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는 36편의 영화가 사람, 청춘, 세상, 사랑 등 주제 아래 총 6개의 ‘신(Scene)’으로 담겼다. 시대를 관통해 관객의 사랑을 받은 영화들의 마지막 장면, ‘라스트 신’을 통해 작품의 의미와 가치를 되짚으며 읽는 이들에게 ‘더 치열하게 살라’는 마음의 짐을 얹기도 하고, 너무 힘들어하지 말라는 위로도 건넨다.
지은이 윤여수 기자는 2017년 8월부터 지난해 4월 초까지 스포츠동아에 연재한 글(라스트 씬)을 모아 다시 고치고, 새롭게 써 책으로 엮었다. 그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현미경과 망원경 삼아 실제 세상을, 현실의 사람들을, 들여다보고 싶었다”고 고백한다.
수록된 36편의 영화의 제목 옆에 붙은 부제가 지향을 드러낸다. ‘기생충|냄새에 계획은 없다’, ‘너의 이름은.|잊지 않을게’부터 ‘동주|오직 정신이 맑은 이에게 허락된 말의 정수’, ‘그랜 토리노|한 평생 꼰대, 생의 끝에서 삶을 찾다’, ‘우아한 세계|눈물 젖은 라면을 삼켜보았는가’ 등이다.
감독과 배우, 제작자도 책에 공감한다. 이준익 감독은 “영화를 보고 기록된 모든 것은 나를 기록하는 일이기도 하고 타인을 빗대어 나를 고백하는 일이기도 하다”며 “이 책은 그런 고백이다”고 평했다. 배우 최민식은 “저자가 영화에 쓴 공개 연애편지”라고, ‘기생충’을 제작한 곽신애 대표(바른손이앤에이)는 “우리 시대 주요 영화들을 무심한 듯 콕콕 짚어 소개하는 작가의 허세 없는 내공에 슬며시 웃음이 난다”고 추천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