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메’ 역대급 흥행 파워…韓 넘어 中 박스오피스까지 점령

’스즈메의 문단속’ 포스터

올 한국 개봉작 중 최단 시간 400만
中 공개 10일 만에 매출 1093억원↑
“문화와 역사는 별개” 젊은층이 주도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이 역대급 흥행 파워를 과시하며 한국을 넘어 중국 박스오피스까지 점령했다. 두 나라의 일부 반일정서도 영화의 흥행을 막지 못하는 분위기다.

9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8일 개봉한 ‘스즈메의 문단속’(스즈메)은 32일째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8일까지 누적관객 418만9504명을 모았다. 올해 개봉작 중 가장 빠른 속도로 400만 관객을 돌파했으며 조만간 443만 명을 모은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꺾고 역대 일본 영화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를 전망이다.

한 영화관계자는 9일 “‘스즈메’의 이 같은 흥행은 1998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식 수입·개봉한 ‘하나비’를 시작으로 일본 문화가 개방된 이후 역사에 남을 흥행 속도”라고 말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자신의 SNS에 올린 한국 흥행 관련 기사도 100만 뷰를 넘어서는 등 화제를 모으고 있다. 신카이 감독은 이달 말 한국을 직접 찾아 관객들에게 직접 흥행 감사 인사를 전할 예정이다.

영화의 인기에 힘입어 메인 테마곡인 ‘스즈메’ 등 OST를 부른 밴드 래드윔프스가 7월 21일 서울 광장동 예스24 라이브 홀에서 내한 단독 콘서트를 확정했다.

일본에서는 지난해 11월 개봉해 1000만 관객을 넘게 모으며 143억9000만 엔(약 1437억 원)을 번 영화는 한국을 넘어 중국 대륙까지 흔들고 있다. 지난달 24일 개봉해 10일 만인 2일 5억7000만 위안(약 1093억 원)을 벌어 ‘너의 이름은.’을 제치고 중국에서 개봉한 일본 영화 가운데 역대 최고 흥행작으로 등극했다. 8일까지 극장 매출액은 6억700만 위안(약 1285억 원)을 넘었다.

한국과 중국에서 이 같은 흥행 돌풍에 일본 매체들도 주목하고 있다. 요미우리 신문은 “오래 지속된 ‘반일감정’에 대한 피로가 이어지면서 양국 젊은이들이 일본문화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젊은 세대들은 역사 문제에 대해서는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국가간의 정치적 상황과 대중문화는 분리해서 소비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