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전도연이 tvN 드라마 ‘일타스캔들’을 통해 친근한 이미지로 대중을 만났다.
전도연은 드라마 종영 인터뷰에서 “오랜만에 가족들과 함께 작품을 봤다. 주변 사람들도 좋아해줘서 기쁘긴 했는데 반대로 ‘그동안 내 작품을 보는 게 힘들었었구나’ 싶더라”라고 솔직한 종영 소감과 작품 선택 방향에 대한 생각을 내비쳤다.
“내 의도는 아니었지만 대중과 거리감이 있는, 대중들이 어려워하는 이미지가 있긴 한다. 선택의 폭이 넓었다면, 훨씬 더 다양한 작품을 했을 것 같다. ‘일타스캔들’로 많은 분들이 나를 편안하게 느끼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다.”
전도연은 ‘별을 쏘다’(2002) ‘프라하의 연인’(2005) 그리고 ‘일타 스캔들’(2023)까지 로맨틱 코미디물 흥행 타율 100%를 자랑한다. 50세에도 로코 장르에 있어 독보적인 경쟁력을 입증했다.
그는 “만족스러운 결과다. 내 연기에 대한 만족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이 원했던 내 모습을 보게 한 작품이 아닌가 싶다. 스스로도 환하게 웃는 내 모습을 본지가 오랜만이었다”라며 “흥행 부담감은 엄청 있다. 흥행에 대한 갈증도 있다. 흥행 여부에 따라 내 연기 활동에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니다. 흥행을 해도 내 작품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흥행은 나 스스로에 대한 응원이다”라고 말했다.
‘일타 스캔들’이 전국 최고 18% 시청률(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로 유종의 미를 거둔 데 대해선 “20%를 찍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더 오르진 않더라도 떨어지지만 않았으면 좋겠더라.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으로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 다녀오자마자 시청률을 확인했다 (웃음)”라고 덧붙였다.
전도연은 조카를 친딸처럼 키워낸 모성애 강한 이모, 남행선 캐릭터에서 억척스러움을 줄이고 사랑스러움을 더했다. 그는 “양희승 작가는 더 억척스러운 아줌마 캐릭터를 그렸다. 그런데 나 자체가 그렇지 못해서 ‘힘들 것 같다’고 말을 했고 자신감이 없었다. 작가로부터 시작된 이야기가 작품이 끝날 때까지 나를 떠나진 않았지만 남행선은 나로 인해 변질된 인물이다”라고 캐릭터 구축 과정을 돌아봤다.
“작품을 제안 받았을 때 선뜻 수락을 못했다. 잘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남행선 캐릭터가 자칫하면 비호감으로 보일 수 있겠다는 걱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쉽지 않았다. 작가가 비현실적 로맨스지만 현실적이기도 하니, ‘있을 법한 사람’처럼 그려줬으면 좋겠다고 해 동의했다. 열심히 살면 공감 받고 싶지 않나. 열심히 사는 남행선도 사람들에게 공감을 받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시작했다.”
이어 “로코는 외모도 신경을 써야하는데 나는 나만 아는 속도로 잘 늙고 있다. 조금씩 얼굴 필터 처리를 해주셨더라”라며 “JTBC 드라마 ‘인간실격’(2021) 촬영을 끝내자마자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을 했고 바로 ‘일타 스캔들’을 시작했다. 초반에 테스트 촬영도 못했었고 화면 속 내 얼굴에 힘듦이 쓰여 있을 정도로 보기가 힘들었다. ‘누군가가 보기 불편하면 (효과로) 만져주지 않을까’ 싶어서 내 할 일만 했다. 몸매는 난 원래부터 운동을 좋아했고 오히려 지금 덜 하는 편이다. 필라테스가 잘 맞아서 꾸준히 하고 있다”라고 비화를 공유했다.
극 중 정경호(최치열 역)와의 달달한 로맨스가 큰 호응을 얻었다. 전도연은 “정경호는 상냥한 사람이다. 불편할 정도였고 휩쓸려서 내 캐릭터가 흔들리면 안 된다 다짐할 정도라 처음에는 피해 다녔었다”며 “그런데 어느 순간 그 친절함을 믿고 싶어졌다. 선배에 대한 단순한 예우가 아닌, 진심이라고 느껴지는 순간이 있었고 믿음이 생겼다”라고 칭찬을 했다.
이어 “정경호는 나를 선배님이라고, 나는 정경호를 '경호 씨'라고 부른다. 말을 놓으면 너무 친해질까 봐(웃음)”라며 “정경호 덕분에 남행선(전도연 분)을 유연하게 할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로맨스 연기에 대한 전도연의 중학생 딸 반응은 달랐다고. 그는 “딸이 최치열과의 장면은 ‘못 봐주겠다’면서 피했고 키스신의 경우,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질문을 많이 받았었다”라고 말했다.
그럼 ‘엄마’ 전도연은 어떤 교육관을 갖고 있을까. 남행선 캐릭터와 비슷했다.
“우리 딸 성적이 많이 올랐다. 공부도 누가 시켜서 하는 건 한계가 있지 않나. 다 자기 의지다. 잘하지는 못해도 최선을 다하면 된다 말해준다. ‘최선을 다했다’고 하면 믿어주려고 한다. 나 역시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듯, 내 딸도 본인이 좋아하고 잘 하는 일을 했으면 좋겠다.”
이런 교육관은 연기와도 맞닿아 있다. 후배들의 롤모델로 자주 언급되는 전도연은 “말로 ‘내가 어떻게 했어’ 보다는 내 딸에게도 보여주는 교육을 한다. 연기적으로는 연기관이라는 게 없다. 나의 행보가 다른 여배우들에게 비전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된 모습보다는 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과연 그들이 알까 싶다. 나는 정말 치열하게 일한다”라며 “그런 이면을 보고 ‘선배님처럼 되고 싶어요’라고 해줬으면 좋겠다. 물론 된 모습이 후배들에게 존경할만한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되는 건 없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활동하는 데 있어 부담감은 없지만 가장 큰 숙제는 흥행이다. 앞으로 공개될 ‘길복순’이라는 예산이 적지 않은 작품을 끌고 가야했었고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려고 이 악물고 찍었다. 그렇다보니 나에 대한 존중이 부족했더라. 요즘엔 나 자신에게 감사하려고 한다. 이 힘든 와중에도 카메라 앞에 서는 건 나인데 그동안 너무 스스로에게 감사할 줄 몰랐던 거 같다. 앞으로도 지금까지 내가 해오던 대로 활동하겠다. 대중성 있는 작품에 대한 고민도 계속 할 것이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전도연은 드라마 종영 인터뷰에서 “오랜만에 가족들과 함께 작품을 봤다. 주변 사람들도 좋아해줘서 기쁘긴 했는데 반대로 ‘그동안 내 작품을 보는 게 힘들었었구나’ 싶더라”라고 솔직한 종영 소감과 작품 선택 방향에 대한 생각을 내비쳤다.
“내 의도는 아니었지만 대중과 거리감이 있는, 대중들이 어려워하는 이미지가 있긴 한다. 선택의 폭이 넓었다면, 훨씬 더 다양한 작품을 했을 것 같다. ‘일타스캔들’로 많은 분들이 나를 편안하게 느끼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다.”
전도연은 ‘별을 쏘다’(2002) ‘프라하의 연인’(2005) 그리고 ‘일타 스캔들’(2023)까지 로맨틱 코미디물 흥행 타율 100%를 자랑한다. 50세에도 로코 장르에 있어 독보적인 경쟁력을 입증했다.
그는 “만족스러운 결과다. 내 연기에 대한 만족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이 원했던 내 모습을 보게 한 작품이 아닌가 싶다. 스스로도 환하게 웃는 내 모습을 본지가 오랜만이었다”라며 “흥행 부담감은 엄청 있다. 흥행에 대한 갈증도 있다. 흥행 여부에 따라 내 연기 활동에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니다. 흥행을 해도 내 작품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흥행은 나 스스로에 대한 응원이다”라고 말했다.
‘일타 스캔들’이 전국 최고 18% 시청률(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로 유종의 미를 거둔 데 대해선 “20%를 찍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더 오르진 않더라도 떨어지지만 않았으면 좋겠더라.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으로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 다녀오자마자 시청률을 확인했다 (웃음)”라고 덧붙였다.
전도연은 조카를 친딸처럼 키워낸 모성애 강한 이모, 남행선 캐릭터에서 억척스러움을 줄이고 사랑스러움을 더했다. 그는 “양희승 작가는 더 억척스러운 아줌마 캐릭터를 그렸다. 그런데 나 자체가 그렇지 못해서 ‘힘들 것 같다’고 말을 했고 자신감이 없었다. 작가로부터 시작된 이야기가 작품이 끝날 때까지 나를 떠나진 않았지만 남행선은 나로 인해 변질된 인물이다”라고 캐릭터 구축 과정을 돌아봤다.
“작품을 제안 받았을 때 선뜻 수락을 못했다. 잘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남행선 캐릭터가 자칫하면 비호감으로 보일 수 있겠다는 걱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쉽지 않았다. 작가가 비현실적 로맨스지만 현실적이기도 하니, ‘있을 법한 사람’처럼 그려줬으면 좋겠다고 해 동의했다. 열심히 살면 공감 받고 싶지 않나. 열심히 사는 남행선도 사람들에게 공감을 받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시작했다.”
이어 “로코는 외모도 신경을 써야하는데 나는 나만 아는 속도로 잘 늙고 있다. 조금씩 얼굴 필터 처리를 해주셨더라”라며 “JTBC 드라마 ‘인간실격’(2021) 촬영을 끝내자마자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을 했고 바로 ‘일타 스캔들’을 시작했다. 초반에 테스트 촬영도 못했었고 화면 속 내 얼굴에 힘듦이 쓰여 있을 정도로 보기가 힘들었다. ‘누군가가 보기 불편하면 (효과로) 만져주지 않을까’ 싶어서 내 할 일만 했다. 몸매는 난 원래부터 운동을 좋아했고 오히려 지금 덜 하는 편이다. 필라테스가 잘 맞아서 꾸준히 하고 있다”라고 비화를 공유했다.
극 중 정경호(최치열 역)와의 달달한 로맨스가 큰 호응을 얻었다. 전도연은 “정경호는 상냥한 사람이다. 불편할 정도였고 휩쓸려서 내 캐릭터가 흔들리면 안 된다 다짐할 정도라 처음에는 피해 다녔었다”며 “그런데 어느 순간 그 친절함을 믿고 싶어졌다. 선배에 대한 단순한 예우가 아닌, 진심이라고 느껴지는 순간이 있었고 믿음이 생겼다”라고 칭찬을 했다.
이어 “정경호는 나를 선배님이라고, 나는 정경호를 '경호 씨'라고 부른다. 말을 놓으면 너무 친해질까 봐(웃음)”라며 “정경호 덕분에 남행선(전도연 분)을 유연하게 할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로맨스 연기에 대한 전도연의 중학생 딸 반응은 달랐다고. 그는 “딸이 최치열과의 장면은 ‘못 봐주겠다’면서 피했고 키스신의 경우,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질문을 많이 받았었다”라고 말했다.
그럼 ‘엄마’ 전도연은 어떤 교육관을 갖고 있을까. 남행선 캐릭터와 비슷했다.
“우리 딸 성적이 많이 올랐다. 공부도 누가 시켜서 하는 건 한계가 있지 않나. 다 자기 의지다. 잘하지는 못해도 최선을 다하면 된다 말해준다. ‘최선을 다했다’고 하면 믿어주려고 한다. 나 역시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듯, 내 딸도 본인이 좋아하고 잘 하는 일을 했으면 좋겠다.”
이런 교육관은 연기와도 맞닿아 있다. 후배들의 롤모델로 자주 언급되는 전도연은 “말로 ‘내가 어떻게 했어’ 보다는 내 딸에게도 보여주는 교육을 한다. 연기적으로는 연기관이라는 게 없다. 나의 행보가 다른 여배우들에게 비전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된 모습보다는 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과연 그들이 알까 싶다. 나는 정말 치열하게 일한다”라며 “그런 이면을 보고 ‘선배님처럼 되고 싶어요’라고 해줬으면 좋겠다. 물론 된 모습이 후배들에게 존경할만한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되는 건 없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활동하는 데 있어 부담감은 없지만 가장 큰 숙제는 흥행이다. 앞으로 공개될 ‘길복순’이라는 예산이 적지 않은 작품을 끌고 가야했었고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려고 이 악물고 찍었다. 그렇다보니 나에 대한 존중이 부족했더라. 요즘엔 나 자신에게 감사하려고 한다. 이 힘든 와중에도 카메라 앞에 서는 건 나인데 그동안 너무 스스로에게 감사할 줄 몰랐던 거 같다. 앞으로도 지금까지 내가 해오던 대로 활동하겠다. 대중성 있는 작품에 대한 고민도 계속 할 것이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