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서울동물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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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 이승미 기자] 전 세계 영화인들이 존경해온 헝가리의 거장 벨라 타르 감독이 향년 70세로 별세했다.

6일(한국 시간) 유럽영화아카데미(EFA)는 “현대 영화의 언어를 재정의했던 위대한 예술가 벨라 타르가 지병으로 투병하던 중 평화롭게 눈을 감았다”고 공식 발표했다.

1955년 헝가리 페치에서 태어난 벨라 타르는 초기에는 사회 비판적 리얼리즘 영화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나, 이후 점차 자신만의 독창적인 정적 스타일을 구축했다. 그의 이름 앞에는 늘 ‘롱테이크의 미학’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대표작인 ‘사탄탱고’(1994)는 7시간 12분에 달하는 러닝타임과 최면을 거는 듯한 카메라 움직임으로 세계 영화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평론가 수전 손택은 이 작품을 두고 “남은 인생 동안 매년 한 번씩 보고 싶은 영화”라고 극찬하며 벨라 타르를 현대 영화의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한 명으로 꼽았다. 또한 지난해 영화의 원작 소설을 쓴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사탄탱고’ 역시 다시금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는 2011년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토리노의 말’을 끝으로 장편 영화 연출 은퇴를 선언했다. 당시 그는 “인간의 파멸과 붕괴에 대해 할 수 있는 모든 이야기를 마쳤다”고 밝히며 거장의 품격 있는 퇴장을 보여줬다.

은퇴 이후에는 보스니아 사라예보에 ‘필름 팩토리’를 설립해 후학 양성에 힘써왔다.

벨라 타르는 한국과의 인연도 깊다. 2014년 부산국제영화제(BIFF) 뉴 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장으로 내한한 그는 당시 “영화는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수단”이라는 메시지를 남기며 한국 영화 팬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한 바 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