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복순’ 전도연 “‘엄마가 무슨 액션’ 무시하던 딸, 너무 궁금하다고” (종합)[DA:인터뷰]

입력 2023-04-06 08: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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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전도연이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의 흥행에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전도연은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길복순’ 인터뷰에서 “감사하다. 1위를 할 수 있을까 걱정 많이 했는데 3일 만에 1위를 했다더라. 뛸 듯이 기쁘고 통쾌하기도 하고 기분이 좋다”고 기뻐했다.

‘길복순’은 청부살인업계의 전설적인 킬러 길복순이 회사와 재계약 직전, 죽거나 또는 죽이거나, 피할 수 없는 대결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 지난달 31일 공개 후 3일 만에 1961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영화(비영어)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을 비롯해 홍콩, 대만, 베트남 등 국가에서는 1위를 기록, 캐나다, 독일, 스페인, 브라질, 그리고 뉴질랜드 등 총 82개 국가 TOP10 리스트에 올랐다.


전도연은 ‘길복순’에서 청부살인 업계 최고의 회사 MK ENT. 소속 킬러이자 10대 딸 ‘길재영’(김시아)을 키우고 있는 싱글맘 ‘길복순’을 열연했다. 그는 사실 어떤 이야기인지도 구체적으로 모르는 상황에서 변성현 감독을 믿고 ‘길복순’을 선택했다고.

전도연은 “변 감독이 ‘선배님을 놓고 작품을 써보고 싶다’고 했다. 그도 그렇게 시나리오를 쓴 게 처음이라고 하더라. 반가웠고, 감사했고, 어떤 이야기를 쓸지 궁금했다. 액션이고 엄마와 딸의 이야기라고 들었다”면서 “감독님이 여자 이야기를 안 써보기도 했고 엄마와 딸의 관계를 잘 모르니까 우리 집에 자주 놀러오셨다. 자연스럽게 나와 우리 딸의 모습이 작품 속 관계성에 많이 반영된 것 같다. 사춘기가 되면 자아가 생기면서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지 않나. 그런 모습이 특히 많이 투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완성본에 대한 가족들의 반응은 어떨까. 전도연은 “남편은 봤는지 안 봤는지 잘 모르겠다. 암암리에 봤으려니 생각하고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길재영의 모티브가 된 딸은 청소년 관람 불가 작품이라 못 봤다고. 전도연은 “딸이 너무 궁금해한다. 길재영을 연기한 김시아 양도 궁금해 하는데 나중에 볼 수 있지 않을까”라며 “딸이 액션 영상을 보고 신기해하더라. 내가 액션을 한다고 하니까 ‘엄마가 무슨 액션을 하냐’고 누구보다 무시했던 사람인데”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A급 킬러 역할에 맞춰 식단 조절도 하고 웨이트도 하며 외형을 만들었다는 전도연. 그는 “단시간에 근육을 만들기 쉽지 않았다. 결과적으로는 감독님이 만족스러워 하셨다. 촬영 내내 관리했고 베드신에서도 등이 나오니까 그때까지는 관리했다”고 말했다.


전도연은 강도 높은 액션을 소화한 소감도 밝혔다. 그는 “그냥 버텼던 것 같다. 무너지고 싶지 않았다. 여자 액션에 대해 기대치도 낮고 ‘전도연의 액션’이라니 더욱 기대치가 낮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악물고 했다. 아픈 것보다 해내야 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액션 너무 힘들었다. (나한테) 안 맞았다”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이어 “내가 잘 할 수 있고 없고를 떠나서 잘 해내야 하니까 내 몸이 부서지는 한이 있어도 꼭 해내야 한다는 근성으로 했다. 마음과는 다르게 육체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어서 계속 부딪히면서 촬영했다”고 덧붙였다.

전도연은 특히 힘들었던 촬영으로 첫 액션 촬영이었던 황정민과의 액션 신을 언급했다. 특별출연한 황정민과 주어진 4일 내에 촬영을 마쳐야 했다고. 전도연은 “연습을 오래 했지만 현장에서 하는 건 또 다르더라. 마음처럼 되지 않았고 스스로는 잘 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는 신”이라며 “그럼에도 해내야만 했다. 이만하면 충분하다고 했지만 내가 ‘한 번만 더 해보겠다’고 하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그렇게 매진한 덕분에 한 달 가까이 촬영한 상가 식당 신에서는 “조금 편해졌다”고 전하기도 했다.


전도연은 ‘길복순’에서 인물 관계도의 중심에 서서 다채로운 케미스트리를 그렸다. ‘길재영’ 역의 김시아와는 모녀 관계를, MK ENT. C등급 킬러 ‘한희성’과 인턴 ‘김영지’를 연기한 구교환과 이연과는 선후배 관계를 담았다. MK ENT.의 대표 ‘차민규’의 설경구와는 노사 관계이자 미묘한 남녀 관계를, ‘차민규’의 하나뿐인 동생이자 MK ENT.의 경영을 관리하는 이사 ‘차민희’의 이솜과는 팽팽한 긴장 관계를 형성했다.

전도연은 구교환에 대해 “‘꿈의 제인’과 ‘메기’를 봤다. 팬이었고 궁금한 배우였다. ‘길복순’에서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지는 못했지만 함께해 재밌었다. 되게 진지한 배우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유쾌하고 독특하더라”고 언급했다. 설경구와는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와 ‘생일’에 이어 세 번째로 호흡을 맞췄다. 전도연은 “설경구 씨가 굉장히 많이 기다려주고 맞춰줬다. 엔딩 액션을 찍을 때 내가 많이 지쳐 있는 상태였는데 나를 위해 맞춰줬다. 시나리오상에서는 멜로 느낌이 없었는데 작품을 찍으면서 그가 만들어준 멜로를 알았다. ‘아 이게 설경구의 감정이구나’ 싶더라”고 말했다.

이연과는 흥미로운 인연이 있다. ‘길복순’ 이후 촬영해 지난달 인기리에 종영한 tvN 드라마 ‘일타 스캔들’에서 이연과 전도연이 2인1역을 맡은 바. 이연은 전도연이 연기한 남행선의 어린 시절을 소화했는데 이는 전도연의 추천으로 성사된 캐스팅이라고.

전도연은 “‘일타 스캔들’ 감독님은 내가 20대 행선까지 연기해줬으면 했는데 하기 부담스러웠다. 그러다 이연 씨가 생각났다. 전화했는데 마침 스케줄도 없었고 흔쾌히 하겠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그는 “왜 이연이 떠올랐느냐”는 질문에 “편했다. 성격이 굉장히 좋더라. 좀 어려워할 법도 한데 편하게 다가와서 처음에는 부담스러웠지만 어느 순간 편해지더라. 배우로서 일적으로 만난 사이가 아니라 개인적으로 아는 동생 같은 느낌이다. 편안함 때문에 그 친구를 생각했다”고 대답했다.

‘일타 스캔들’에 ‘길복순’까지 흥행 2연타를 해낸 전도연은 “항상 잘 되는 작품만 할 수는 없을 것이고 어떤 작품이 흥행할 지는 모르는 일”이라며 “그래도 이번 두 작품이 나에겐 위로와 힘이 되는 시간이 된 것 같다”고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그간 답답한 건 있었다. 나는 재밌고 공감 가는 이야기라 많은 분들이 봐줬으면 했는데 그렇지 못해서”라며 “목 마를 때 잠깐 물 한 잔 마셨다고 갈증이 해소되지 않으니까. 이번에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전도연이라는 배우를 좀 더 알게 된 것 같다. 앞으로 작품을 선택할 때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기 않을까 그런 기대가 생겼다. 지속적으로 궁금하고 기대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혹시나 했지만 예능에는 뜻이 없다고 명확히 했다. 작품 홍보차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유튜브 예능 ‘출장 십오야’에 출연한 전도연. 그는 “예능은 뭔가 기술이 필요한 것 같은데 나는 잘 못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작품적으로도 갈증이 많은데 굳이 예능에서까지 보여줄 저력은 없는 것 같다. 두 번 출연한 것으로 충분한 것 같다”고 말했다. 더불어 ‘출장 십오야’ 비하인드로 “승부욕이 너무 세서 평소 게임을 잘 안 하려고 한다. 사람 이름을 잘 못 외우는 편이라 인물 퀴즈 때 너무 답답하더라. 머리에서 이름은 안 나오고, 상품은 뺏기고 있고. 민폐가 되는 것 같아서 화가 나고 속이 상하고 창피했다”고 열을 올리기도 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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