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2. 사진제공 |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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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국가의 배경 지식 있어야 이해
시즌 1보다 언어·문화적 벽 높아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2’를 두고 한국과 해외의 온도 차가 극명하게 엇갈린다. 시즌1에 이어 조직 내 부조리에 더욱 적극적으로 맞서는 군인들의 이야기를 그려 국내에서는 폭넓은 이용자의 공감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글로벌 차트에서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면서 기대에 못 미치는 폭발력이라는 아쉬움을 자아낸다.

지난달 28일 6부작을 공개한 시즌2에는 군무 이탈 체포조(D.P.) 소속 정해인과 구교환이 군대 내 따돌림과 폭력, 성정체성 등 각기 다른 이유로 탈영한 병사들을 좇으면서 군의 부조리를 마주하는 과정을 그렸다. 지난 시즌에서 다양한 사건을 겪으며 조직에 대한 실망과 분노가 커진 이들이 변화를 이끌기 위해 행동하는 이야기가 중점적으로 담겼다.

특히 이번에는 군 비리를 덮으려는 법무실장 지진희 등 국군본부까지 이야기 무대를 확장시켜 문제의식을 더욱 뚜렷하게 다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직·개인의 안위와 대의 사이에서 고민하는 캐릭터들이 피해자와 가해자, 혹은 방관자가 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 괴로워하는 모습도 더욱 부각됐다. 덕분에 공개 직후부터 7일 오후 현재까지 한국 넷플릭스 ‘시리즈 탑 10’에서 줄곧 1위를 차지하면서 시즌1 못지않은 인기를 끌고 있다.

이와 달리 글로벌 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이 발표하는 ‘넷플릭스 탑 10’ 시리즈 부문에서는 10위권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악귀 잡는 초능력자들의 이야기를 담아 7월 29일 첫 방송한 tvN ‘경이로운 소문2’가 4일부터 10위 안에 들기 시작한 것과도 비교되는 성적이다. 또 해외 리뷰 사이트 IMDb에는 “시즌1에 비해 와 닿지 않는다”, “주인공 캐릭터들의 비중이 작아져 실망했다” 등의 리뷰가 올라왔다.

일각에서는 두 주인공의 콤비 호흡이 재미를 자아냈던 시즌1에 비해 조직적 문제에 더 집중하면서 언어·문화적인 벽이 이전보다 높아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7일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분단국가의 현실 등 기본적인 배경지식이 있어야 더 깊게 이해되는 이야기여서 로맨스드라마 ‘킹더랜드’ 등 접근성이 좋은 소재에 비해 글로벌 순위를 빠르게 높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작진이나 배우들은 ‘조직’에 대한 이야기로 받아들여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해인은 “비단 군대뿐 아니라 회사, 학교 등 어느 집단에서나 비슷한 부조리가 일어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해외 시청자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