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연잡] 차트 줄 세우기의 비밀 ‘스밍 돌리기’ 아시나요

입력 2017-09-28 06:5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멜론 로고

대형 아이돌 가수가 새 앨범을 내면 심야, 새벽 시간대에만 음원차트에서 ‘줄 세우기’가 이뤄지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현재도 음악사이트 시장점유율 1위인 멜론의 실시간 차트는 새벽 2시부터 6시까지 방탄소년단의 새 앨범 수록곡들이 1위부터 10위권을 채운다. 하지만 출근시간 무렵부터 아이유 신곡이 1위에 오르고, 선미 등의 노래가 10위권에 재진입한다.

‘줄 세우기’는 앨범 수록곡들이 실시간 차트 상위권에 나란히 줄을 지어 랭크되는 것을 뜻하는 것으로, 방탄소년단처럼 팬 층이 탄탄한 인기 아이돌 가수들에게 주로 나타난다. 다만 ‘줄 세우기’는 종일 지속되지 못하고 특정 시간대에 나타난다. 그것도 새벽시간에만. 음원 차트 순위가 밤과 낮이 다른 이유가 여기서 드러난다.

이런 현상은 특정 팬덤의 ‘스밍 돌리기’ 때문이다. ‘스밍’은 인터넷에서 영상 등을 실시간으로 재생하는 ‘스트리밍’의 줄임말로, 팬들이 특정 곡을 무한정 반복 재생하는 것을 말한다. 인터넷 프로그램을 통해 반복 재생할 때 각 곡마다 ‘스밍’ 횟수를 정하면, 원하는 대로 특정 곡의 순위도 정할 수도 있다. 반복재생 횟수와 곡을 정리해 ‘권장 스트리밍 리스트’를 만들어 팬들끼리 공유한다.

다른 아이돌 그룹 팬들과 연대해 ‘스밍 품앗이’를 하기도 한다. 물론 팬층이 두터우면 다른 팬덤의 ‘도움’ 없이도 충분히 줄 세우기를 해낼 수 있다.

‘스밍’이 특정 시간대에 주로 이루어지는 것도 음원사이트의 주 이용 층이 10대부터 20대라서 평일 낮에는 학업 등으로 인해 한계가 있다. 그렇다보니 하교나 퇴근 후 시간대인 밤부터 새벽에 이루어지고, 아침이 되면 ‘정상적인 차트’로 돌아오게 된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