는 게 좋다. “참 모순이죠”라며 웃는다.

윤균상의 시간을 거슬러 오르면 정말 쉴 틈이 없이 활동했다. 2012년 ‘신의’를 통해 얼굴을 알린 뒤 2014년 ‘피노키오’, 2015년 ‘너를 사랑한 시간’과 ‘육룡이 나르샤’까지 2년 동안 활동에만 매진했다. ‘피노키오’를 끝내고는 단 하루도 쉬지 못하고 ‘육룡이 나르샤’에 합류하기도 했다. 이번 ‘닥터스’ 촬영에 앞서서는 한 달 반의 휴식을 취했다.

“캐릭터와 이별보다 현장 분위기가 그립다. 저 진짜 건강한데, ‘육룡이 나르샤’ 끝나고 쉬는데 괜히 열이 나도 아프더라. 하하! 촬영이 힘들지만 출연자들과 웃고 떠들면서 연기에 대해 이야기하며 힐링하는 것 같다.”

상대역 이성경과 열애설이 제기됐을 때도 그저 재밌었을 뿐이다. 그는 “‘우리가 뭐했다고 열애설이 나지?’라는 반응이었다”며 “즐겁게 촬영하는 모습이 그렇게 비친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지금이 두렵다. 혼자 지내는 시간의 외로움을 겪어봤기에. “곧 다가올 공허함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음이 허한 진짜 이유는 연기의 맛을 확실히 알았기 때문이 아닐까.

윤균상은 “‘피노키오’를 촬영하며 본격적인 시작이란 느낌을 받았고, ‘육룡이 나르샤’ 때 연기의 감을 잡았다”고 돌이켰다.

배우 윤균상. 김종원기자 won@donga.com

배우 윤균상. 김종원기자 won@donga.com


“예전에는 카메라 앞에 서는 게 무섭고 두려웠다. 지금은 자유롭게 표현하려는 제 모습을 스스로 느끼고 있다. ‘육룡이 나르샤’ 촬영할 당시 제작진의 ‘마음껏 놀아라’라는 조언으로 얻은 힘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자기만족에서 비롯된 자신감을 쌓은 게 가장 큰 수확이지만, 가족의 기뻐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가장 좋다. 연기자의 꿈을 안고 스무 살 때 상경한 그를 부모는 적극 응원했다. 두 살 어린 남동생은 형을 대신해 장년 역할까지 톡톡히 해줬다.

아들의 성공에 부모는 행복의 볼멘소리를 하기도 한다. 여기저기서 밀려오는 사인 요청, 아들 잘 됐으니 한 턱 쏘라는 제의에 “정신없고, 돈 많이 나간다”고 하지만 전화로 이 이야기를 듣는 윤균상은 “이제야 효도하는 것 같아 뿌듯하다”며 미소 짓는다.

그리고 ‘이때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에 부모와 여행 계획을 세우고 있다. ‘닥터스’ 촬영 중 남동생이 아버지만 모시고 유럽여행을 다녀온 것이 계기가 됐다.

“사실 어릴 때 아버지께 많이 맞고 자라 무섭다. 제가 멀리하기도 했고. 어머니와는 손잡고 데이트도 하는데. 부모님을 모시고 갈지, 어머니와 단 둘이 떠날지 고민 중이다. 아버지가 섭섭하실까요?(웃음)”

말은 이렇게 하면서도,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이 컸다. 그는 “어릴 때나 지금이나 겸손과 예의를 항상 강조하신다”며 “점점 알아봐주시는 사람이 많아 때론 귀찮기도 한다. 하지만 저 스스로 경계하는 모습을 볼 때 아버지의 말씀을 떠올리게 된다”고 했다.

부모의 또 다른 행복은 자식의 결혼. 그러나 윤균상은 일단 연애가 “간절하지 않”다. 동시에 두 가지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다보니 상대에 소홀할까봐 지레 겁을 먹고 있다. 지금은 챙길 자신이 없다.

“연기에 대해 조금 더 여유가 생기면 주위를 둘러볼 수 있지 않을까. 제가 집 깨끗한 걸로는 자신 있다. 고양이 세 마리 키우는 집 치고는 진짜 깨끗하다. 결벽증은 아니고. 하하!”

스포츠동아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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