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 김윤석, 신인 감독의 패기를 말하다

입력 2019-04-02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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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윤석.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배우 김윤석.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감독 데뷔작…섬세한 연출 돋보여
“관객이 영화로 카타르시스 느끼길”

“첫 연출영화는 ‘보통’ 눈높이의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비범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배우 김윤석이 바람대로 섬세하면서도 관객의 마음에 파장을 일으키는 이야기로 감독 신고식을 치렀다. 신인감독의 데뷔작이라면 비범하고, 정상의 자리에서 활약해온 중견배우의 첫 연출작이라면 세상을 보는 ‘눈’이 놀랍다.

11일 개봉하는 ‘미성년’(제작 레드피터)은 부모의 외도를 목도한 두 소녀가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위기를 지나 성장해가는 이야기다. 김윤석은 2014년 젊은 연극인들의 창작극 페스티벌에서 이보람 작가의 원작을 본 뒤 “어른이 저지른 일을 아이들이 수습하는 이야기가 인상 깊어” 영화화에 착수했다. 이후 3년의 작업 끝에 시나리오를 완성, 세상에 내놓게 됐다.

개봉에 앞서 1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시사회에서 김윤석은 “감독을 하겠다고 했을 때 그나마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으로 승부를 걸고 싶었다”고 말했다. “카메라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입장에서 감독으로서 나만의 무기가 있다면 드라마, 캐릭터, 연기자의 연기력으로 극을 끌고 가는 힘”이라고 덧붙였다.

영화는 네 여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친다. 아빠(김윤석)의 외도를 알게 된 고등학생 딸 주리(김혜준), 그의 엄마인 영주(염정아), 아빠의 아이를 가진 미희(김소진), 미희의 딸이자 주리의 동급생 윤아(박세진)이다. 연출에 출연까지 한 김윤석은 네 인물의 변화무쌍한 심리를 허투루 대하지 않고 섬세하게 카메라에 담는다. 4차에 걸친 오디션으로 발굴한 신예 김혜준과 박세진의 연기도 눈길을 붙잡는다.

김윤석은 “어떤 사람은 잘못을 저지르고도 술에 취해 코를 골면서 자고, 잘못이 없는 사람은 가슴에 피멍이 든 채 하얗게 밤을 지새우면서 자존을 지키려는 모습을, 이들 배우들을 통해 보이고 싶다”고 했다.

‘미성년’이란 제목은 중의적이다. 나이로는 미성년이지만 어른보다 책임감 강한 아이들을 일컫는다. 한편으론 나이는 들었지만 성숙하지 않은 어른도 지칭한다. 제목처럼 인물과 이야기도 다양한 의미를 품고 있다.

김윤석은 “만남을 회피하고 보이지 않는 공격도 하는 세태에 ‘용기 있는 만남’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며 “신인감독의 패기로 말한다면, 관객이 영화로 카타르시스를 느끼길 바란다”는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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