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대원·형사 선보이는데…음주운전 곽도원, 작품에 먹칠 [DA:스퀘어]

입력 2022-09-26 10: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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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곽도원이 음주운전을 하다 교차로에서 잠이 든 상태로 경찰에 적발됐다. 불과 몇 달 전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활동을 중단한 김새론을 보고도 학습이 전혀 안 된 걸까. 작품 공개를 줄줄이 앞둔 상황에서 음주운전으로 스스로 추락하는 것도 모자라 작품들을 사장(死藏) 위기에 빠뜨렸다.


25일 오후 제주방송의 보도를 통해 곽도원의 음주운전이 알려졌다. 그는 이날 오전 5시경 제주시 한림읍 금능리에서 애월읍 봉성리까지 약 10km를 음주 상태로 SUV를 운전한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로 입건됐다. 당시 곽도원은 교차로에 차를 세워놓고 잠들었다가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적발됐다.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치(0.08%)를 웃도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날 밤 소속사 마다엔터테인먼트는 “이유를 불문하고 곽도원 씨와 소속사는 변명의 여지없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곽도원 씨를 지켜봐주신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고, 물의를 일으킨 점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사과했다. 소속사는 “함께 일하는 많은 관계자 분들께 최대한 피해가 가지 않도록 신속히 방법을 강구하도록 하겠다”면서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깊이 사과 드린다”고 전했다.

곽도원에게 음주운전을 하라고 등 떠민 사람도, 강요한 사람도 없다. 스스로 자처한 일에 대체 어떤 해결 방법이 있을까. 배우 개인의 활동 중단은 당연하겠지만 잿빛이 된 출연작들은 오도 가도 못한 채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더욱이 안타까운 건 곽도원의 신작이 소방관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소방관’이라는 것. ‘소방관’은 2001년 홍제동 화재 사건을 바탕으로 누구보다 용감했던 소방관들의 이야기를 다룬 휴먼 실화극이다. 곽도원은 수많은 사람들을 불길 속에서 구해낸 베테랑 소방관 진섭을 연기했다. 주연이라 통편집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음주운전 범죄자와 용감한 소방관의 부조화를 관객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지 상당히 우려된다.

차기작인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빌런즈’에서는 형사를 연기한다. ‘빌런즈’는 초정밀 위조지폐 ‘슈퍼노트’를 둘러싼 악인들의 피 튀기는 충돌과 대결을 그린 범죄 드라마다. 곽도원은 도둑들의 돈을 도둑질하는, 피도 눈물도 없는 비리 형사 ‘장중혁’ 역에 낙점됐다. 이 작품에서도 역시나 주연으로 편집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빌런즈’ 측은 26일 동아닷컴에 “촬영은 모두 마친 상태”라며 “공개 일정은 미정으로, 관련 세부사항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해당 작품은 2023년 공개니 대중이 그의 범죄를 잊을 때쯤 슬그머니 활동이 가능하긴 하겠다. 음주운전으로 연예계를 떠났다 돌아온 수많은 연예인들이 그랬던 것처럼.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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