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정민이 ‘얼굴’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또 제작비가 2억 원인 ‘얼굴’에 노개런티로 출연을 결심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박정민은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얼굴’ 인터뷰를 진행해 동아닷컴과 만나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박정민은 개봉 이후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얼굴’에 대한 반응에 관해 “작은 영화라서, 큰 기대 없이 했는데 생각보다 여러 관객 분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 같아서 그 점은 굉장히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 감사할 따름이다”라고 운을 뗐다.

또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 상영 당시 관객들의 반응에 대해 “한국적인 이야기라고 생각이 들어서, 북미 관객들이 이 영화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걱정했다”라고 말했다.

또 “나는 이미 본 영화라 관객들을 신경 쓰며 봤는데, 초반에 좀 웃으셔서 ‘왜 웃지? 이해를 잘 못하시는 건가’ 생각하다가, 이후는 집중하고 잘 보시더라. 그래서 생각보다 이 이야기가 우리만의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겠다 싶었다. 한 기자 분은 인터뷰를 하는데 울면서 하셨다. 사회에 대한 메시지가 있지만 개인적일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박정민은 ‘얼굴’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감독님 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 ‘돼지의 왕’ ‘사이비’ 다 너무 좋아했다. ‘염력’ 무대인사 하는 도중에 감독님이 책을 주셨다. 그날 읽었는데, 예전에 감독님과 처음 알았을 때 좋아했던 만화를 보는 느낌이 들었다. 여러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도 좋았다. 감독님이 약간 그로테스크한 사람들의 표정을 담는 게 여지없이 들어가 있어서 좋았다”라고 말했다.

‘얼굴’에 노개런티로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박정민은, 이런 선택에 대한 이유를 묻자 “캐스팅되고 알았다. 조금 받는 걸 알고 있었는데, 안 받아도 된다고 그냥 회식에 쓰시라고 한 푼도 안 받았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물론 큰돈인데, 그걸 생각하고 촬영한 건 아니었다. 얼마를 받는지도 모른다. 다들 돈을 소액만 받고, 잘 되면 나눠 갖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그렇게 마음 써서 만들었는데, 모두가 조금 가져가는 게 있으면 의미가 있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저예산 영화를 촬영하며 느낀 점에 대해 박정민은 “제작 환경이 어떻게 될지도 몰랐다. 그냥 가장 컸던 건 ‘이건 연상호 감독님이 진짜 잘할 것 같다’는 생각이 가장 컸다. 나도 배울 게 많고 재밌게 해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여러 가지 매력들이 많았다”라며 “전화 한 통에 대본을 안 보고 하겠다고 말씀드렸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지난 11일 개봉한 영화 ‘얼굴’은 앞을 못 보지만 전각 분야의 장인으로 거듭난 임영규(권해효/박정민 분)와 살아가던 아들 임동환(박정민 분)이 40년간 묻혀 있던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박정민은 ‘얼굴’ 에서 시각장애를 가진 전각 장인 임영규의 젊은 시절과 그의 아들 임동환 역을 모두 소화하며, 배우 인생 최초로 1인 2역에 도전했다.

최윤나 동아닷컴 기자 yyynn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