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하지원 “이번 추석, 가족의 의미를 생각합니다”

입력 2020-09-29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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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영화 ‘담보’로 추석 극장가를 공략하는 배우 하지원. 피가 섞이지 않아도 따뜻한 마음을 나누면서 가족을 이루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따뜻한 웃음과 뭉클한 눈물을 안긴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영화 ‘담보’로 추석 연휴 관객들과 만나는 하지원

진짜 가족처럼 편했던 ‘담보’ 촬영 현장
성동일 선배님 진짜 아빠처럼 다정하셔
오랜만에 ‘아빠’라는 호칭 실컷 불렀죠
웃음과 눈물 동반…명절 가족영화로 딱
“올해 추석 차례상은 간소하게 준비해서 조촐하게 지내기로 했어요. 저도 명절만큼은 아무런 일정을 잡지 않고 엄마를 도와드려요. 채소 다듬으라면 다듬고 전 부치라면 부치고요. 하하!”

배우 하지원(42)이 가족과 보내는 추석 명절의 풍경도 우리와 다르지 않다. 함께 먹을 음식 재료를 사러 “엄마와 시장도 같이 다닌다”는 그는 “어릴 땐 시골집 이모들이 송편도 다 만들었는데 이젠 일이 커지니까 송편까지 엄두를 내지 못한다”며 웃었다.

28일 오전 서울 삼청동에서 만난 하지원이 맑은 웃음을 더한 긍정의 기운으로 추석 명절 인사를 건넸다. 마침 그가 주연한 영화 ‘담보’(감독 강대규·제작 JK필름)가 추석 연휴가 본격 시작하는 29일 개봉했다. 가족끼리 극장에서 보기에 안성맞춤인 웃음과 눈물을 동반한 휴먼드라마다. 하지원은 이번 영화를 계기로 “가족의 존재, 그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했다”고 돌이켰다.

“가족이란? 가까이서 지켜주는 존재”

‘담보’는 까칠하지만 잔정 많은 사채업자 두식(성동일)과 종배(김희원)가 떼인 돈을 받으러 갔다가 얼떨결에 9살 소녀 승이를 담보로 데려오면서 시작한다. 불법체류자인 승이 엄마가 강제 추방을 당하고, 우여곡절 끝에 함께 살게 된 세 사람은 피가 섞이지 않아도 따뜻한 마음이 모이면 누구나 가족이 될 수 있음을 일깨운다.

배우 하지원.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하지원은 “추석 명절과 가족은 떼고 생각할 수 없다”며 “‘담보’를 통해 자주 보지 못해 소홀한 가족을 비롯해 나와 관계가 좋지 않은 사람들, 혹은 소외된 계층의 이들까지 한 번쯤 돌아보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요즘 코로나19 때문에 모두 힘들잖아요. 어려운 시기에 가까이 있는 누군가를 한 번쯤 돌아보는 기회가 될 것 같아요. 저에게 ‘가족은 대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 영화에요. 가족이란 가까이서 서로를 보호하고 지켜주는 존재 아닐까요. 굳이 피가 섞이지 않아도 진심으로 서로를 보호한다면 그게 바로 가족이죠.”

하지원은 담보로 잡힌 어린 승이의 성인 분량을 맡아, 성동일과 애틋한 부녀 관계를 연기하면서 기어에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연휴 동안 ‘담보’를 볼 계획이라면 극장에 가기 전 반드시 손수건이나 화장지를 준비하는 게 좋다.

두 사람의 연기 호흡은 처음이지만 마치 여러 차례 함께 작업한 경험이 있는 사이처럼, 애틋한 아빠와 딸의 관계를 표현한다. 실제로 몇 년 전 아버지를 먼저 하늘로 보낸 하지원은 비록 영화에서였지만 오랜만에 마음껏 “아빠!”라는 호칭을 불렀다고 했다.

“성동일 선배님의 눈을 보고 있으면 굳이 준비하지 않더라도 아빠와 딸처럼 자연스럽게 스며들었어요. 누구나 딸이 될 수 있을 것처럼 선배님은 자연스럽게 아빠가 되어 주었어요. 저에게는 진짜 다정한 아빠입니다.”

배우 하지원.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캐릭터 아닌, 진짜 ‘나’를 고민하는 시간”
고등학생 때인 1996년 KBS 1TV 청소년드라마로 데뷔한 하지원은 영화 ‘가위’ ‘폰’ 주연을 거쳐 MBC 드라마 ‘다모’와 KBS 2TV ‘황진이’, SBS ‘시크릿 가든’ 등 숱한 히트작을 내놨다. 1000만 흥행작 ‘해운대’부터 멜로영화 ‘내 사랑 내 곁에’ 등 대표작도 여러 편이다. 그러다 한동안 중국 우위썬 감독과의 영화 작업 등을 통한 해외 활동에 주력하느라 국내서 공백을 가졌다. ‘담보’는 5년 만의 복귀작이자, 다시 적극적으로 연기활동을 하겠다고 선언하는 작품이다.

배우로 살아온 시간이 25년째인 하지원은 “요즘은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서 ‘진짜 나’에 대해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주로 영화나 드라마에서 맡은 캐릭터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고민했다면 이제는 내가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더 깊게 생각한다”고도 했다.

답을 찾는 과정은 멀리 있지 않다. 가까운 일상에서 하나둘씩 찾아간다. “음악을 듣고, 먹고 싶은 걸 먹고, 산책을 한다”고 했다. 요리도 힐링의 방법이다. 얼마 전 성동일·김희원·여진구와 함께 한 tvN 예능프로그램 ‘바퀴 달린 집’을 통해 맛은 물론 비주얼까지 챙기는 남다른 손재주를 증명한 그는 요리 이야기가 나오자 웃음소리가 커졌다.

“제가 좋아하는 음식 종류만 잘해요! 한식은 엄마가 만들어주니까 직접 할 기회가 없잖아요. 대신 저는 양식 담당이에요. 빵을 굽고 샐러드나 샌드위치 같은 걸 책임지죠. 레시피 없이 식당에서 맛있게 먹은 걸 집에서 만들어보면 맛이 정말 똑같아요. 미각이 남달라서 간을 정말 잘 보거든요. 하하!”

아무리 가족끼리여도 명절에 하지 말아야할 ‘잔소리’ 목록이 있다. 미혼에게 ‘언제 결혼하느냐’는 질문, 취업준비생에게 ‘취직은 언제 할 것이냐’는 다그침이다. 익히 알고 있는데도 명절을 앞둬서 인지 하지원에게 결혼 생각이 있는지 묻고 말았다. 당황스러울 법도 한데 그는 여유 있는 미소로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결혼을 생각하며 살지 않아서 잘 모르겠어요. 하고 싶을 때가 오거나, 언젠가 하게 되겠죠. 그걸 의식하지는 않아요. 연애도 마찬가지고요. 저는 소개팅 경험도 거의 없어요. (인연이)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게 좋아요. ‘자만추’랄까요.”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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