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왜곡’ 논란 닷새 만에 OUT
SBS “경제적 손실-편성 공백 우려되지만 책임감 느껴”
제작사도 ‘제작 중단’ 발표, 해외판권 계약해지 수순
[DA:이슈] ‘조선구마사’ 방송취소-제작중단 “해외판권 계약해지” (종합)SBS “경제적 손실-편성 공백 우려되지만 책임감 느껴”
제작사도 ‘제작 중단’ 발표, 해외판권 계약해지 수순
닷새만이었다. SBS 새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가 ‘역사왜곡’ 의혹에 휩싸이고 5일 만에 안방극장에서 퇴출됐다.
태종과 충녕대군 등 실존인물이 주인공으로 설정된 ‘조선구마사’는 인간의 욕망을 이용해 조선을 집어삼키려는 악령과 백성을 지키기 위해 이에 맞서는 인간들의 혈투를 그린 드라마. 22일 첫 방송된 이 작품은 1회 방송 직후 실존인물의 묘사와 각종 중국풍 설정으로 ‘역사 왜곡’ 의혹을 받았다. 이에 시청자들은 집단적이고 체계적으로 뜻을 모으며 적극 항의에 나섰다. 청와대 국민청원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민원 제기, 광고기업 항의 등에 광고주들은 잇따라 광고 중단을 선언했다.
제작사 3사(스튜디오플렉스·크레이브웍스·롯데컬처웍스)와 방송사 SBS가 24일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 다음 주 방송을 결방하고 작품을 재정비하겠다고 했지만 부정적인 상황을 타개하지 못했다. 한국 홍보 전문가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도 중국의 동북공정에 빌미를 준 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5일 밤에는 ‘조선구마사’ 박계옥 작가와 집필 계약을 맺은 관계였던 쟈핑코리아도 ‘손절’에 나섰다. 쟈핑코리아는 박계옥 작가가 소속 아티스트가 아니며 향후 기획하고 있는 현대극에 대한 ‘집필만을 단건으로 계약’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계옥 작가와의 집필 계약을 전면으로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결국 SBS는 ‘조선구마사’ 방송을 취소하게 됐다. SBS는 26일 오전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여 ‘조선구마사’ 방영권 구매 계약을 해지하고 방송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알렸다. SBS는 “본 드라마의 방영권료 대부분을 이미 선지급한 상황이고, 제작사는 80% 촬영을 마친 상황”이라면서 “방송사와 제작사의 경제적 손실과 편성 공백 등이 우려 되는 상황이지만, SBS는 지상파 방송사로서의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방송 취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제작사도 ‘제작 중단’을 공식 발표했다. ‘조선구마사’ 제작사 3사는 이날 “제작은 중단됐다”면서 “상황의 심각성을 십분 공감하며, 작품에 참여했던 모든 스태프분들과 관계자분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겠다. ‘조선구마사’ 관련 해외 판권 건은 계약해지 수순을 밟고 있으며, 서비스 중이던 모든 해외 스트리밍은 이미 내렸거나 금일 중 모두 내릴 예정”이라며 재차 사과했다.
● 드라마 '조선구마사' 관련 SBS 공식입장
'조선구마사'에 대한 SBS 입장을 밝힙니다.
SBS는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여 ‘조선구마사’ 방영권 구매 계약을 해지하고 방송을 취소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SBS는 본 드라마의 방영권료 대부분을 이미 선지급한 상황이고, 제작사는 80% 촬영을 마친 상황입니다.
이로 인한 방송사와 제작사의 경제적 손실과 편성 공백 등이 우려 되는 상황이지만, SBS는 지상파 방송사로서의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방송 취소를 결정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 ‘조선구마사’ 관련 제작사 입장 전문
안녕하세요, <조선구마사> 제작사입니다.
우선, 시청자분들께 사과 말씀을 드립니다.
편성 취소 이후 제작 관련 사항에 대해 문의하시는 부분들이 있어 답변드립니다.
제작은 중단되었습니다. 상황의 심각성을 십분 공감하며, 작품에 참여했던 모든 스태프분들과 관계자분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할것입니다.
<조선구마사> 관련 해외 판권 건은 계약해지 수순을 밟고 있으며, 서비스 중이던 모든 해외 스트리밍은 이미 내렸거나 금일 중 모두 내릴 예정입니다.
시청자분들께 상처를 드린 점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죄드립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