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이혜영의 놀라운 액션이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여기에 김성철과의 액션 호흡과 더불어, 영화 초반부터 쌓아올린 서사가 마지막에 폭발하며 영화 ‘파과’의 진면목을 선사한다. 액션 뿐만 아니라 드라마적인 요소들이 완벽한 조화를 이뤄내 122분의 이야기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24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 영화 ‘파과’ 언론시사회가 개최됐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배우 이혜영, 김성철, 연우진, 신시아 그리고 민규동 감독이 참석했다.

이날 가장 먼저 민규동 감독은 “60대 여성 킬러가 등장하는 액션 느와르라고 생각했을 때 이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모두가 만류하는 프로젝트라고 생각했다. 그걸 생각하는 순간 오기가 생겼다”라며 “장르적 쾌감과 드라마가 얽혀있는 독특한 영화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복수와 화해라는 큰 외피가 있지만, 상실을 듣고도 살아가야하는 이유 등 이 주제가 나눌 수 있다면 성공이겠다는 생각으로 기획했다”라고 말했다.

김성철은 이혜영과의 액션에 대해 “시나리오를 봤을 때부터 마지막 전투까지의 빌드업이 중요하고, 결말에서 응축돼 터져야한다는 생각을 했다. 해 뜰 때부터 질 때까지 찍었다. 둘이 붙는 액션은 그때가 처음이라 합도 중요했다. 영화에서 다 보이진 않았지만, 더 많은 액션을 디자인 해 찍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혜영은 “막상 액션을 시작하려고 하니까 부상을 많이 입어서 성철 씨가 고생을 많이 했다. 연습을 스턴트와 하니까 마음껏 했지만, 나와 하니 힘이 달랐을 거다. 그래서 성철 씨는 아쉬웠을 거다. 저의 본 실력보다 훨씬 능력 있는 여성으로 나온 건 맞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민규동 감독은 ‘파과’의 원작 소설과 영화의 차이점에 대해 “원작 소설은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있다. 영화는 또 소설과는 다른 법을 취할 수밖에 없었다. 2시간이라는 제한이 컸다. 이야기로는 8부작 이야기만큼 트리트먼트 작업을 다 했다. 영화에서 등장하지 않는 투우의 과거도 에피소드로 다 만들어봤다. 그 정도로 소설은 많은 모티브를 확장시킬 수 있는 것들이 많았다. 한 줄을 한 에피소드로 확장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런 재미들이 있었다. 소설에서는 주인공들이 이렇게 자주 만나지 않는다. 또 현재와 과거가 한 장면에서 연출되는 비선형적인 플롯을 취했다. 현재 이야기 안에서 과거 이야기가 등장해야하는 독특한 연출 방식을 취해봤다”라고 말했다.

민규동 감독은 ‘파과’의 마지막 엔딩 크레딧에 퍼지는 노래를 김성철에게 부르게 한 이유를 묻자 “영화 속에 조각을 흠모하는 노래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가사를 오랫동안 만들었다. 여러 버전으로 다듬다가, 마지막에 용기를 내서 부탁을 했다. 투우가 조각에게 바치는 노래가 있다면 어떤 노래일까, 투우가 조각의 이름을 부르는 느낌으로 가사를 쓰고 부탁했다. 영화 속에서 조각의 이미지가 깊게 많은 사람들의 가슴 속에 남았으면 하는 마음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에 김성철은 “가사를 봤을 때는 너무 좋다고 생각했다. 음악의 멜로디도 중요하지만 가사를 더 중요시 하는 사람이라, ‘조각’의 가사가 너무 좋았다. 그렇지만 부르는 건 부담스러웠다. 영화 엔딩 크레딧에 대 목소리가 울려 펴지면 그 자리에 못 있을 것 같았다. 감독님께서는 그게 있으면 더 영화에 보탬이 될 것 같다고 해서 용기를 냈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혜영은 영화 속에서 캐릭터를 설명하는 표현들에 대해 “조각이라는 인물을 대했을 때 그녀의 능력인 것 같다. 그 힘, 남들이 전설이라고 부르는 힘의 원천을 뭘까 싶었다. 늙었다, 폐기물이라는 건 말에 불과하고, 그런 건 생각해본 적이 없다. 조각은 그런 통념을 깬 전무후무한 인물이다. 나도 한 인간으로서의 조각을 보여준다고 생각했지, 늙은 여자라는 생각은 안 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성철은 특히 액션신 촬영 비하인드에 대해 “마지막 촬영을 마치고 선생님이 털썩 앉으시니까 감독님이 오열을 하셨다. 그 모습을 보고 나도 오열했다. 마치 이 영화가 끝나는 느낌이었다. 이 액션신을 하면서 전우애가 생겼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마지막으로 신시아 배우는 ‘파과’의 기대 관객 수에 대해 300만이라고 밝히며 포부를 드러냈다.

한편 ‘파과’는 바퀴벌레 같은 인간들을 처리하는 조직에서 40여 년간 활동한 레전드 킬러 조각(이혜영 분)과 평생 그를 쫓은 미스터리한 킬러 투우(김성철 분)의 강렬한 대결을 그린 액션 드라마다. 오는 30일 개봉.

최윤나 동아닷컴 기자 yyynn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