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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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부터 개봉까지 2년 정도 기다렸어요. 코로나19 때문에 어쩌면 정말 개봉을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개봉한 것만으로도 감사했죠. 데뷔작인데 이렇게 큰 관심을 받아서 부담감도 있지만 감사한 마음이 더 커요. 그만큼 배우로서 책임감도 많이 느끼고요.”
신시아의 데뷔작이자 주연작 ‘마녀2’는 초토화된 비밀연구소에서 홀로 살아남아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 ‘소녀’ 앞에 각기 다른 목적으로 그녀를 쫓는 세력들이 모여들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액션 영화. 신시아와 ‘마녀2’ 사이에는 넘버 ‘1408’이 존재한다. 바로 캐스팅 경쟁률. 신시아는 무려 1408대1의 경쟁률을 뚫고 ‘마녀2’의 소녀로 발탁됐다. 더욱 놀라운 건, 오디션 경험이 거의 없던 그에게 영화 ‘마녀2’는 첫 상업 영화 오디션이었다.
“몇 명이 지원했는지 전혀 몰랐고 나중에 기사를 보고 경쟁률을 알았어요. 더 열심히,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다짐했죠.”
신시아는 비대면을 포함, 7번에 걸쳐 ‘마녀2’ 오디션을 봤다고 설명했다. 작품에 대한 오디션이었을 뿐, 어떤 캐릭터를 맡을지 분량은 어느 정도일지 아무런 정보도 없었다.
“하고 싶은 마음은 당연히 간절했지만 캐스팅이 결정된 순간까지도 확신은 없었어요. 마지막 오디션 날, 당일 발표로 알고 있었는데 저녁까지 연락이 안 오더라고요. 눈물이 차오른 상태로 빵을 먹다가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는데, 박훈정 감독님이었어요. ‘집에서 빵 먹고 있다’고 말씀드리니 ‘잘하고 있다. 코로나 시국이니까 집에서 안전하게 잘 있어라’고 하셨어요. ‘된 건가?’ 생각하고 있을 때 회사에서 감독님이 대본 주신다고 오라고 하셨다고 하더라고요. 어안이 벙벙해서 마치 영화 속 장면처럼 빵을 떨어뜨렸어요. 눈물도 나고 웃음도 나고 복합적인 감정이 들더라고요.”
캐스팅조차 비밀에 부쳐야 했기 때문에 가족 외엔 알리지 못했다는 신시아. 촬영 직전 기사가 나면서 주변에서도 알게 됐다면서 “친구들이 자기 일처럼 너무 기뻐해주더라. 고마워서 나도 엄청 울었다”고 고백했다.
‘마녀2’의 촬영은 약 5개월간 제주도에서 진행됐다. 부모님과 처음으로 떨어져 지내봤다는 신시아. 그는 박훈정 감독의 배려로 순서대로 촬영했다면서 “첫 장면이 첫 촬영 장면이었다. 피 분장을 뒤집어쓰고 현장에서 왼쪽 머리도 반삭으로 밀었다. 온전히 소녀로서의 시작이어서 아직도 인상 깊은 장면”이라고 회상했다. 그는 박훈정 감독에 대해 “나에게 기회를 주신 길잡이”라며 “촬영 내내 많이 의지했다. 감독님 덕분에 화기애애하게 재밌게 할 수 있었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신시아가 소녀가 되는 과정은 ‘비움’의 연속이었다. 그는 스스로 “표현을 잘 하는 사람”이라며 “나를 지우는 작업이 초반에 어려웠다. 방금 알에서 깨어난 작은 ‘아기새’처럼 감정 자체가 없는 상태여야 했고 감독님도 ‘더 덜어도 된다’고 조언해주셨다. 계속 조율하고 찾아나가는 과정 속에서 다행히 찾아지더라”고 고백했다.
액션 연기는 마블의 히어로 영화를 보며 눈빛과 동작을 연구했다. 신시아는 함께 호흡을 맞춘 박은빈과 성유빈 그리고 김다미에게도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특히 전작의 주인공이기도 한 김다미는 신시아와 인연이 남다르다. 두 사람 모두 ‘마녀’ 시리즈로 데뷔했고, 현재 신시아는 김다미가 오래 몸담았던 첫 소속사에 적을 두고 있다. 이들의 행보는 마치 평행이론처럼 닮았다.
“김다미 언니의 존재 자체가 굉장히 든든했고 조언도 많이 해줬다.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았어요. ‘시아야. 잘하고 있어’라는 말을 듣는 순간 되게 위로를 많이 받았어요. 전작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준 선배가 그런 말을 해주시니 더 용기가 나더라고요. 열심히 책임감을 가지고 소녀를 잘 해내야겠다고 생각했죠.”
“‘마녀’는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선물 같은 작품”이라고 정의한 신시아. 그는 “앞으로도 배우로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한양대 연극영화과에 재학 중인 그는 영어에도 관심이 많다며 글로벌 진출에도 의지를 드러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뮤지컬 ‘카르멘’을 보고 배우를 꿈꾸게 됐다”는 말에 “언젠가 뮤지컬 무대에 오를 날도 오지 않겠느냐”고 기자가 묻자 “자기객관화가 빠른 편”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뮤지컬 ‘찐팬’으로서 자질이 되어야 무대에 설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 자질을 갖추게 되면 저도 무대에 오르고도 싶어요. 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도전하고 싶진 않아요. 드라마와 연극도 준비가 된 상태에서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요. 앞으로 차차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를 많이 찾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중심 잃지 않는 배우가 될게요.”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