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질 게 터졌다. SBS 예능 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 홍탁집 아들의 불성실한 태도에 결국 백종원의 분노가 폭발하고 말았다.
21일 밤 방송된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는 백종원이 문제의 홍은동 포방터시장 홍탁집 중간 점검에 나서는 장면이 그려졌다. 지난 방송에서 하루 전날 제작진의 긴급 점검에서도 변명을 늘어놓던 홍탁집 아들은 백종원 앞에서도 같은 태도를 보였다. “레시피는 다 못 외웠지만 금방 외우겠다”는 홍탁집 아들에게 백종원은 “그게 자랑이냐. 외우고 있어야 할 거 아니냐. 오래 못 가고 약속 안 지키는 사람들이 대답은 잘하더라”고 돌직구를 날렸다.
본격적인 점검. 홍탁집 아들은 백종원이 보는 앞에서 닭을 손질했다. 어설픈 실력은 쉽게 탄로 났고 백종원은 “내 눈을 속이면 안 된다. 하는 것만 봐도 안다. 연습했는지 아닌지 딱 보면 안다. 지금 어설프다”고 말했다. 백종원을 가장 화나게 만든 건 요리에 대한 기본자세가 안 돼 있는 것. 백종원은 세제통과 설거지 거리 사이에서 닭을 씻은 행동을 지적하면서 “아무리 주방 일을 안 해봤어도 1주일 동안 했으면 깨우치는 게 있다 이건 안 한 것”이라고 직언했다.
이후로도 백종원의 돌직구가 쏟아졌다. 백종원은 홍탁집 아들에게 “방송국 제작진은 속일 수 있어도 나는 못 속인다. 이건 나를 X무시한 거다. 내가 우습게 보이냐”며 “이 사람이 진짜 세상을 우습게 아네. 이게 말이 되는 줄 알아 지금? 세상이 다 속아 넘어갈 것 같지? 속아줘서 될 일이 아냐”라고 불 같이 화를 냈다. 그러면서 “(당신에게는) 방송이겠지만 나에게는 진심이다”라고 일갈했다.
백종원은 “하고자 하는 마음이 가슴에서 우러나지 않으면 하면 안 된다. 지난주에 내가 그 결심이 섰냐고 물어본 것이다. 그때 섰다고 하지 않았느냐”면서 “어머니 때문에 한 번 더 기회를 주겠다. 할 거냐, 그만 할 거냐”고 물었다. 홍탁집 아들이 대답 없자 백종원은 “어머니. 죄송한데 이렇게 해서는 안 돼요”라고 말을 남기고 떠났다.
홍탁집 아들은 고민 끝에 “안 해. 안 해”라면서 앞치마까지 팽개치고 식당을 나섰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주방으로 돌아왔다. 홍탁집 아들을 이끈 건 어머니였다. 홍탁집 아들은 어머니와 함께 닭을 구입하고 연습에 매진, 도전을 이어가기로 결심했다. 이 장면은 분당 최고 시청률 8.6%를 기록하며 ‘최고의 1분’이 됐다.
드라마가 아닌 정말 현실적인 극적 전개에 시청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이관원 PD는 22일 동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홍탁집 비하인드를 전했다.
이 PD는 “지난주 방송에 나간대로 홍탁집 사장님이 ‘열심히 했다’고 해서 테스트를 해보자는 생각으로 촬영을 진행했다. 우리 제작진은 전문가가 아니다 보니 ‘닭 손질도 하고 양념장도 만들 줄 안다’기에 어느 정도 준비 된 줄 알았다. 백종원 대표 눈에는 많이 부족한 게 보였던 것”이라며 “호통 치시는 건 우리도 예상치 못했다”고 설명했다.
‘골목식당’ 제작진은 백종원의 일갈 장면을 별도의 편집 없이 ‘있는 그대로’ 담았다. 상황 설명 기능 외에는 자막을 최소화했다.
이 PD는 “현장 분위기를 그대로 전달하고 싶었다. 과한 장면은 들어낼까 싶었지만 그러면 감정선이 깨질 것 같더라. 자막을 쓰기도 애매해서 꾸미지 않고 내보냈다. 자칫 왜곡되게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에 그대로 보여주려고 했다. 판단은 시청자의 몫이니까”라고 말했다.
요식업 종사자이자 선배로서 막중한 책임감으로 쓴 소리를 한 백종원 대표. 이 PD는 “몇 마디는 불쾌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백 대표는 순수하게 홍탁집 사장을 도와주려고 한 말이다. 카메라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진짜 요식업 후배를 혼내듯이 말한 것”이라며 “‘있는 그대로 내보낼 것’이라고 하니까 백 대표가 ‘(편집 안 해도) 괜찮다’고 하더라. 오히려 걱정한 건 우리였다”고 털어놨다.
이 PD는 백종원 대표가 일갈 이후로 ‘백종원의 골목식당’ 촬영과 관계없이 매일 홍탁집을 방문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새벽에도 가신다. 홍탁집 사장을 바꿔보겠다는 대표님의 의지가 강하다. 새벽에 몰래 가시기도 한다. 이렇게까지 하시는 모습은 우리도 처음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