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하거나 화끈하거나…‘마라맛’에 빠졌다

입력 2021-09-02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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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성과 잔혹성 등 논란 속에서도 일명 ‘19금 콘텐츠’가 끊이지 않고 시청자를 찾고 있다. 올해에만 ‘19금 드라마’가 7편에 달한 가운데 SBS ‘모범택시’와 ‘펜트하우스’(사진) 시리즈가 이를 대표한다. 사진제공|SBS

19금 콘텐츠가 장악한 안방극장

펜트하우스·모범택시 등 19세이상
해외 순위도 적나라한 드라마 장악
넷플릭스 ‘브리저튼’ 등 베드신 화제
OTT 제작 늘면서 과감한 시도 늘어
‘마라 맛’. 최근 자극적인 콘텐츠에 자주 붙는 수식어다. 강렬하게 매운데도 계속 찾게 되는 것이 향신료 마라의 맛과 비슷하다는 의미이다. 지나치게 잔인하고 선정적이지만, 중독성 강한 재미로 눈길을 뗄 수 없다는 평가를 받는 ‘마라 맛’ 콘텐츠가 ‘19금’으로 더욱 가속화하는 분위기이다. SBS ‘펜트하우스’ 시리즈를 비롯해 ‘모범택시’, tvN ‘마우스’, JTBC ‘알고 있지만’ 등 올해에만 무려 7편의 드라마가 19세 이상 시청가로 방송됐다. ‘펜트하우스’와 ‘모범택시’는 각각 29%(이하 닐슨코리아)와 16%를 넘기면서 시청률 성공도 맛봤다.

부부들의 이야기를 다룬 채널A·SKY ‘다시 뜨거워지고 싶은 애로부부’, 술을 소재로 한 IHQ ‘언니가 쏜다!’ 등 일부 예능프로그램도 ‘19금’을 내거는 등 관련 콘텐츠가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한국만?…해외도 ‘마라 맛’ 중독
방송가의 변화는 세계적인 흐름과 맞닿아 있다.

1일 OTT(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랭킹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적나라한 베드신 등으로 화제를 모은 미국 넷플릭스의 ‘브리저튼’과 ‘섹스/라이프’는 올해 가장 많이 본 콘텐츠 2위와 4위에 각각 랭크됐다. 역시 ‘19세 이상 시청가’인 스페인 드라마 ‘검은 욕망’과 태국 드라마 ‘그녀의 이름은 난노’ 등도 세계적인 인기에 힘입어 시즌제를 확정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이 적지 않게 영향을 미쳤다는 시선이 나온다. 대외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성인 시청자의 콘텐츠 소비가 그만큼 늘었기 때문이다.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가 최근 발표한 ‘2021 영상물 등급 분류 연감’을 보면 지난해 대부분 연령 등급의 영화 편수가 감소한 것과는 달리 청소년관람불가 영화는 전년 대비 602편 늘어난 1996편으로 나타났다.

최근 넷플릭스, 웨이브, 디즈니플러스 등 OTT 플랫폼이 드라마·예능프로그램을 직접 만드는 오리지널 콘텐츠가 과감한 시도의 발판이 됐다는 분석도 있다. 웨이브는 ‘모범택시’, KT시즌은 8월 SKY채널이 19세 이상 시청가로 선보인 ‘괴기맨숀:디 오리지널’ 등 오리지널 시리즈를 내놨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채널 확보와 수익 보존이 가능해졌고, 시청 제한 등급으로 인해 시청률 성공이 어렵다는 편견도 깨졌다”고 설명했다.

SBS ‘모범택시’. 사진제공|SBS



도전은 계속, 주의는 필요

이 같은 분위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배우 이정재·박해수 등이 주연해 잔인한 장면을 담아낸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17일 공개된다. 이어 ‘19금’ 데이트 예능프로그램인 넷플릭스 ‘투 핫’ 한국판 버전, 수위 높은 멜로 웹툰 ‘하지점’을 원작 삼은 드라마 등도 제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불특정 다수가 시청할 수 있는 TV 매체의 특성상 방송 콘텐츠에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1일 현재까지 ‘펜트하우스’ 1·2·3 관련 826건, ‘모범택시’는 159건의 민원이 각각 접수됐다”고 밝혔다. 시청자들은 “자극적이고 가학적인 노출이 불편하다”며 민원을 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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