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현장] ‘37회 영평상’, 男女주연상 설경구·나문희…‘남한산성’ 4관왕(종합)

입력 2017-11-09 17: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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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현장] ‘37회 영평상’, 男女주연상 설경구·나문희…‘남한산성’ 4관왕(종합)

배우 설경구, 나문희가 각각 남녀주연상을 수상했다. 뿐만 아니라 영화 ‘남한산성’은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촬영상, 음악상을 거머쥐며 4관왕을 기록했다.

9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는 제37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이하 영평상) 시상식이 진행됐다. 이날 시상식은 배우 서강준과 이선빈의 진행 아래 개최됐다.

이날 가장 먼저 신인남우상은 영화 ‘청년경찰’ 박서준이 수상했다. 이날 박서준은 “감사하다. 보통 사실 내가 무대 공포증이 있다. 그래서 이상하게 무대 오를 일이 생기면, 연기할 때는 상관없지만 긴장이 된다. 많은 분들이 나를 보고 계신다. 연기를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도 중학교 때 나의 낯가림이 싫어서 애니메이션 동아리에 들어가서 마을 회관에서 공연을 하게 됐다. 전교생이 나를 쳐다보는 게 매료돼 연기자의 길을 가게 됐다. 무대에 서면 그때 생각이 많이 난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연기를 처음 시작할 때는 재미로 시작했고, 내가 누군가에게 필요로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에 살아있음을 느꼈다. 지금도 그렇다. 연기할 때 살아있고 즐거운 것 같다. 한 해에 많은 작품이 나오고 이 작품이 많은 관객들에게 선택을 받게 되는 것 같다. 우리 영화는 많은 사랑을 받았고 그 때문에 내가 수상의 영광을 느끼게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 정말 감사드린다”며 “평균적으로 러닝타임이 2시간인데, 여러분들이 선택하는 2시간이 행복하도록 끊임없이 노력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마무리 지었다.



또 여우신인상의 최희서는 “아마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배우들이 받고싶어 하는 상이 평론가상인 것 같다. ‘박열’로 받아서 기쁘고 영광이다. 요즘 난생 처음으로 상을 받다보면서, 주변에 많은 분들께서 기분을 물어봐주신다. 사실 기쁘고 설레는 마음도 있지만, 처음으로 연기자라고 인정을 받는 느낌이라서 그게 가장 행복하다. 그러면서도 인정을 받는다는 건, 인정 이후로 높은 단계로써 인정을 받아야한다는 걱정이 된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선배님들과 상을 받으면서, 선배님들도 이 두려움을 겪으셨을 거라고 생각이 들었다. 두려움을 수용하시면서 계속 꾸준히 연기를 하시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나도 그 두려움을 받아들이면서 한 단계 충실하게 연기하는 연기자가 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신인감독상은 ‘범죄도시’의 강윤성 감독이 수상했다. 강윤성 감독은 “나는 상이라는 걸 처음 받아본다. 처음 받는 상이 이거라 영광이다. 나는 나이가 꽤 됐다. 17년 정도를 데뷔 준비를 하면서 한 편만 찍었으면 좋겠다는 꿈을 가지고 살았다. 영화가 나와서 많은 사랑도 받고, 상까지 받아서 정말 영광이다. ‘범죄도시’는 작게 시작했다. 배우 분들과 나 모두 노력을 했다. 영화가 잘 되는 데에는 배우들의 진정성이 관객들에게 어필된 것 같다. 제작에 있어서 수고해주신 제작자분들과 출연진, 스태프 들에게 이 영광을 돌리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특히 이날 감독에게 꽃다발을 전달하기 위해 현장을 찾은 배우 진선규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국제비평가연맹한국본부상 수상작엔 봉준호 감독 ‘옥자’가 선정됐다. 이날 수상자로 무대에 오른 플랜B 엔터테인먼트 김태환 대표는 봉준호 감독의 수상 소감을 대신 낭독했다. 봉준호 감독은 “‘옥자’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영화였다. 한국의 멀티플렉스에서 이런 저런 논란에 휩싸였다. 극장의 미래, 스트리밍의 미래 등에 나는 관심이 없다. 영화 정책 만드시는 분들께서 많은 고민을 해주십시오. 나는 스토리텔러이고, 이미지에 집착하며 하루하루 살아간다. 영평상에서 상을 받게 돼 영광이다. 이런 영광스러운 자리에 참석하지 못해 용서를 바란다. 감사한다”고 전했다.



기술상을 수상한 ‘군함도’ 이후경 미술감독은 “뜻깊은 상을 받게 돼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같이 고생해주신 류승완 감독님 및 모든 스태프들, 세트 안에서 언제나 석탄을 달고 산 미술팀과 소품팀에게 이 영광을 돌리고 싶다. 세트를 만들면서 굉장히 마음이 무거웠다. 어떤 기존의 선조들께서 고생을 하시고 목숨을 바쳐가며 억압당하셨던 곳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같이 모든 스태프들이 만들어 이 상을 받게 됐다. 받아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 앞으로도 잘 하라는 채찍으로 알겠다.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남한산성’으로 음악상을 수상한 류이치 사카모토는 이날 시상식에 직접 참석하지 못해 대리 수상자를 통해 소감을 전했다. 그는 “‘남한산성’이라는 영화의 가치를 알아봐주신 분들과 사랑해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처음 한 한국영화다. 존경심과 친밀함을 표현하고자 노력했다. 저로서는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했다. 표현하기 어려운 역할을 배우들에게도 박수를 보낸다. 오늘 이 자리에 직접 참석하지 못해 아쉽단 말을 전하며 앞으로도 한국영화와 작업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달했다.

이어 ‘남한산성’으로 촬영상을 수상한 김지용 감독은 “다른 영화보다 추워서 특히 많이 고생했다. 많은 스태프들에게 많이 감사하고, 의미 있는 결과가 나와서 자랑스러워해도 될 것 같다고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열’로 각본상을 수상한 황성구는 “20년 동안 작가생활을 하면서 가장 쉽고 재밌게 썼던 대본으로 상을 받게 돼 기쁘면서 이상하다. 다른 분들에게 이 상을 돌리고 싶다. 이준익 감독님과 같이 대본에 참여한 이제훈, 최희서 씨 그리고 스태프들에게 감사드린다. 특히 내 글에 대해 평론해주는 아내에게 이 상을 가져다주겠다.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유해진은 이날 참석하지 못했다. 영상으로 인사를 대신한 유해진은 “화면으로 인사드려서 죄송하다. 참석을 못하게 됐다. 나에게 ‘택시운전사’라는 영화는 참여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연기를 하게 됐다. 그게 뜻하지 않게 큰 상까지 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상은 소중하게 간직하도록 하겠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여우조연상의 전혜진은 “영화적으로 좋게 봐주셨는데, 시나리오를 받아보고 영화 마지막 촬영까지 정해진 게 딱히 없었다. 대사 수정도 많았고, 의상부터 제작자 대표님까지 고민을 아주 많이 했다. 영화 할 때는 감독님이 ‘전 좋은데요’라고 하면 그걸로 끝나서 마음이 불안했다. 근데 첫 시사를 보고 ‘불한당’ 팀에게 너무 감사드렸다. 오늘 훌륭하신 분들과 수상하게 돼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남우주연상의 설경구는 이날 “올 한 해 내가 많은 도움을 받으면서 살았던 것 같다. 감독님도 그렇고 스태프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불한당’으로 받았지만 ‘살인자의 기억법’의 감독님에게도 감사드린다. 촬영은 몇 년 전까지 영화를 하면서 욕을 많이 먹었는데, ‘불한당’은 설렜던 영화였다. 어떻게 만들어 나갈까라는 걱정과 설렘이 섞여서 현장에 갔다. 앞으로도 설레면서 현장에 가고 싶고, 그런 캐릭터를 하고 싶다”며 “앞으로 공간이 되고 정서가 되고 시간이 되는 얼굴로 계속 하겠다”고 덧붙였다.

여우주연상의 나문희는 “너무나 감사하다. 공로상이 아닌 여우주연상을 주셔서 정말 너무나 감계무량하다. 이 여우주연상이란, 지금까지 상을 많이 받아봤지만 특별한 의미가 있다. 이 나이에 학구적이고, 진실을 더 많이 들여다보면서 100세 시대에 노년들을 위해서도 그렇고 젊은이들의 희망이 될 수 있는 할머니가 되고 싶다. 이 영화를 하면서 감독님과 서로 같은 지점을 느낀 것 같다. 최선을 다할 수 있게 해줘 감사하다. 또 제작팀에게도 감사하다. 후배들에게도 그렇다. 정말 이 상은 너무 큰 영광이고 보람이다. 앞으로 더 열심히 살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남한산성’으로 감독상을 받은 황동혁 감독은 현재 미국 개봉 관련 행사로 참석하지 못했다. 대신 수상 소감을 전한 황동혁 감독은 “먼저 이 영화를 만들 수 있도록 함께해주신 스태프, 배우들에게 감사드린다. 추운 겨울에 그들의 노고가 없었다면 이 영화가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세상에 나올 수 없을 것이다. 이 상은 내가 영화를 만들기 시작한 이후 처음 받는 감독상이다. 앞으로 더 좋은 영화를 만들라는 격려와 질책으로 여기겠다. 감사하다”라고 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공로상을 수상한 전조명 감독은 “영화 제작에 참여했던 영화인 여러분에게 감사하다. 작품이 완성될 때마다 좋은 평을 해주시며 나를 격려해주셨다. 또 나를 대변하고 홍보해주셨다. 영화평론가들이야말로 나의 진실한 동료이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영화를 하면서 어렵고 힘든 일이 있었지만, 보람 있고 행복한 시간도 많았다. 수많은 상을 받았지만 이 영평상이야말로 내 영화 인생의 결실을 맺는 좋은 상이라고 생각해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말했다.

마지막으로 최우수작품상의 영예는 ‘남한산성’에게 돌아갔다. 이날 ‘남한산성’의 제작사 싸이렌픽쳐스 김지연 대표는 “많은 영화들이 그렇지만, 이 영화도 처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던 시점부터 지금까지 오랜 길을 걸어왔다. 영화로 만들어지기만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기간이 있었는데 큰 상을 받게 돼 영광스럽다. 멋진 영화를 만들게끔 해주신 황동혁 감독님과 처음 시나리오를 건넸을 때 쉽지 않았을 선택이었을 배우 분들께도 감사드린다. 추운 겨울에 한 컷 공들여 찍을 수 있게 해준 스태프들에게 이 영광을 함께 하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영화평론가협회가 주최하는 영평상은 1980년부터 매년 그해의 우수한 영화 및 영화인을 선정해 상을 수여하고 있다.


<2017년 제37회 영평상 부문별 수상자(작) 명단>

▲ 최우수작품상: ‘남한산성’
▲ 감독상: 황동혁 ‘남한산성’
▲ 공로영화인상: 전조명
▲ 각본상: 황성구 ‘박열’
▲ 남우주연상: 설경구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 여우주연상: 나문희 ‘아이 캔 스피크’
▲ 남우조연상: 유해진 ‘택시운전사’
▲ 여우조연상: 전혜진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 신인여우상: 최희서 ‘박열’
▲ 신인남우상: 박서준 ‘청년경찰’
▲ 신인감독상: 강윤성 ‘범죄도시’
▲ 촬영상: 김지용 ‘남한산성’
▲ 기술상: 이후경 ‘군함도’
▲ 음악상: 류이치 사카모토 ‘남한산성’
▲ 국제비평가연맹한국본부상: 봉준호 감독 ‘옥자’
▲ 신인평론상: 최재훈, 남유량
▲ 독립영화지원상: 이영, 조현훈
▲ ‘영평 10선’ 한국영화평론가협회(영평) 선정 10대 영화(무순) : ‘택시운전사’/‘남한산성’/‘박열’/‘아이 캔 스피크’/‘군함도’/‘범죄도시’/‘밤의 해변에서 혼자’/‘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미씽 : 사라진 여자’/‘청년경찰’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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