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에 진심인 김지훈 #장발 #베드신 #종이의집 (종합)[DA:인터뷰]

입력 2022-07-23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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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남의 정석’ ‘귀공자’ ‘조각 미남’. 배우 김지훈(41)의 대표 수식어들이다. 실장님 이미지가 강했던 그가 넷플릭스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이하 ‘종이의 집’ 한국판) 덴버에 캐스팅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일각에서는 ‘미스 캐스팅’ 아니냐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스페인 원작 속 덴버는 감옥을 제집 드나들 듯 하는 ‘막장’ 인생에 다혈질, 일자무식, 열등감으로 똘똘 뭉친 캐릭터. 하지만 김지훈은 보란 듯이 해냈다. 장발의 복서가 된 그는 기존 이미지를 깨부수고 거친 매력을 드러내며 ‘김지훈표’ 덴버를 만들어냈다.

“캐스팅 당시 잘 할 수 있을지 걱정하는 반응을 저도 알고 있었어요. 모니터링을 열심히 했거든요. 하하. 제가 덴버와 비슷한 느낌의 연기를 보여드린 적 별로 없었으니까 당연히 그렇게 느낄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연기자라면 도전해야 하고, 연기로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게 제가 덴버를 선택한 이유이기도 해요. 사람들이 발견하지 못했던 배우 김지훈의 새로운 매력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덴버 특유의 날 것의 느낌은 살리되 굳이 원작을 따라가려 하진 않았다. 대신 덴버의 트레이드마크인 ‘웃음소리’는 그대로 가져왔다.

“덴버는 다혈질에 사고뭉치긴 하지만 기본적인 신념은 올바르게 내재한 인물이에요. 잘못한 건 인정하고 반성하는 모습도 매력적인 인물이죠. 원작의 덴버보다는 우리 대본 안에서의 덴버를 찾아가려고 노력했어요. 시간, 장소, 정서가 다르기 때문에 원작을 쫓아간다면 괴리감이 크겠다고 생각했거든요. 대신 오리지널리티를 계승하는 의미에서 웃음소리는 가져가려고 했죠. 덴버의 웃음소리가 없어지면 원작을 사랑한 분들에게 큰 아쉬움이 있을 것 같았어요.”

캐릭터적으로 색다른 포인트를 더하기 위해 경상도 사투리도 구사했다. 세세하게 따지면 한도 끝도 없겠지만 경상남도 출신인 기자가 봤을 때 김지훈의 사투리는 수준급이었다. 그의 목소리보다 다소 높은 톤은 조금 아쉬웠지만 대사 하나하나에서 혼신의 노력이 전해졌다.

“격차가 큰 역할을 납득시키려면 사투리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자연스럽게 구사하고 싶어서 정~말 많이 연습했어요. 촬영하기 두세 달 전부터 부산 출신 배우 배현경 씨에게 사투리 과외를 받으면서 억양을 연습했어요. 쌈디에게 직접 찾아가 배우기도 했고요. 경상도 사투리의 변화무쌍함은 놀랍더라고요. 뭐랄까, 즉흥적이고 정해진 패턴이 없는 것 같아요. 그 동네에서 오래 살지 않으면 그 느낌을 캐치하기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장발은 김지훈의 아이디어다. 직접 김홍선 감독에게 제안했다. 장발이 멋스럽게 잘 어울리는 동양의 배우에 글로벌 반응도 뜨거웠다. 김지훈은 수년간 고수해온 장발에 애정을 드러내며 “쇄골 밑 2cm 정도까지 기르려고 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관리하려니 지치긴 한다. 좋은 역할이 주어진다면 머리카락을 자를 수도 있지만 까다롭게 고를 것”이라고 말했다.

싸움꾼 캐릭터에 맞춰 킥복싱도 다시 시작했다. 펀치를 날리는 자세에서 격투기 선수 느낌이 나도록 촬영 6개월 전부터 운동에 매진했다는 김지훈. 그의 맨몸운동과 철봉 사랑은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에서 공개되기도 했다. 김지훈이 그토록 운동에 진심이었던 이유는 또 있다. 러브라인으로 호흡을 맞춘 이주빈(윤미선)과의 베드신. 극 중 강도와 인질로 만나 사랑에 빠지는 두 사람은 원작 못지않게 파격적인 베드신을 소화했다.

“노출신도 있다 보니 몸매를 준비하기 위해 열심히 운동했어요. 상의 탈의는 몇 번 해봤는데 하의까지 탈의하니까 많이 민망하더라고요. 배우로서 처음 느껴보는 경험이었어요. 이주빈 씨와 두 달 전부터 같은 걱정거리(노출신)를 가지고 두런두런 넋두리를 늘어놓곤 했죠. 그러다보니 격의 없이 가깝게 연기할 수 있었어요. 촬영할 때는 다른 생각 하지 않고 연기에만 집중했고 생각보다 빨리 끝났어요.”

‘종이의 집’ 한국판을 통해 도전에 도전을 거듭한 김지훈은 “혹평도 호평도 받아들인다”면서 “늘 고민이 많다. 배우로서의 이미지를 쇄신하고 새로운 매력을 보여드리려 노력하고 있다. ‘종이의 집’도 그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가진 이미지가 많이 달라진 것 같아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같은 역할만 보여주는 것에는 즐거움을 느끼지 않는 편이다. 앞으로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열정을 활활 불태웠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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