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별이 지다’ 故이춘연 영결식, 이준익→이병헌…눈물의 추도사

입력 2021-05-15 14: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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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계 큰 별 이춘연 영화인회의 이사장이 11일 71세를 일기로 별세한 가운데, 영결식이 진행됐다. 이준익 감독, 배우 안성기, 이병헌, 손예진 등 영화계 선후배가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눈물로 함께 했다.

15일(오늘) 오전 10시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고(故) 이춘연 이사장의 영결식이 진행됐다. 영화진흥위원회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영결식이 생중계됐다.

이날 사회는 배우 권해효가 진행을 했고,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이 장례위원회위원장을 맡은 가운데 장례고문으로는 신영균, 정진우, 임권택, 황기성, 손숙이 함께했다. 장례위원으로는 강우석, 강재규, 고영재, 권영락, 김규리, 김두호, 김병인, 김서형, 김세진, 김영진, 김유진, 김인수, 명계남, 문성근, 민규동, 민병록, 방은진, 배창호, 봉준호, 손예진, 신철, 안정숙, 이병헌, 이용관, 이은, 이장호, 이준동, 이준익, 이창동, 유인택, 정상진, 정윤수, 정지영, 주진숙, 지상학, 차승재, 채윤희, 최재원, 최정화, 하정우 그리고 준비위원으로는 김복근, 유창서, 이미영, 이진성이 대외업무는 이창세, 배장수, 오동진, 이무영 등으로 시대를 함께했던 영화계 선후배들로 구성돼 고인을 추모했다.



먼저 김동호 장례위원장은 “오늘 우리 영화인은 고 이춘연 이사장을 보내기 위해 모였다. 무엇보다 먼저, 하루아침에 사랑하는 남편을, 아버지를, 할아버지를 떠나 보내게 된 유가족 여러분께 뭐라 말씀 드릴 수 없는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지난 5일 동안 이 곳을 찾아와 고인을 추모하고 애도해주신 영화인 모든분들께 유족을 대신해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인사를 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고인은 많은 영화를 제작해오시는 동안, 뛰어난 선별력으로 영화계 길을 만드신 분으로 재능 있는 신인배우, 감독들을 배출했다. 우리 한국 영화의 오늘이 있기까지 튼튼한 기반을 확고하게 기틀을 잡아주셨다"며 "수많은 영화인들이 빈소를 찾으면서 오열하는 모습을 보며 영화계 큰 별이, 맏형, 큰 오빠가 우리 곁을 떠났다는 걸 실감했다. 영화계 크고 작은 일을 도와주고 해결해주고 함께 기뻐하며 평생을 영화와 함께 살았던 분이다. 이제 누가 그런 역할을 하게 될 지 말씀 드릴 수 없을 지경"이라며 슬퍼했다. 이어 "하늘에서 편히 쉬시며 영화계 앞날을 도와주길 바란다"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이준익 감독은 눈물을 참지 못하며 "사람은 홀연히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당신만큼은 이렇게 갑자기 가시면 안되는 거였다. 남은 우리들은 무엇을 어떻게 할 지 막막하다. 형이 많이 생각날 것 같다. 좋아했고, 존경했고, 사랑한다"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이병헌은 “저의 30년 영화 인생을 함께 해준 거산 같은 분이다. 넉넉한 그림자 같은 분이시다. 더 이상 뵐 수 없게 됐다는 비현실의 현실이 가슴을 친다. 비탄스럽다. 우리에게 10년, 20년 더 가르침을 주셨어야 맞다"고 비통해하며 "대표님, 이제 우리 곁을 떠나셨지만 떠나지 않으셨다. 보이는 게 다가 아니듯이 보이지 않는다고 살아있지 않은게 아니다. 저 이병헌이 잘 하고 살아가는지 살펴봐주십시오. 무한 존경했고, 사랑했고 감사하다. 죄송스러운 마음이다"라고 추모사를 낭독했다.

이병헌에 이어 단상에 선 김규리 역시 눈물을 쏟아내며 “이제 어디서 그 지혜와 힘을 구할 수 있을까. 대표님, 아직도 믿기지 않지만 한국 영화에 푸른 산처럼 계셔달라”고 말했다.

이창동 감독은 "믿어지지 않는다. 내가 이 자리에 서서 형의 조사를 읽게 됐다는 게. 농담을 좋아했던 형이라 지금 이 자리도 형이 만들어놓은 장난스러운 자리인 것 같다. 지금이라도 나타날 것만 같다"며 눈물을 쏟으며 "영화인들 중심에는 항상 이춘연이 있었다. 언제나 당신이 자리를 지키고 있어 든든했던, 영화계에 문제가 생겨도 당신이 해결해 줄 것이었는데 그런 이제 당신이 없다. 기둥이 사라지고 말았다. 그 빈자리가 너무 크다”며 슬픈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이제 한국 영화계는 이춘연이 없는 시대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스타는 많지만 이춘연은 늘 그 자리를 지켜온 진정한 스타"라고 이춘연을 기억했다.



고 이춘연 이사장은 11일 밤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쓰러져 병원 이송 도중 끝내 숨을 거뒀다.

‘영화계 맏형’으로 불려온 고 이춘연 이사장은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연극영화학과 졸업 후 1970년대 연극무대에서 활동하다가 1983년부터 영화계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1984년 <과부춤>을 시작으로 <접시꽃 당신>,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영웅연가>, <더 테러 라이브>등을 기획 제작했고, 씨네 2000 대표로서 <여고괴담> 시리즈를 제작해 한국 공포 영화의 새 지형을 열었다. 이 시리즈는 한국 영화계의 신인 감독 및 배우의 등용문으로 자리 매김을 하였다. 영화계 선후배들을 아우르며 한국영화의 중흥을 이끈 주역이었다.
동아닷컴 이슬비 기자 misty8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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