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봉준호 담은 다큐 ‘노란문’, 국내외 ‘씨네필’ 취향저격

입력 2023-11-02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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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만든 첫 번째 단편 영화 회상
동아리 ‘노란문’ 영화광들의 이야기
넷플 공개 4일만에 많이본 영화 톱10
역시 봉준호 감독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영화 ‘노란문: 씨네필 다이어리’가 영화 팬들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다. 봉준호 감독이 속해있던 영화 동호회 ‘노란문’의 지난 궤적을 쫓는 영화에 대해 국내외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달 27일 공개된 ‘노란문: 씨네필 다이어리’(노란문)는 1990년대 초 활동했던 영화 동아리 ‘노란문 영화 연구소’ 회원들이 봉준호 감독이 청년 시절 만든 첫 번째 단편 영화 ‘루킹 포 파이다이스’에 둘러싼 기억을 떠올리는 모습을 담았다.

‘기생충’을 통해 세계적인 감독으로 인정받은 봉 감독의 미공개 단편을 다룬다는 점에서 일찌감치 영화 팬들의 궁금증을 자아냈지만, 공개된 영화는 봉 감독 개인이 아닌 1990년대 봉 감독과 함께 ‘노란문’에서 활동했던 모든 젊은 ‘영화광’들과 그들의 순수하고 뜨거웠던 열정을 차분하게 담아냈다는 점에서 더욱 이목을 끌고 있다.

영화를 연출한 이혁래 감독에 따르면 봉 감독의 출연 조건도 “주인공이 아닌 N분의 1로 나오는 것”이었다며 “본인의 이야기가 영웅담이나 위인전 같은 형식으로 담기는 건 봉 감독이 가장 싫어하는 방식”이라고 밝혔다.

관객들도 오히려 봉 감독을 포함한 영화광들의 이야기를 균형 있게 담아낸 것에 대해 더욱 뜨거운 반응을 보내고 있다. 덕분에 영화는 공개 4일 만에 ‘많이 본 영화 톱10’에 다큐멘터리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개봉을 맞아 지난달 28일 서울 씨네큐브 광화문에서 진행된 ‘모여라 시네필: 세기말 영화광과 21세기 시네필 만남’에 참석한 한 관객은 “영화를 좋아하고 문화를 교류하는 사람들의 올바른 에너지와 열정, 순수함을 느낄 수 있었다”며 “영화광들의 회고록을 들춰본 기분”이라고 밝혔다. 이날 진행된 행사에는 봉 감독을 비롯한 당시 ‘노란문’ 멤버 10명들과 치열한 좌석 경쟁률을 뚫고 당첨된 220여 명의 관객들이 참석했다.

봉 감독과 관련된 다큐멘터리라는 점에서 관심을 가졌던 해외 언론들도 봉 감독 개인이 아닌 시대의 영화광들의 이야기로 확대한 영화에 대해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즈는 “젊은 동호회였던 이들의 대한 달콤한 향수 여행이며 청춘 그 자체에 대한 찬사”라고 평했으며 영화 비평 전무 매체 로저에버트는 “1990년대 초반 한국영화를 즐겼던 청년 세대의 지난 시절에 대한 달콤한 찬가”라고 말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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