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플’ 후이 “워너원 만나 오묘한 기분…황민현 선배 응원에 확신” (종합)[DA:인터뷰]

입력 2023-05-18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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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으로 답답한 상황이 많았고, 주어진 선택지는 많지 않았어요. 모험이지만, 상황적인 변화를 위해, ‘보이즈 플래닛’을 선택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어요.”

연습생 생활 7년 끝에 지난 2016년 그룹 펜타곤의 리더로 데뷔한, 7년차 아이돌 후이(30·이회택). 보컬뿐 아니라 프로듀싱에서도 뛰어난 능력을 보인 그는 펜타곤의 ‘빛나리’를 비롯해 Mnet 보이그룹 오디션 ‘프로듀스101 시즌2’의 미션곡 ‘네버’, ‘프로듀스101 시즌2’을 통해 탄생한 그룹 워너원의 ‘에너제틱’ 등의 히트곡을 만들었다.

그랬던 후이가 ‘프로듀스101 시즌2’를 잇는 보이그룹 오디션 ‘보이즈 플래닛’에 참가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많은 이들이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프로듀서도, 마스터도 아닌 연습생으로의 회귀였기 때문. 하지만 후이는 과거의 영광이 아니라 현재의 변화에 집중해 ‘보이즈 플래닛’에 도전했다고 고백했다.

“제가 그렇게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부담감도 없었죠. ‘에너제틱과 네버 작곡가’ 그 명성이 지금의 나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 싶었어요. 공백기를 마치고 펜타곤으로 돌아왔을 때 더 멋진 무대, 좋은 음악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에 있어서 현실적으로 답답한 상황이 많았어요. 저에게는 힘이나 영향이 많이 부족하고, 음악을 만들어서 타이틀곡 컨펌을 받는 것 이상으로는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죠. 우리에겐 큰 변화를 위해 조금이라도 ‘작은 불씨’, 시발점이 필요했어요. 저도 다른 멤버들도 팀의 더 멋진 성장, 본인의 발전을 위해 도전이 필요한 순간이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펜타곤 내부에서도 반응은 갈렸다. 후이는 “응원해주는 친구도, 슬퍼하는 친구도, 좋아하는 친구도 있었지만 내가 선택해야 했다”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멤버들은 말을 많이 아꼈던 것 같아요. 저도 어떤 성과를 가져올지 모르기 때문에 섣불리 멤버들을 설득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고 멤버들도 각자의 생각이 있고 의견도 달랐으니까요. 가자마자 떨어질 수도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는 멤버들이 많이 응원해줬어요. 너무 고마웠죠. 우리 멤버들에게 정말 멋지고 도움이 되는 리더이자 형이 되고 싶어서 ‘보이즈 플래닛’에 나간 것도 있거든요. (제작진이) 1주일에 10분 정도 통화할 수 있게 휴대전화를 주셨는데 그때 멤버들과도 통화를 많이 했어요. ‘잘하고 있다’ ‘멋있다’ ‘사랑한다’ 등의 응원의 말을 들을 때마다 ‘무조건 잘 해내서 어떻게든 지켜줘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멤버들이 어떤 일을 하든 서포트해줄 수 있는 멋진 형이고 싶어요.”

대중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후이는 펜타곤으로 데뷔하기 앞서 2013년 중국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여한 경험도 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이미 데뷔한 경력직에 대한 높은 기대치 때문에 자칫하다간 잃을 것이 많은 싸움이었다.

“그때(중국 오디션 프로그램) 상상을 하기도 했지만 훨씬 힘들었어요.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많이 달랐죠. 첫 번째보다 두 번째 도전이 더 쉽지 않더라고요. 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긍정적인 것들을 많이 얻었어요. 제가 노래하고 춤추는 모습을 보여드렸고, 펜타곤이 조금 더 많은 분들에게 관심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했으니까요. 많은 ‘배움’도 있었고요. 제가 간과해왔던 부족한 부분들을 따끔하게 질책 받았고, 어떻게든 이겨내려고 노력했어요. 그동안 많은 사랑을 주셨던 팬 분들에 대한 감사함도 느꼈어요.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에요.”



‘보이즈 플래닛’은 전작 ‘걸스플래닛999:소녀대전’의 남자 버전이라 해도 사실상 ‘프로듀스101’ 시리즈의 연장선이었기 때문에 유독 관련 아티스트들이 스타 마스터로 다수 출연했다. 아이오아이 출신 전소미와 워너원 출신 황민현과 김재환이 출연했으며 후이의 소속사 선배 이민혁도 스타 마스터로 출격했다. 특히 김재환이 이른 아침 숙소에서 기상곡으로 ‘에너제틱’을 열창하자 후이가 함께 부르는 모습도 그려졌다. 멘탈 관리 차원에서 후이에게 가혹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처음에는 아는 스타 마스터님들이 나오셨을 때 약간 속상하기도 했고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고민이 되는 순간도 있었어요. 하지만 중반부터는 아무렇지 않더라고요. 오히려 너무 좋았고, 아는 척 해주시면 반가웠어요.

특히 황민현 선배님이 스타 마스터로 오셨을 때 기분이 오묘했어요.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게 사람의 인생인가….’ 그때 실감이 나더라고요. 선배님이 ‘힘들죠?’라고 물어보셔서 ‘쉽지 않은 것 같아요’라고 대답했어요. ‘어떤 마음으로 이 프로그램에 출연했는지 너무 이해하고 응원한다’고 말씀해주셔서 더 확신이 생겼어요. 선배님도 비슷한 고민과 결과를 위해 도전하셨을 텐데 저도 이 시간을 잘 이겨내고 잘 헤쳐 나가면 저렇게 멋있게 잘 활동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어서 더 많이 노력하게 됐어요.“



후이는 ‘보이즈 플래닛’ 내내 무대에 대한 부담감과 스트레스 때문에 몸이 많이 아팠다고 고백했다. 오히려 파이널 무대에서는 아프지 않았다고. 후이는 “지나서 생각해보니 마음을 편하게 먹는 순간부터 컨디션이 괜찮아졌다”고 털어놨다.

순위의 하락세는 오히려 후이가 마음을 내려놓고 무대를 즐길 수 있게 만들어줬다. 탑9(데뷔권)으로 시작했지만 비안정권을 유지하다 최종 13위로 ‘보이즈 플래닛’을 마친 후이. 데뷔조에는 들지 못했지만 ‘보이즈 플래닛’에서 인생을 배웠다.

“두 번째 발표식부터 탑9에서 벗어났어요. 처음에는 ‘여기까지인가’ 싶어서 속상했고 슬프기도 했어요. 하지만 하루 이틀 지나고 나니 부담이 많이 없어지더라고요. 이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열심히 해서 올라가면 된다고 생각이 바뀌니 마음이 편안해지고 두려울 게 없더라고요.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한 것 같아요. 세상에 나쁜 게 나쁜 건 아니구나 싶었죠.”

후이는 프로젝트 그룹 제로베이스원에 합류하지 못한 것에도 아쉬움이 별로 없다고 털어놨다. 그는 “정말 최선을 다했으니까. 하나도 후회되지 않는다. ‘보이즈 플래닛’을 통해 배운 것도, 얻은 것도 많다. 나를 내려놓고 회복하는 법도 배웠다. 멘탈이 강해지진 않았지만 무너졌을 때 추스르는 방법을 배웠고 슬프지만 슬프지 않게 만든 법도 알게 됐다. 이 프로그램을 안 했으면 그걸 잘 몰랐을 것 같다”며 웃었다. 완벽주의 성향이 강하고 예민한 편이지만 ‘보이즈 플래닛’을 거치면서 자신의 밝은 매력, 행복한 에너지도 느끼게 됐다고 덧붙였다.

후이는 끝까지 자신을 지지해준 스타 크리에이터(팬)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이렇게까지 많은 응원과 사랑을 받을 거라고 생각 못했다. 너무 놀랐고, 감동했고, 감사했다. 그런 마음을 받은 만큼 행복한 마음을 돌려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후이는 좋은 무대, 앨범, 콘텐츠, 팬서비스를 드리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펜타곤으로 돌아온 후이는 멤버들과 함께 오는 24일과 25일에는 일본 NHK 홀에서 ‘펜타곤 2023 팬 콘서트’를 연다. 이와 더불어 다양한 콘텐츠를 논의 중이다. 후이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기회도 있을 것 같다. 열심히 달려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펜타곤 재계약과 관련해서는 “섣불리 말씀드릴 상황은 아닌 것 같다. 열어놓고 다양한 논의를 하고 있다. 멤버들의 관계는 너무 좋다. 그래서 더 열어놓고 많은 대화를 하면서 어떻게 하면 더 멋있는 팀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 고민 중”이라고 말을 아꼈다.

현재 후이에게 가장 중요한 건 ‘성장’. 그는 “또 다시, 이제 시작”이라며 실력적으로도 성장하고 싶고, 더 많은 팬들에게 사랑받고 싶다고 말했다. 펜타곤의 새로운 앨범도, 연기도, 솔로 앨범도 기회가 있다면 다 도전해보고 싶다고 어필했다.

‘보이즈 플래닛’에 이회택으로 출연한 만큼 후이가 아닌 이회택으로 활동할 생각은 없냐는 질문에는 “후이가 더 좋다. 가수 이회택은 뭔가 조금…”이라며 웃었다. 그렇다면 가수 후이가 아닌 인간 이회택으로서 추구하는 것은 무엇일까.

“쉬지 않고 싶어요. 최근에 ‘K-909’에서 보아 선배님을 뵀는데 너무 잘해주셔서 감사했어요. 피곤해보이셔서 ‘바쁘세요? 피곤하세요?’ 여쭤봤는데 ‘바쁘네요’라고 하시더라고요. 데뷔한 지 20년 넘으셨는데 지금도 바쁘다는 게 너무 멋있고 부러웠어요. 너무 대단한 일이잖아요. 저도 쉬지 않고 싶어요. 활동이 없어도 계속 뭔가 하면서, 2~30년이 지났을 때 보아 선배님 같은 선배가 되고 싶어요.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아티스트,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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