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혜 “선배 서지혜 인지도, 절대 못 이겨…치열하게 연기하겠다” [DA:인터뷰]

입력 2023-06-20 09: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크게보기

서지혜가 출신과 이름에 갇히지 않고 ‘배우’로 자리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서지혜는 KBS2 드라마 ‘어쩌다 마주친, 그대’ 종영을 앞두고 진행된 인터뷰에서 “채널A 예능 ‘하트시그널1’(2017) 출신 이미지를 벗고 차근차근 배우로 다가가고 싶었다”라며 “그래서 역할에 맞게 머리카락도 짧게 잘라보고 목소리 톤, 행동도 바꿔보는 등의 시도를 하고 있다. ‘하트시그널’ 서지혜로는 상상이 가지 않는 캐릭터들을 만나 와서 좋았다”라고 지난 6년을 돌아봤다.

그는 “그동안 본명이 언급 안 될 정도로 다들 모르셔서 신기했고, 내가 ‘하트시그널’ 출신이라는 것도 모르시는 분들이 계셔서 오히려 좋았다”라며 “동명인 선배 배우가 있지만 이름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이름보다 내 연기가 필요하면 나를 찾아주시지 않을까. 동명인 선배 옆에서 공생이라도 한다면 성공적일 것 같다”라고 이름 때문에 감당해야하는 부분에 대한 생각을 말했다.

이어 “동명인 선배 배우의 인지도를 역전한다는 건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연기 경력부터 따라 잡을 수 없고, 나와는 다른 엄청난 미인이시지 않나. 나름의 개성대로 나만의 길을 가겠다”라고 덧붙였다.

“댓글을 보면 ‘예명을 써야한다’는 반응이 여전히 많다. 악성 댓글도 있는데 타격감은 전혀 없다. ‘선배 기사인줄 알고 잘못 누르셨나보네’하고 넘기는 편이다. ‘하트시그널’ 때 이미 악플로 충격을 많이 받아서 이제는 괜찮다. 당시 이렇게 욕이 다양하고, 이렇게 정성들여 욕을 할 수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앞서 ‘크라임 퍼즐’(2021),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2022)에서 실제와 전혀 다른 캐릭터를 만나 신선한 재미를 느꼈다면, ‘어쩌다 마주친, 그대’ 속 순애는 ‘서지혜’라서 만날 수 있는 역할이었다. 서지혜는 순수하고 반짝이는 문학소녀 순애로 분했다.

그는 “이미지가 맞아서 출연할 수 있었다. 순애는 감독님조차 이해가 안 되는 친구였고 자칫하면 설득력이 잃을 수 있다고 판단해 감독님이 순애스러운, 순애 같은 얼굴을 원하셨다”라며 “운명 같은 캐스팅이라 소중하다”라고 비화를 공유했다.

“순애의 ‘순수함’에 초점을 맞췄다”는 서지혜는 “백윤영(진기주 분)이 과거로 가서 보는 엄마의 모습은 극 중 현실과 다르게 가장 아름답고 순수한 시절의 엄마이지 않을까. 아날로그적인 배경과 어우러져 한 편의 동화 같은 그림으로 비추어지길 바랐다”라고 캐릭터 구축 과정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순애가 너무 답답하고 바보 같아 보일 것 같아 제작진에게 고민을 토로하기도 했다고. 그는 “나조차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불안했던 것들을 의외로 주변에서 괜찮다고 해 다행이었다”라고 안도했다.

“시청자들이 (순애를) 많이 답답해하지만 귀엽게 봐주기도 해 안도했다. 순애는 의도가 없는 친구다. 친구의 폭력과 부모님의 차별이 만들어낸 비관적인 마음이 있을 법한테 고정관념 자체가 없어서 모든 부분을 선한 마음으로 보려고 했다. 일부러 상대의 대사를 아무 의도 없이 처음 듣는 다 생각하면서 연기를 했다.”

‘어쩌다 마주친, 그대’에서 진기주(미래의 딸 백윤영 역), 이원정(미래의 남편 희섭 역)과의 호흡이 중요했다. 서지혜는 “백윤영이 모성애와 애틋함을 느끼도록 엄마 같은 친구 느낌을 가져가려고 했고, 희섭에게는 장난을 많이 치는 순애를 보여주려고 했다”라고 주안점을 설명, 실제 자신의 연애관도 말해줬다.

“희섭은 순애의 눈도 제대로 못 쳐다보고 오히려 순애가 더 담담하다. 순애가 남자친구를 잘 다루는 거 같다. 무서운 친구다.(웃음) 실제 나는 좋아하면 최선을 다하는 편이다. 누군가를 좋아할 때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자극을 받는다. 가장 성실하게 살 때가 사랑할 때 같다. 순애처럼 사랑에 눈이 멀어버리기보다는 사랑은 내게 좋은 자극제다.”

또 “내 연기를 보면 항마력이 달리지만 ‘어쩌다 마주친, 그대’는 처음으로 본방사수를 한 작품이다. 극이 어떻게 나왔을지 설레기도 했고 기대도 많이 했다”라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며 “나의 부모님도 ‘재밌다’면서 보신다. 확실히 지인들의 부모 세대가 좋아하시더라”라고 반응을 공유했다.

“계속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고, 어떤 역할을 만날지 설렌다. 28세 서지혜에게 딱 맞는 이야기가 와 주면 좋겠다. 지금 이 나이에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연기를 지금처럼 치열하게 하겠다. 내가 가장 자부할 수 있는 이 치열함을 잊지 않겠다.”

서지혜가 출연 중인 ‘어쩌다 마주친, 그대’는 20일 16회를 끝으로 종영된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