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민아 “온몸으로 준비한 디바…내 살점 같아”

입력 2020-09-21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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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에 사로잡인 다이버의 광기를 그린 영화 ‘디바’의 23일 개봉을 앞둔 신민아. 어느새 촬영현장의 선배가 되어 몸을 내던지는 연기에도 솔선수범했다. 사진제공|에이엠엔터테인먼트

영화 ‘디바’로 돌아온 신민아가 말하는 변신 그리고 질투

로코 퀸 이미지 벗고 광기어린 다이빙선수 열연
고공낙하·수중장면 애착…‘전우’들과 훈련했죠
이영 역할 하면서 20년간 연예인 생활이 떠올라
질투 많이했죠…지금은 내 마음부터 들여다 봐
머리카락 한 올도 남김없이 뒤로 넘겨 질끈 묶고, 아주 작은 저항도 줄이려고 온몸을 꽉 조이는 수영복을 입고 높은 다이빙대 위에 배우 신민아(36)가 홀로 올랐다. 동료 출연진과 스태프 그리고 관객의 시선이 전부 그를 향한 순간, 망설임 없이 드넓은 수영장으로 몸을 내던진다. 영화 ‘디바’에서 신민아가 표현한 현실감 넘치는 다이빙 선수 이영의 모습이자, 20년간 연예계에서 일한 신민아가 매 순간 겪는 관심과 두려움에 대한 속내를 드러내는 상징적인 장면이기도 하다.

요즘 신민아는 “달라졌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사랑받은 TV 드라마들 덕분에 한동안 ‘로맨틱코미디의 퀸’으로 익숙했던 그가 23일 개봉하는 ‘디바’(감독 조슬예·제작 영화사 OAL)에서 연기 변신을 시도해서다. 오랫동안 함께 운동한 단짝 친구의 실종을 계기로 마음 깊이 눌러놓았던 욕망을 표출하는 인물의 광기를 그린다.

17일 온라인 화상 인터뷰로 만난 신민아는 “‘디바’는 내 살점 같은 영화”라며 “온몸으로 준비한 작품이었고 흔하지 않은 선택이었기에 ‘살점’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고 했다. 예년 같으면 극장가 성수기로 꼽힐 추석 연휴에 맞춰 개봉하지만 감염병 확산의 변수로 인해 지금은 섣불리 관객 반응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 신민아도 이에 수긍하며 “영화를 본 분들이 이영의 감정에 조금이라도 공감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화 ‘디바’의 한 장면. 사진제공|메가박스(주)플러스엠



최고 다이빙 선수, 연예계 스타의 ‘공감대’
‘디바’는 다이빙 세계 랭킹 1위의 스타 이영과 그의 단짝이지만 기량 차이가 확연한 수진(이유영)이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시작한다. 바다로 추락한 자동차에서 이영만 살아남고 수진은 실종되면서 둘 사이에 벌어진 사건들과 미묘한 감정이 하나둘씩 드러난다.

신민아는 최고의 다이빙 선수라는 극 중 역할과 대중의 시선을 받는 연예인인 자신의 상황을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었다고 했다. 영화와 캐릭터에 더 공감한 이유이다.

“저 역시 끊임없이 평가받는, 뭔가를 해내야 결과를 얻는 직업이라 이영과 비슷한 면이 있어요. 다이빙도 조금만 감정이 흔들리면 바로 결과로 나타나듯이 저도 컨디션을 잘 관리하지 않으면 흔들리거든요. 사실 배우나 다이빙 선수뿐일까요. 경쟁 사회에 사는 모든 분들도 각자 경험에 따라 비슷한 감정을 느낄 거예요.”

신민아는 극 중 동료이자 경쟁자인 이영과 수진의 관계, 정상의 자리를 놓칠까 봐 불안감에 휘말리는 이영의 마음은 “누구나의 보편적인 감정”이라고 덧붙였다. 영화 해석은 물론 캐릭터의 특수성과 공감대까지 짚어내면서 차분하게 의견을 피력하는 그의 모습에서 뜻밖의 ‘내공’이 느껴졌다.

배우 신민아. 사진제공|에이엠엔터테인먼트



신민아는 “예나 지금이나 연기에 대한 열정은 비슷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자 하는 마음이 더 크다”고 했다. 하지만 욕심만큼 기회가 따라주지 않았다. 주춤할 때도 있었지만 “기회는 언젠가 오리라”는 마음만큼은 흔들리지 않았다.
“‘디바’는 무엇보다 여성들의 얘기를 하는 시나리오가 귀해서 반갑고 특별했어요. 감독이나 제작자, 카메라 감독까지 스태프 대부분 여성인 작품이 처음이었어요. 지금 시대가 이렇게 나아가고 있구나, 경험한 현장이에요.”

이유영과는 촬영 전 지상훈련부터 고공낙하, 수중 훈련을 소화하면서 애착을 쌓았다. “우리는 같은 마음으로 작품에 임했다”며 “상대 배우라기보다 ‘전우’같은 느낌”이라고도 했다.

특별한 경험은 더 있다. 이번 현장에서는 출연 배우를 통틀어 신민아가 가장 선배였기 때문이다. “조심하자, 잘해야 한다는 마음은 후배일 때만 갖는 거로 알았고, 연륜 선배들은 편하게 연기하는 줄 알았다”는 그는 “후배일 때나 선배일 때나 마음은 같았고, 이번엔 모범도 보여야 한다는 부담에 다이빙 장면 촬영도 가장 먼저 나서서 했다”며 웃었다.

배우 신민아. 사진제공|에이엠엔터테인먼트



연인 김우빈의 응원에 ‘힘’
중학생 때 잡지모델로 데뷔한 뒤 연기자로만 20년을 보낸 신민아는 경쟁 치열하고 부침도 심한 연예계에 몸담으면서 ‘디바’ 속 이영처럼 누군가를 동경하거나 혹은 질투한 때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내가 갖지 못한 걸 가진 사람을 볼 때 자괴감 같은 걸 느끼면서 일해 왔다”며 “끊임없이 느꼈다”고 했다.

누군가는 자괴감에 무너지지만, 신민아는 오히려 그런 마음을 딛고 배우로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나름의 방법도 터득했다. “잘해야지! 잘해야 돼! 그렇게 나를 압박하기보다 여유를 가지려고, 내 진짜 마음을 들여다보려 한다”고 말했다.

배우 김우빈과는 연인이기 이전에 같은 일을 하는 동료로서 서로에 힘을 불어넣는다. 공개 연애 중인 배우 대부분 교제하는 상대에 대한 언급을 극도로 꺼리지만 신민아는 달랐다. 관련 질문을 받고 여유롭게 웃음 지으면서 “서로 잘 되길 응원하고 있다”며 “저도 그렇지만, 우빈 씨도 오랜만에 영화 복귀를 준비하는 만큼 잘 되면 좋겠다는 같은 마음을 나누고 있다”고 했다.

‘디바’ 이후 그는 또 다른 영화 ‘휴가’를 내놓는다. 그에게 지금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는 뭘까. “너무 어렸을 때 연기를 시작해서인지 배우가 아니었다면 어떤 일에 재미를 느끼며 살고 있을까 상상하면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아요. 다이빙이 전부인 이영처럼, 지금 저에게도 연기가 인생 전부에요. 직업이 바뀌는 사람들도 있지만 다행히 20년 동안 하나의 일을 하고 있고요. 배우는 이번 생애 저와 함께 가야 할 가장 친한 친구 같아요.”

배우 신민아

▲ 1984년 4월5일생
▲ 2017년 동국대학교 연극영화과 졸업
▲ 1998년 잡지 모델 데뷔
▲ 2001년 영화 ‘화산고’ 연기 시작
▲ 2005년 영화 ‘달콤한 인생’
▲ 2008년 영화 ‘고고70’·제17회 이천춘사대상영화제 여우주연상
▲ 2010년 SBS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 2014년 영화 ‘경주’·‘나의 사랑 나의 신부’
▲ 2015년 KBS 2TV ‘오 마이 비너스’
▲ 2019년 드라마 ‘보좌관-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 시리즈
▲ 2020년 영화 ‘휴가’ 개봉 예정 등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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