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가족들도 못됐다고…나인우 형 고마워” (종합)[DA:인터뷰]

입력 2022-09-01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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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우. 사진제공|에스더블유엠피

배우 최정우(27)를 처음 만난 건 지난 2018년, 봄이었다. 신예를 소개하는 동아닷컴 연재 코너 ‘루키인터뷰: 얘 어때’의 주인공이었던 그는 당시 데뷔 1년차 신인이었고 필모그래피는 데뷔작인 연극 ‘스물’이 유일했다. 인터뷰에는 모스크바 영국 국제학교를 졸업한 소년이 한예종(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예술경영을 전공하다 배우로 데뷔하게 된 과정을 담았다.

루키인터뷰에서 연기에 대한 열망과 무대를 향한 사랑을 아낌없이 표현했던 최정우. 이후 사계절이 네 번 지나간 시간 동안 최정우는 무대와 매체를 오가며 한 걸음씩 성장해왔다. 그가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왔는지 필모그래피에서도 느껴질 정도. 드라마 ‘로맨스를 팔로우하기 시작했습니다’를 시작으로 ‘빅픽처하우스’ ‘바람과 구름과 비’ ‘멀리서 보면 푸른 봄’ 지난달 종영한 ‘징크스의 연인’까지 안방극장에서 ‘열일’한 최정우는 연극 ‘연애플레이리스트’ ‘어나더 컨트리’ ‘작은 아씨들’ 등 무대 활동도 놓치지 않았다. 오는 10월 개막을 앞둔 연극 ‘히스토리 보이즈’는 벌써 세 번째 공연이다.

사진제공|빅토리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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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극장과 무대를 오가며 배우로서의 고민이 깊어진 시기, 최정우는 드라마 ‘징크스의 연인’을 만났다. 과거 드라마 ‘바람과 구름과 비’를 함께했던 윤상호 감독이 먼저 제안해 출연이 성사됐다. 연출자가 또 찾는 배우라는 건, 그만큼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바람과 구름과 비’에서 채인규(성혁)의 어린 시절을 연기했던 인연이 있는데 예쁘게 봐주신 것 같아요. 감독님이 ‘이 역할에 네가 딱이야’라고 하시더라고요. 저를 기억해주시고 ‘잘 할 수 있다’며 큰 역할을 주셔서 감사했어요. ‘바람과 구름과 비’ 때도 그랬지만 ‘징크스의 연인’에서도 너무나 따뜻하게 잘 챙겨주셨어요. 감독님 덕분에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죠.”

최정우는 ‘징크스의 연인’에서 분노조절장애에 사이코 기질까지 가진 선동식을 열연했다. 탐욕적인 선동식은 원하는 것을 가지기 위해서라면 폭행과 살인도 서슴지 않는 인물. 악행을 거듭하다 마지막 회에선 끝내 폭주, ‘자멸 엔딩’을 맞았다. 최정우가 전작 ‘멀리서 보면 푸른 봄’에서 보여준 첫사랑 캐릭터와 전혀 다른 모습. 선한 미소는 온데간데없이 뱀처럼 비열한 선동식을 현실감 넘치게 그려냈다.

“진짜 못된 놈으로 보이고 싶었어요. 하하. 동식이는 원작을 봐도 정보가 별로 없는 캐릭터여서 대본에 없는 부분까지 많이 상상했죠. 동식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부모님께 얼마나 인정받고 싶었는지…. 진짜 밉지만 이해하려고 계속 노력했어요. 퍼즐을 맞춰가는 과정이 재밌더라고요. 그리고 사람이 ‘관상’이라는 게 있잖아요. ‘멀리서 보면 푸른 봄’ 때와 정말 다른 캐릭터고 속을 알 수 없는 인물이라 눈썹 위치와 사람을 보는 시선까지 연구했어요. 뱀처럼 보이도록 의상도 그런 질감으로 준비했고요. 가족들도 ‘너 못되게 나온다’고 하는데 제가 봐도 못됐더라고요.”

하지만 애정을 가지고 연기한 캐릭터인 만큼 자멸하는 엔딩을 보며 “안타까웠다”고. 최정우는 “시청자 입장으로는 마땅하지만 그를 연기한 내 입장에선 불쌍했다. 선동식은 ‘진짜 친구’ 하나 없고, 사랑받아본 적도 없지 않나. 참으로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선동식의 거듭되는 악행 속에 다양한 액션을 소화한 최정우는 “재밌더라. 집에 가서야 아팠지만 재밌었다”면서 “지구본으로 맞을 땐 진짜 아팠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그러면서 “액션물을 해도 재밌을 것 같다. 운동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액션에 대한 로망을 전하기도 했다.

최정우. 사진제공|에스더블유엠피


이번 ‘징크스의 연인’ 속 소소한 TMI는 나인우와의 연결고리다. ‘멀리서 보면 푸른 봄’에 출연했던 나인우와 재회한 작품이지만 연기 호흡은 이번이 처음인 것. 최정우는 “리딩할 때만 만났던 기억이 있다”면서 “이번에 함께해보니 인간적이고 따뜻한 면이 있더라. 형이 잘 챙겨줬고, 주도해줬다. 다 같이 모이는 장면이 첫 신이었는데 즐겁게 촬영했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서현에 대해서는 “몰아서 찍어서 자주 뵙지는 못했지만 나인우 형님과 비슷하게 인간적으로 따뜻한 분이었다. 같이 호흡하기도 편했다. 재밌었다”고 말했다.

최정우의 차기작은 10월 개막하는 연극 ‘히스토리 보이즈’다. 2019년 ‘히스토리 보이즈’에서 락우드 역을 맡았던 그는 2020년 데이킨 역에 낙점된데 이어 이번에도 데이킨을 연기한다. 최정우는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앞으로도 무대와 매체를 오가며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너무 행복해요. 정말 애정하는 작품이거든요. 함께해온 형들도 있고 새롭게 만나는 형들도 있는데 페어를 섞어서 하니 호흡이 다양해서 너무 좋고 행복해요. 배부른 고민이고 욕심일 수 있지만 앞으로도 무대와 드라마를 병행하고 싶어요. 고집 있어 보일 수 있지만 그게 목표예요. 요즘 고민이 참 많지만 이런 고민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 아닐까 싶어요. 그렇게 한 발자국씩, 헛걸음하지 않고 의미 있게 걸어가고 싶어요.”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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