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시스] 박진희 기자 = 영화 ‘굿뉴스’ 감독 변성현, 배우 설경구, 홍경, 야마다 타카유키가 19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09.19. pak7130@newsis.com

[부산=뉴시스] 박진희 기자 = 영화 ‘굿뉴스’ 감독 변성현, 배우 설경구, 홍경, 야마다 타카유키가 19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09.19. pak7130@newsis.com


변성현 감독과 그의 ‘페르소나’ 설경구가 다시 한번 뭉쳤다. 1970년대 비행기 납치 실화 사건을 ‘블랙 코미디’ 안에서 풀어낸 영화 ‘굿뉴스’다. ‘굿뉴스’는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한국 관객에게 첫 공개돼 뜨거운 호평까지 얻고 있다.

9월 19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청작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굿뉴스’ 기자회견이 열렸다. ‘굿뉴스’는 1970년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납치된 비행기를 착륙시키고자 한 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수상한 작전을 그린다.

영화를 연출한 변성현 감독은 이번 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초청된 소감을 먼저 전했다. 그는 “처음에 초청이 됐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그냥 그렇구나’ 싶었다. 그런데 같은 섹션에 초청된 감독님들의 성함을 듣고 ‘내가 여기에 껴있어도 되는 건가 싶어 송구스러웠다. 그런데 조금 자랑스럽기도 했다”며 웃었다.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에는 ’굿뉴스‘를 포함해 이상일 감독의 ’국보‘, 자파르 파나히 감독의 ’그저 사고였을 뿐‘,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프랑켄슈타인‘이 초청됐다.

[부산=뉴시스] 박진희 기자 = 영화 ‘굿뉴스’ 감독 변성현이 19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09.19. pak7130@newsis.com

[부산=뉴시스] 박진희 기자 = 영화 ‘굿뉴스’ 감독 변성현이 19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09.19. pak7130@newsis.com

‘굿뉴스’는 1970년 3월 31일 일본 적군 요원 9명이 도쿄 하네다 국제공항에서 후쿠오카 공항으로 향하던 일본항공 351편 여객기를 납치해 승객과 승무원 138명을 태우고 북한으로 도주한 항공기 공중 납치한, 일명 ‘요도호 하이재킹 사건’을 모티브로 한다.

이에 대해 변 감독은 “사건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하지만 제목이 ‘굿뉴스’이듯, 뉴스는 결과값을 보여주는 거다. 저는 그 결과는 해치지 않는 선에서 ‘과정을 창작’하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 실화 사건을 ‘블랙코미디 장르’로 풀어낸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변 감독은 “이 사건을 처음 접했을 때는 상황 자체가 너무 코미디 같다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블랙’이라는 단어가 붙으려면 단순히 재미만 주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날카로움도 함께 있어야 한다고 생각다”라며 “비록 1970년대에 벌어진 사건이지만, 제 머릿속에서는 지금 제가 살고 있는 현실과도 연결되는 부분도 있었다. 그래서 이 영화를 통해 그 시대의 이야기를 하면서도, 동시에 현재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을 이야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변 감독의 상상력이 가장 많이 발휘된 인물은 주인공 김아무개 역을 맡은 설경구다. 비행기 하이재킹 사건을 해결하려는 정체불명의 해결사 캐릭터다. 이 캐릭터에 대해 설경구는 “실화 사건을 다루다보니 실제로 있었을 법한 인물들이 물론 등장한다. 하지만 제가 연기한 김아무개라는 캐릭터는 감독님이 완전히 새롭게 만들어 던져놓은 인물이다”라고 소개했다.

[부산=뉴시스] 박진희 기자 = 영화 ‘굿뉴스’ 배우 설경구가 19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09.19. pak7130@newsis.com

[부산=뉴시스] 박진희 기자 = 영화 ‘굿뉴스’ 배우 설경구가 19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09.19. pak7130@newsis.com

그리고는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이 인물이 다른 캐릭터들과 아무리 생각해도 잘 섞이지 않는다, 그래서 변 감독님께도 말씀드렸더니 오히려 ‘주변과 섞이지 않는 인물이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어쩌면 연극적인 성격을 가진 인물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정상과 비정상을 오가는 인물인데, 그 미묘한 경계가 순간적으로 드러나길 바랐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설경구가 변성현 감독과 호흡을 맞추는 건 벌써 네 번째다. 두 사람은 앞서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킹메이커’, ‘길복순’을 함께 했다. 이미 많은 호흡을 맞췄지만 설경구는 오히려 변 감독과 ‘네 번째 만남’에 대한 걱정이 컸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는 “관객들이 계속되는 저희의 호흡을 부담스러워하지 않을까 걱정도 됐다. 그래서 출연을 결정하기까지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면서도 “제가 처음 변 감독님의 영화 ‘불한당’을 할 때만 해도 이런 스타일에 거부감이 있었다. 그런데 그 작품을 통해 변 감독의 스타일을 제대로 경험하고 많이 느꼈죠. 이번 영화 ‘굿뉴스’는 스케일이 큰 작품인 만큼, 그 스타일을 어떻게 확장시켜 보여줄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변 감독님이 ‘불한당’ 때는 저를 ‘빳빳하게 펴겠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설경구를 완전히 구겨버리겠다’고 하셨다. 그래서 ‘이번에는 나를 어떻게 구길까’라는 궁금하기도 했다. 제 캐릭터를 완성하기 위해 애써주신 감독님께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했다.

[부산=뉴시스] 박진희 기자 = 영화 ‘굿뉴스’ 감독 변성현, 배우 설경구, 홍경, 야마다 타카유키가 19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09.19. pak7130@newsis.com

[부산=뉴시스] 박진희 기자 = 영화 ‘굿뉴스’ 감독 변성현, 배우 설경구, 홍경, 야마다 타카유키가 19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09.19. pak7130@newsis.com

이어 변 감독은 설경구를 자신의 작품의 주인공으로 계속 내세우는 이유를 묻자 “그냥 제가 경구 선배님을 좋아해요”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변 감독은 “배우로서도 좋아하고 형님으로서 선배님으로서 좋아한다. 제가 되게 정말 좋아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영화에는 1968년부터 1973년까지 일본에서 연재된 전설적인 복싱 만화이자 애니메이션 ‘내일의 죠’가 중요하게 등장해 눈길을 끈다. 변 감독은 이 만화를 사용하기 위해 원작자에게 직접 편지를 보내 설득했다고 돌이켰다.

변 감독은 “‘내일의 죠’는 영화에서는 꼭 필연적으로 사용해야만 했고, 제가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만화이기도 하다. 출판사와 작가님께 사용 허락을 부탁드린다고 손편지를 썼는데, 처음에는 난항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다행히 제 연출 의도를 알아봐주셔서 허락해주셨다. 작가님께 존경의 마음을 담아서 편지를 쓴 게 유효하게 먹혀서 영화에 사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