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만들어진 ‘오징어 게임’ 가짜 예고편 캡처

AI로 만들어진 ‘오징어 게임’ 가짜 예고편 캡처


[스포츠동아 이승미 기자] AI(생성형 인공지능)로 만들어진 ‘가짜 영화 예고편’이 범람하며 관객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튜브가 ‘영구 퇴출’이라는 강력한 제재의 칼을 빼들어 눈길을 끈다. 이번 조치는 AI가 영화 마케팅 생태계에 미치는 위협과 이에 따른 업계 대응을 보여주는 상징적 행보로 읽힌다.

데드라인 등 북미 매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유튜브는 AI로 가짜 영화 예고편을 양산해온 대형 채널들에 대해 ‘영구 퇴출’이라는 철퇴를 내렸다.

폐쇄 조치가 내려진 채널들로는 스크린 컬처(Screen Culture)와 KH 스튜디오(KH Studio) 등으로 구독자 200만 명 이상을 보유하며 꽤 큰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이들 채널은 공식 영상에 AI로 생성한 이미지를 정교하게 ‘짜깁기’하거나, 딥페이크 기술로 배우의 얼굴을 합성한 가짜 예고편 등을 제작·유포해왔다.

AI로 만들어진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 가짜 예고편 캡처

AI로 만들어진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 가짜 예고편 캡처

지난해 개봉한 디즈니·마블 블록버스터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의 경우 공식 예고편보다 스크린 컬처가 만든 가짜 예고편이 더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일부 유튜브 채널은 팬들 기대감을 악용해 실제로는 출연하지 않는 배우를 등장시키는 ‘날조된 영상’ 또한 잇따라 내놓으며 관객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기도 하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오징어 게임’ 시즌2에 출연한다는 소문과 맞물려, 그의 얼굴을 교묘하게 합성한 영상이 마치 공식 예고편인 것처럼 온라인에 퍼진 사례가 대표적이다.

AI 활용 급증에 따른 가짜 예고편의 범람이 영화 마케팅 생태계의 근간을 흔들고 있는 가운데 할리우드의 대응 기류도 변화하고 있다.

초기에는 일부 대형 스튜디오들조차 가짜 영상에서 발생하는 광고 수익을 배분받는 방식으로 실리를 챙기며 방관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지만 가짜 콘텐츠가 IP(지식재산권) 가치를 훼손하고 마케팅 전략 또한 무력화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유튜브 등에 저작권 침해 중단을 촉구하는 등 강경 대응으로 선회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