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거미집’서 미친 존재감…‘의리의 정우성’, 올해만 세번째 특별출연

정우성. 사진제공 | (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7분여간 신상호 영화감독역 열연
가장 인상적 장면 중 하나로 꼽혀
“지인들 부탁 민폐 안되려고 최선”

올해만 벌써 세 번째다.

배우 정우성이 상반기 개봉한 ‘웅남이’와 ‘달짝지근해: 7510’에 이어 추석 연휴를 겨냥해 개봉하는 ‘거미집’에서도 특별출연한다. 오랜 시간 우정을 나눠온 감독과 배우들을 돕기 위해 적은 분량에도 기꺼이 출연에 나서며 ‘신스틸러’ 역할까지 톡톡히 해내고 있다.

정우성은 27일 개봉하는 김지운 감독의 새 영화 ‘거미집’에서 촬영장에서의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영화감독 신상호 역을 맡았다. 주인공 김 감독(송강호)이 존경하는 스승이자 늘 뛰어넘고 싶어 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연출자로 걸작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송강호 앞에 환상처럼 등장한다. 송강호에게 자신만의 영화 철학을 말하며 ‘걸작 만들기’에 대한 강력한 동기를 부여하는 캐릭터다.

최근 공개된 언론시사회 이후 “7∼8분가량을 짧은 분량에도 존재감을 제대로 드러냈다”는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처음에는 차분하게 이야기를 이어가다 점점 광기에 차오르는 목소리와 표정으로 속사포 같은 대사를 쏟아내며 이어지는 장면은 이번 영화의 가장 강렬하면서도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번 특별출연은 2007년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을 함께 했던 김지운 감독과 송강호에 대한 의리로 성사됐다. 송강호는 “촬영 당시 지방에서 바쁘게 주연작을 찍고 있던 정우성이 한달음에 달려와 기꺼이 특별출연 촬영을 했다. 이렇게 열정적으로 연기에 임하는 배우는 정말 드물다”라며 “특히 이번 영화에서 정우성은 정말 최고의 연기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정우성의 남다른 의리를 보여주는 특별출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그는 2019년 ‘증인’을 함께 한 이한 감독과 오랜 시간 우정을 쌓아온 배우 박성웅을 위해 각각 8월과 3월 개봉한 이한 감독의 4년 만의 신작 ‘달짝지근해: 7510’과 박성웅의 주연작 ‘웅남이’에도 깜짝 등장해 관객의 시선을 단박에 사로잡았다. ‘달짝지근해: 7510’에서는 등장하자마자 교통사고로 허무하게 세상을 떠나는 땅꾼을 연기해 폭소를 자아냈으며 ‘웅남이’에서는 사람이 된 멧돼지를 연기하며 영화의 엔딩을 장식했다.

정우성은 “관련 제의를 받을 때 얼마나 오랜 고민 끝에 나에게 이런 부탁을 했을까 생각하게 된다”라며 “아무리 짧은 분량의 특별출연이지만 누군가에 작품에 절대 민폐가 되어선 안 된다는 생각에 정말 최선을 다해 열심히 촬영한다. 그러다 보니 특별출연 제의도 더 많이 받게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