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조한선 “저예산·소규모 영화, 내가 도움 된다면 계속 할 것”

입력 2018-01-09 16: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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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 조한선 “저예산·소규모 영화, 내가 도움 된다면 계속 할 것”

배우 조한선이 영화 ‘돌아와요 부산항애(愛)’를 통해 돌아왔다. 그동안 다양한 작품에서 활발하게 활동해온 그였지만 영화가 개봉한 뒤 호평 보다는 혹평이 더 많았던 탓에 마음 고생도 있었다. 자신에게 티 하나 없이 완벽한 작품이 어디 있겠냐만은 관객들의 반응은 배우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 수 밖에 없었다

“모든 영화가 마찬가지고, 아쉬운 게 많았어요. 조금 더 시간이 있었으면 하는 그런 생각도 들었고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과 환경이 넉넉하지 않아서 최대한 끌어낼 것들을 끌어냈어야 했거든요. 한 달만 더 시간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이번 작품은 확실히 그동안 조한선이 보여줬던 모습과 다른 캐릭터였다. 전작 ‘마차타고 고래고래’에서 뿐만 아니라 웬만하면 지금까지 철 없고 밝은 모습을 보여줬던 그의 모습과는 확연히 달랐다.

“전작 ‘마차타고 고래고래’에서 밝고 코믹한, 이렇게 망가져도 되나 싶을 정도의 캐릭터를 선택했죠. 그 다음에는 역할이 좀 더 깊이가 있고 가볍지 않고, 뭔가를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이 많은 캐릭터를 하고 싶었어요. 시나리오를 받고 나서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이 많다고 생각했죠. 또 제가 형제애를 경험해보지 못해서 그 부분 때문에 끌렸다고 생각해요.”



또 ‘돌아와요 부산항애’에서 조한선은 액션이라는 또 다른 장르로의 도전을 시도했다. 이번 영화에는 격렬하진 않지만 곳곳에 액션신이 있었기에, 배우로서 준비해야하는 부분도 많았을 터.

“완벽하게 다 하고 싶었어요. 그럴 수 없는 게, 저희에겐 한 달이라는 시간이 있었고 그 안에 끝내야하는 상황이었죠. 그래서 위험한 요소는 대역에게 맡기려고 했죠. 제가 다치면 촬영에 지장이 있어서, 욕심을 안 부리고 위험한 요소는 그런 식으로 했어요. 액션은 기본적으로 많이 해서 그나마 몸에 익었죠. 제 액션은 뛰고 달리는 게 많았어요. 예전에는 가파른 언덕도 뛰어올랐는데 이제는 힘들더라고요(웃음). 예전 체력이었으면 모르겠지만 이젠 나이가 먹어서요.

영화를 처음 도전하는 후배 성훈과 함께 호흡한 조한선. 이제 막 시작한 후배와 함께 하는 그가 이끌어줘야 하는 부분이 있어 힘들지 않았을까.

“제가 누굴 이끌 수 있는 입장이 아니어서, 최대한 폐를 안 끼치려고 했어요. 오히려 제가 성훈 씨에게 넘치는 에너지를 얻은 것 같아서 오히려 감사했죠.”



점점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는 조한선. 예전엔 드문드문 작품 활동을 했다면 이젠 활발하게 영화와 드라마 등에 등장하며 대중들과 만나고 있다. 과거가 아닌 현재의 조한선이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마인드가 나이를 먹을 수록 달라요. 20대 초반에는 굉장히 멋있게 보이고, 보이는 것들에 대해 신경을 많이 썼다면 나이가 들고 결혼을 하고 나니까 그런 것들은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내면적으로 많이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도 들고요. 연기를 진심으로 해야 하는데, 제가 과연 그랬나 의문점이 들었죠. 그 이후로는 작품을 고를 때 모든 배우들의 기준이 다르겠지만, 저는 결혼 후엔 제가 이 작품을 진심으로 대하지 않으면 우리 가족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우선적으로 해요. 절 써주지 않으면 금전적으로 힘들고, 현실적으로 생각하게 되죠. 매순간 역할, 시나리오에 몰입하고 최선을 다해야한다는 생각을 해요.”



어느 순간부터였을까. 조한선은 막대한 예산이 투자된 상업영화보다는, 저예산 혹은 소규모 영화들로 필모그래피를 가득 채우고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을까.

“들어오지 않기 때문도 있어요. 하고 싶죠. 하고 싶은데 못 하는 것과 할 수 있는데 골라야 하는 건 차이가 있어요. 제가 인지도가 있는 것도 아니고, 티켓파워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투자가 되는 배우도 아니죠. 불만은 없어요. 관객들은 좋은 배우들과 영화를 볼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 외에 영화들은 제작지원을 제대로 못 받고 들어가는 영화들이죠. 그런 배우들을 쓰고 싶어도 못 쓰는 거고요. 그런 배우들을 대체할 수 있는 배우들이 저 같은 배우들 밖에 없어서 선택 할 수밖에 없고요. 제가 힘이 된다면 큰 영화가 아니더라고 해나갈 생각이에요.”

최근 ‘범죄도시’가 대형 영화와 맞붙었음에도 불구하고 큰 흥행 기록을 세웠다. 이런 반응들이 앞으로 저예산 혹은 소규모 영화들에게 한 줄기 희망으로 보였을 것. 조한선은 ‘범죄도시’의 흥행을 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범죄도시’가 잘 돼서 정말 기쁜 사람 중에 한 명이에요. 아무도 기대를 안 했고, 평도 안 좋았잖아요. 저도 동석이 형이 나와서 돈을 주고 봤는데, 정말 잘 되겠다고 했어요. 처음엔 스크린도 몇 개 못 잡았는데 입소문 타서 늘었고요. 그런 영화가 저예산으로 제작됐으니 연출하신 분들에게 한줄기 빛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측면에서 마지막으로 ‘돌아와요 부산항애’를 향한 기대감을 덧붙였다.

“사실 너무 쟁쟁한 영화들과 맞붙잖아요. 정말 대작도 많고, 들어올 영화도 많고요. 극장이 있을까하는 생각도 들어요. 찍어놓고 개봉도 못하는 영화도 많은데, 단 하루라도 저희 영화가 빛을 볼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대작들만이 가지고 있는 스케일과 스토리가 장점이라면, 저희 같은 소박한 영화도 있기 때문에 저는 골고루 다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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