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수가없다’ 손예진 “멜로? 김희애 선배님처럼 ‘밀회’를…” [DA:인터뷰②]

배우 손예진이 출산 이후 복귀한 소감을 전했다.

손예진은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어쩔수가없다’ 인터뷰를 진행해 동아닷컴과 만나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손예진은 7년 만의 영화 복귀이자, 출산 이후 복귀에 대해 “아이를 낳고 케어 하는 기간이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는, 누구나 고민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근데 육아를 해보니 24시간 풀가동을 해야 하는데, 3년이라는 시간을 정하긴 했지만 이보다 더 육아에 매진할 수 없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열정을 쏟았다. 빨리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보단, 어떤 작품이 복귀 작이 될까에 대한 궁금함과 불안함이 있었다. 완전 다른 세계에 살다 보니, 여력도 없었다. 대본을 봤을 때 이런 영화는 다시 만나기 힘들고, 한편으로는 나에게 여자 만수를 주셨다면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텐데 체력적으로나 물리적으로 안 되다보니 여유를 가지면서 촬영을 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생각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또 육아의 삶을 벗어나 배우로서 다시 돌아왔던 당시의 소회에 대해 손예진은 “나가는 순간 해방이다. 불안한 마음이 있으면서도, 딱 나가는 순간 ‘이거였지’ 이런 느낌이었다. 너무 신기한 건, 차 안에서의 이동 시간도 너무 행복했다. 그래서 영화 현장을 즐길 수 있고, 연기를 즐길 수 있었다. 이전에는 일이었다면, 지금은 진짜 이 현장에서 내가 다시 일을 하는 것 자체가 리프레쉬였다. 그래서 행복했다”라며 “물론 연기하는 순간도 힘들었지만, 그냥 그 고민조차도 감사한 마음이 컸다”라고 회상했다.

멜로 연기에 대한 생각에 대해 손예진은 “멜로 배우라고 했을 때 얼마큼 몰입할 수 있을까라는 부분에서 걱정이 드는 건 사실이다. 또 나이가 들면서 할 수 있는 역할들이 있지 않나. 요즘은 예전과 달라져서 충분히 하고 계신다. 오히려 경험이 쌓이고 나이가 들면서 더 다양한 역할들, 진짜 엄마의 모습들이 더 열려있다. 거리낌이 없다고 해야 할까. 그런 고민들이 더 줄어들 수도 있겠다. 또 다른 방향의 시작이라고 생각도 들었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러면서 “김희애 선배님처럼 ‘밀회’를 할 수 있지 않나”라며 “나이가 있는 남자 배우 분들도 그런 이야기에 로망이 있다. 나이 든다고 해서 사랑 이야기가 안 하고 싶진 않은 것 같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24일 개봉하는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 분)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손예진이 연기하는 마리는 남편 만수의 실직에 질책보단 위로를 건네고 가족의 중심을 지키는, 어떤 상황에서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이성적인 인물이다.

최윤나 동아닷컴 기자 yyynn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