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군 “빚져가며 돈 빌려줘, 부탁 못 거절하겠다” (금쪽상담소)

가수 박군이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박군은 지난 11일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 출연했다.

박군은 이날 "겉으로 보기에는 강인하고 바늘로 쑤셔도 안 들어갈 것 같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실제론 마음이 여리고 정이 많다. 사람을 너무 잘 믿는다. 정을 잘 주다 보니 마음에 상처도 많다"라고 상담을 의뢰한 이유를 말했다.

그러면서 학창시절 마음의 상처를 받았던 일을 고백, "학교 다닐 때 한 달 내내 아르바이트를 쉬지 않고 했다. 토요일에는 10시간, 공휴일에는 12시간, 평일에는 5시간 이상 일했다. 한 달에 받는 돈이 60~65만 원 정도였다"라며 "친구가 30만 원만 빌려달라고 했는데 60만 원 받은 걸 통째로 다 줬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곧 돌려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친구도 상황이 어려웠다. 결국 못 받게 돼서 3개월 동안 생활비가 없어서 1만 원씩, 1만 원씩 가불을 했다"고 덧붙여 모두를 놀라게 했다.

또 어머니 장례비용도 빌려줬다가 받지 못한 일화를 전했다. 그는 "어머니 장례를 치르고 남은 장례비용이 150만 원이었다. 그때 친한 선배가 200만 원만 빌려 달라고 해서 제가 50만 원을 빌려 채워서 그 형에게 빌려줬다"라며 "그런데 연락이 없더라. 돌려받지 못했다"고 털어 놓았다.

박군은 돈보다 사람을 잃었다는 사실이 더 상처가 컸다고 덧붙였다. 박군은 "정도 많고 사람을 좋아하는 성격이라 조금만 잘해주면 새끼 강아지처럼 구는 편"이라며 "어려울 때 안 도와주면 사람들이 떠나갈까봐 두렵다"고 고백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에 오은영은 "별로 안 친한 사이에도 부탁을 받으면 비슷하냐"고 물었다. 박군은 "주변인들이 저를 잘 챙겨줬다. 가족같이 대해주고 친구처럼 챙겨준다"며 "저도 그만큼 하고 싶다. 누가 선물을 하나 해주면 저는 두 개를 하거나 그분의 부모님도 챙긴다"고 답했다.

"다른 이들에게 부탁하는 편이냐"고 묻는 질문에는 "부탁하는 걸 어려워한다"며 "돈을 빌려달라고 부탁하는 상황을 예로 들면, 그동안 내가 잘한 것이 오해 받는 게 싫다"고 말했다.

오은영은 "박군은 갚는 데 중점을 둔다. 어릴 때 본 인간의 좋은 면이 생존과 연계된 게 아닐까 싶다"고 진단했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