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토일드라마 ‘천국보다 아름다운’(연출 김석윤, 극본 이남규 김수진)이 특별한 로맨스를 펼치고 있다. 누구도 경험해 본 적 없지만, 누구나 상상해 봤을 법한 죽음 그리고 천국과 지옥을 아우르는 사후세계란 소재는 그 자체로 시선을 끌고 있다.

무엇보다 김혜자 귀환은 특별하다.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이번 작품을 ‘김혜자 프로젝트’라고 설명한 김석윤 감독의 말처럼, 김혜자는 ‘이해숙’이라는 캐릭터를 맞춤복처럼 입고 스토리를 이끌었다. 이승에서는 세월의 고단함을 딛고 강인함을 품은 억척스러운 일수꾼이자 60년 세월을 함께한 남편에게는 여전히 소녀처럼 사랑스러운 아내였고, 저승에서는 솔직하고 엉뚱한 매력을 지닌 천국 신입 주민이 되어 다채로운 얼굴을 선보였다. 천국에서 30대로 젊어진 남편과 재회한 데 이어, 그를 찾아온 의문의 여인 솜이(한지민 분)의 등장으로 다이내믹한 천국 라이프를 시작한 이해숙에게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이목이 집중된다.

손석구는 김혜자와 부부 역할을 맡아 남다른 호흡을 보여준다. 1회 엔딩에서 첫 등장부터 익살스러움을 지닌 손석구는 전작의 강렬한 이미지를 지우고 연기 변신에 나섰다. 코믹과 멜로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캐릭터 연기를 보여줬다. 80세 나이로 천국에 도착한 아내 이해숙을 다정하면서도 능글맞고 능청스럽게 대하는 모습은 고낙준을 연기했다.

그런가 하면 2회 엔딩에는 한지민이 출격에 시동을 걸며 기대감을 높였다. 이해숙, 고낙준 부부 사이에 또 한 번 위기의 바람을 일으킨 ‘솜이’의 등장은 단숨에 극의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한지민의 순진무구한 눈빛과 해맑은 미소는 캐릭터의 미스터리한 면모를 한층 더 부각했다. 서서히 베일을 벗으며 정체를 드러낼 그의 비밀스러운 사연이 주목된다.

이정은은 첫 방송부터 시청자들을 웃고 울린 일등 공신이었다. ‘이영애’로 분한 그는 개성 넘치는 스타일과 파격적인 비주얼 변신으로 시선을 강탈했고, 극 중 이해숙에게 가족 이상의 애틋함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눈물 연기로 가슴을 저릿하게 했다. 무엇보다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된 과거 서사가 뭉클함을 안긴 가운데, 세상을 떠난 이해숙을 잊지 못하고 뛰쳐나간 이영애의 마지막 모습은 향후 전개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했다.

천국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펼쳐진 2회에서는 ‘센터장’ 역의 천호진이 존재감을 과시했다. 무한한 상상력으로 가득한 극 중 천국으로 시청자들을 안내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아, 진지한 카리스마 속 반전의 코믹 연기를 선보이며 그의 연륜과 내공을 다시금 실감하게 했다.

한편, 지난 20일 방송된 2회 말미에는 ‘목사’ 역의 류덕환이 첫 등장을 예고했다. 공개된 예고편에서 “되게 슬로우로 오시네, 성도님이”라며, 이해숙을 기다리는 모습은 이들의 첫 만남에 대한 궁금증을 더했다.

홍세영 동아닷컴 기자 project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