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이제훈 “영화 시나리오 작업 중…캐스팅 완료” (종합)

입력 2021-06-04 10: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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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택시' 도기, 회복력 빠른 친구"
"대역 논란, 더 열심히 하는 계기 됐죠"
"'모범택시', 이렇게 사랑받을 줄 몰랐어요"

배우 이제훈이 SBS 드라마 '모범택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모범택시' 마지막회는 전국 15.3%, 순간 최고 시청률 18%를 기록, SBS 역대 금토드라마 중 ‘펜트하우스2’, ‘열혈사제’, ‘스토브리그’를 이어 4번째로 높은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모범택시'는 베일을 벗기 전부터 여러 이슈들이 끊이질 않았다. 여자주인공 안고은(표예진 분) 역은 출연을 확정지었던 에이프릴 이나은의 학폭 논란으로 급하게 배역이 교체됐다. 범죄 피해자들의 복수를 대신해준다는 설정상 그려지는 범죄 묘사와 복수 과정에서 이뤄지는 액션 장면들이 불필요할 정도로 자극적이라는 논란도 있었다. 이밖에 주연 이제훈의 액션 대역 논란, 작가 교체 등 크고 작은 문제들이 연달아 발생했다. 하지만 '모범택시'는 이러한 논란을 딛고 승승장구 대성공을 이뤘다. 이제훈 역시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고.

"솔직히 이렇게까지 뜨거운 반응은 생각하지 못 했어요. 이야기가 갖고 있는 메시지와 보여주고자 하는 목표를 그려내는 상황이 열악했거든요. 모든 스테프들, 배우들이 똘똘 뭉쳐 해내야 하는 장면이 많았어요. 시청자 분들이 잘 봐주셔서 다행이에요. 한동안 김도기에 몰입한 인생을 살아서인지 끝나서 해방이라는 기분보단 더 하고 싶은 마음이 크죠. 도기와 '모범택시'를 떠나보내기 힘들어요. 보고 싶습니다(웃음)"


젓갈 공장 노예, 학폭, 불법 장기 매매, 불법촬영 등 '모범택시'는 다양한 범죄 피해자들의 사연을 다룬다. 이제훈은 가장 맘에 드는 에피소드로 극 초반 장애인들을 노예로 부린 젓갈 공장 패거리들의 일화와 학폭 사건을 꼽았다.

"공장 노예 에피소드가 시의성도 크고 강렬하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장애인을 노예처럼 부리는 착취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죠. 젓갈공장 패거리들을 진짜 가서 혼내주고 싶었어요. 그 마음을 담아 연기했어요

학폭에 대한 이야기는 학창시절을 겪은 사람이라면 주변에 한 명 쯤은 있는 이야기였죠. '무지개운수가 미성년에 복수대행을 하는 과정이 가혹할 수 있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이 이야기를 꼭 해야한다는 생각이 강했죠. 어리다고 죄의 무게가 가벼워지는 건 아니잖아요"

이제훈은 액션연기를 본격적으로 선보인 작품이 처음이라 부담감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처음 대본이 주어졌을 때부터 감독님과 제작진 분들이 제게 기대하는 점과 제가 짊어져야 할 것들을 솔직히 다 말씀해주셨어요. 큰 책임으로 다가왔죠. 잘 하고 싶었고 제 모든 에너지를 쏟고 싶었어요. 지금까지 보여주지 못한 부분을 보여드려소 '이제훈이 이런 모습도 있네?'라는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고 싶었거든요. 그런 부분을 잘 끄집어내고 호감을 샀다는 게 다행이에요. 어렵게 시작한 작품이 잘 마무리가 돼 안심입니다"

극이 절정을 달릴 때쯤 이제훈의 바람과는 달리 문제가 생겼다. 바로 이제훈의 액션 대역 논란이다. 극중 김도기가 화려한 액션을 선보여야하는 장면에서 이제훈과 겉모습 조차 비슷하지 않은 스턴트맨이 연기를 소화해 빈축을 샀다.

"출연을 결정하고 나서 액션을 원 테이크 촬영으로 보여주겠다는 목표를 갖게 됐어요. 굉장히 많은 시간을 들여서 준비했죠. 액션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기다려왔거든요.

'모범택시' 액션들이 저한텐 어려운 액션은 아니었어요. 다만 제작진 분들이 주연이 다칠 거라는 우려가 상당히 강했던 거 같아요. 그럼 작품이 중단되고 계획에 차질이 생기니까요.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부분까지도 역량을 걱정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대역 논란이 나오고 나서 감독님이 너무 미안해하셨어요. '네가 다 했는데 내가 제대로 못해서 미안하다'고요. 그런 비판꺼지 받아들이면서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죠. 앞으로 더 성장하고 보여줄 게 많은 배우가 되도록 노력할 테니 지켜봐주세요"


범죄 피해자들을 대신해 통쾌한 복수를 선사한 '모범택시'. 비슷한 시기 비슷한 결의 드라마가 인기를 끌었다. 바로 송중기 주연의 '빈센조'. 극중 이탈리아 마피아 설정인 송중기는 법과 계략으로 다소 깔끔(?)하게 일을 처리한 반면 '모범택시' 속 이제훈은 다수 회차에서 피칠갑을 한 채 등장했다. 그에 반해 치료를 받는 장면은 극소수였다. "그 점이 의아하진 않았냐"는 질문에 이제훈은 웃으며 이렇게 답했다.

"도기가 병원에 가서 누워있는 장면은 몇번 있었는데 굉장히 짧았아요. '회복 속도가 빠른 친구구나. 현실의 나라면 그렇지 않았을 텐데'라고 생각했어요. 극중 직접적인 액션을 통해 직접적으로 오는 타격이 강하다 보니 피땀눈물이 범벅되어 보여졌죠. 한편으론 도기가 불쌍했지만 베트맨 같다는 생각도 했어요. 어둠 속 택시 기사가 다크 나이트와 상충된다고 생각했죠"

최근 '모범택시'와 넷플릭스 오리지널 '무브 투 헤븐'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이제훈은 아주 잠깐 배우 활동을 쉬어갈 예정이다. 자신의 차기작이 아닌 '남의 차기작'을 준비해야하기 때문이다. 영화제작사 하드컷을 설립한 이제훈은 '언프레임'드 연출을 시작으로 극본, 제작에 도전한다.


"연출에 대한 꿈이 있었어요. 빠른 시일 내에 보여드리게 돼 부담이 되기도 해요. 공동으로 설립한 '하드컷'이라는 회사에서 기획 제작을 맡았고 작품은 왓챠를 통해 선보이게 돼요. 4편의 작품을 네 배우가 각자 시나리오를 쓰고 참여했죠. 박정민 배우는 이미 촬영을 시작했고, 최희서, 손석구 배우는 촬영을 앞두고 있어요.

저는 현실에서 젊은이들이 어떤 걸 갈망하고 원하는지 직접적인 소재를 갖고 이야기를 써봤어요. 배우를 캐스팅하고 스케줄에 맞게 일자를 잡고 있습니다. 12월 왓챠를 통해 공개할 수 있을 거 같아요. 그래도 배우로서 더 잘 해가는 게 중요하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입니다(웃음)"

동아닷컴 함나얀 기자 nayamy9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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