헹가메 가지아니. 인스타그램 캡처.
AFP통신은 20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IRNA 통신을 인용해 배우 헹가메 가지아니(52)와 카타윤 리아히(60)가 최근 시위를 선동하고 지원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고 보도했다.
가지아니는 지난 19일 테헤란 거리 한복판에서 히잡을 벗고 카메라를 응시한 뒤, 뒤돌아 머리를 묶는 장면을 영상으로 찍어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렸다.
그러면서 그는 “아마 이것이 마지막 게시물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지금부터 내게 무슨 일이 생기든 나는 숨을 거둘 때까지 이란 국민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적었다.
가지아니는 지난주 올린 게시물에서도 이란 정부가 50여명의 아이들을 죽음으로 몰고 갔다며 '아동 살해범'이라고 규탄했다.
리아히도 가지아니와 같은 혐의로 최근 체포됐다. 그는 지난 9월 영국 런던에 기반을 둔, 이란 정권에 매우 비판적인 ‘이란 국제 TV’와 인터뷰에서 히잡을 벗고 인터뷰를 했다. 그는 의무적인 히잡 착용에 반대하고 시위대를 지지하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란 사법부 웹사이트에 따르면 가지아니를 비롯한 8명이 SNS에 '도발적인' 게시물을 올린 혐의로 체포됐다.
축구 감독인 야흐야 골모함마디 배우 미트라 하자르, 바란 코사리 등도 붙잡혔다.
이란에서는 지난 9월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된 마흐사 아미니(22)가 의문사한 것을 계기로 반정부 시위가 터져 전역으로 번졌다.
이란 정부는 시위를 '폭동'이라고 규정하고 유혈 진압해왔다. 이란 사법당국은 시위와 관련해 6명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법원은 폭동, 살인, 공포 확산, 사회불안 조장 등 혐의를 적용해 이들에게 유죄를 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닷컴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