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혜은이 JTBC 수요드라마 ‘조립식 가족’(극본 홍시영 연출 김승호) 출연 이유를 밝혔다.
김혜은은 28일 인스타그램 계정에 “욕을 아주 배불리 먹고 있다. ‘조립식 가족’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다만) 난 매운 맛 (인기를 실감 중)”이라며 “감독님과 대본이 좋아 선택했다. 내 역할(권정희 캐릭터)은 사실 여러 배우가 고사했다. 그런데도 내가 선택한 이유는 ‘조립식 가족’ 전체적 내용 그리고 잘 만들면 이 시대에 줄 수 있는 아름다운 메아리가 되겠다 싶었다. ‘이렇게 센 역할까지 할 필요가 없는데 왜 했냐’, ‘힘들었겠다’ 등 걱정과 질문을 주는데 감사할 따름”이라고 적었다.
김혜은은 “사실 김산하(황인엽 분) 모친인 권정희 같은 엄마, 그보다 더한 엄마들을 ‘청소년 쉼터 상담봉사’를 하며 너무 많이 봤다. 지인도 모친이 지인 버리고 재혼하고 찾아오지 않고 있다. 한 엄마는 형이 죽은 걸 동생 탓을 하며 평생 알코올 중독으로 산다. 전화 걸어 늘 폭언을 퍼붓는다. 한 아빠는 친딸을 강간하기도 한다. (또 다른) 엄마와 재혼한 의부 역시 딸을 강간한다. 그런데 그 엄마는 방관한다. 이런 뉴스 요즘 심심찮게 나온다”며 “‘조립식 가족’은 주인공들을 통해 대한민국 가정의 아픈 현실을 이야기한다”고 설명했다.
또 김혜은은 “대한민국에는 불행한 가족이 많고 어른의 불행으로 영향을 받는 아이들이 그만큼 많다. 부모가 부모로 존재할 수 없는, 집이 있어도 집에서 살 수 없는 이들이 모여 사는 곳은 정말 필요하다. 대안가정 같은 곳 말이다. 어른으로부터 상처받고 갈 곳 없는 청소년들에게는 청소년 쉼터가 있다. 그곳으로 오길 바란다”며 “‘조립식 가족’과 청소년 쉼터가 비슷한 점이 많다. 아프지만, 잘 살아내려 애쓰는 아이들에게 어른들이 반드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조립식 가족’을 시청하면서 청소년 쉼터를 같이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청소년 쉼터 홍보도 나섰다.
끝으로 “우리 산하 응원 많이 해주고 나는 더 욕 해달라”고 당부헀다.
김혜은은 ‘조립식 가족’에서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은 자기라고 굳게 믿는 권정희라는 인물로 열연 중이다. 둘째 김소정을 사고로 잃고 모든 원망을 첫째이자 아들 김산하에게 돌린 비정한 엄마다. 어린 아이들만 집에 남겨둔 채 엄마로서 했어야 한 책무를 다하지 않았음에도 모든 책임 전가는 남편과 아들에게 하고 자신 인생만 불행하다고 억지 부리는 인물. 뒤늦게 나타나서는 재혼해 얻은 딸에게 오빠를 만들어주려고 김산하를 찾아와 또다시 억지를 부리는 ‘최악의 엄마’ 리스트에 올리는 캐릭터다.
이 때문에 작품이 전개될수록 시청자 분노를 유발하는 캐릭터를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덕분에 김혜은도 ‘욕받이 배우’로 주가를 달리는 중이다. 무엇보다 김혜은은 KBS 2TV 주말드라마 ‘다리미 패밀리’(극본 서숙향 연출 성준해 서용수)에서도 백지연 캐릭터를 맡아 분노 유발을 더하는 중이다. 백지연 캐릭터는 철딱서니라고는 ‘1도 없는’ 없는 재벌 사모님이다. 따라서 작품 속 캐릭터 때문에 김혜은을 향한 시청자 분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홍세영 동아닷컴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