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양에 목 맬 필요 없잖아? 아수스 K42Jr-VX154V 노트북

입력 2011-02-01 17: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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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제품 리뷰를 수행하다 보니 아무래도 최신, 고사양 제품을 접할 기회가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런 탓에 제품을 보는 기준은 나날이 높아져 웬만한 제품들은 이젠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우리 주변에 산재해 있는 IT기기들은 ‘무난함 또는 평범함’을 모토로 삼고 있는 제품들이 상당히 많음을 알 수 있다. 노트북도 크게 다르지 않다. 수백만 원을 호가 하는 노트북만 바라보던 사람들도 막상 자신이 노트북을 살 때가 되면 자기에게 맞는 적당한 물건을 찾기 마련이다. 필자는 이번에 살펴 볼 아수스 K43Jr-VX154V 노트북(이하 K42Jr)이 바로 그들이 바라는 제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해본다. 이제부터 K42Jr이 얼마나 쓸만한지 한 번 알아보자.


묵직하지만 무던한 녀석

상판은 다이아몬드 패턴이 새겨져 있다. 그리고 그 위에 하이그로시 코팅이 되어 있어 주변 풍경이 비칠 정도로 번쩍인다. 하지만 하이그로시 코팅의 특성상 지문이나 먼지가 잘 묻고 흠집이 나기가 쉬워 관리하기에는 번거로울 듯하다. 대부분 요즘 노트북 커버는 비슷하다. K42Jr 역시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좌측에는 D-SUB포트와 HDMI포트, USB포트 2개와 헤드폰 잭, 도난방지 홈(캔싱턴 락)이 있다. 우측에는 전원 케이블 연결 잭과 USB 포트 1개, 유선 랜 포트(RJ45), 그리고 ODD가 있다. 그리고 전면에는 멀티카드 리더가 있다. 입출력 포트 구성도 별로 특이한 것은 없다.

상판을 열어보니 모니터의 베젤(테두리) 역시 하이그로시 처리가 되어 있다. 키보드 부분 오른쪽 위에 전원 버튼이 있다. 키보드도 다른 노트북처럼 페블(아이솔레이트와 같다)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예전에는 이 키보드 구성이 일견 독창적인 면이 있었는데, 지금은 거의 표준처럼 됐다. Fn키는 좌측 하단의 컨트롤(Ctrl)키 오른쪽 옆에 있고 조합해서 사용할 수 있는 기능들은 키캡 위에 하늘색으로 프린트 되어 있다.


노트북 키보드 배열을 볼 때마다 가장 먼저 살피는 것이 바로 오른쪽 시프트(Shift) 키다. 한글 입력 시에 빈번히 쓰이기 때문에 크기가 작으면 오타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K42Jr의 오른쪽 시프트 키는 비교적 작은 편이다. 물론 실제로 사용해 보니 오타가 엄청나게 발생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하여튼 다른 제품에 비해 작은 건 사실이다(덩치는 크면서). 오른쪽 시프트 키만큼은 평범함을 거부한 것이다. 그 외에 키감은 상당히 안정적이고 정숙한 편이다.


한편 배터리를 포함한 본체 무게는 2.21kg, 전원 어댑터를 포함한 무게는 2.75kg다. 이 정도면 휴대성은 진작에 포기했다고 봐도 무관하다. 때에 따라 이동은 가능하지만, 상시 휴대는 무리다. 14인치급 노트북에 ODD(광 드라이브)까지 내장하고 있으니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전반적으로 있어야 할 것은 있고, 없을 것은 없다. 디자인도 외관도 구성도 배치도 예상대로다.


못해도 중간은 가야지

K42Jr의 기본 사양을 살펴보면, 운영체제로 윈도우 7 홈 프리미엄 64비트 버전이 설치되어 있고, CPU는 인텔 코어 i3 M380(작동 클럭: 2.53GHz), 메모리는 2GB가 장착되어 있다. 2개 메모리 슬롯에 2GB 메모리 하나가 들어 있다. 그래도 1GB 메모리 2개로 채우지 않은 점은 평범함을 극복했다고 볼 수 있다. 이 밖에 하드디스크는 640GB에, 그래픽카드는 AMD 모빌리티 라데온 HD 5470 등이 내장됐다. 전반적으로 무던한 사양과 성능을 예상할 수 있는 구성이다.


객관적이긴 하지만 공신력은 그리 높지 않은 벤치마크 프로그램, 퍼포먼스테스트 7.0으로 기본 성능을 측정했다. 10회에 걸쳐 수행한 뒤 최고 점수와 최저 점수를 기록했는데, 600점을 채 넘지 못한 결과를 보여줬다. 코어 i3가 고성능 프로세서가 아님을 감안할 때 그리 낮지도 높지도 않은 수준이라 평가할 수 있다. 코어 i5급 노트북이 평균적으로 약 800점 이상을 기록하니 그보다는 역시 다소 미약하다. 이 정도 성능으로 뭘 해야 적합할까? 일단 일반적인 사용 패턴, 즉 문서 작업이나 인터넷 서핑, 음악이나 영화 재생, 간단한 사진 편집 정도라 예상한다.


실제로 본 리뷰를 K42Jr로 작성하며 인터넷 서핑, 문서 작업(MS워드, 사진 첨부), 사진 편집(리사이즈 및 필터 효과) 등의 작업을 수행하고 있는데, 시원하지도 않지만 답답하지도 않다. 그냥 할만한 수준의 평이한 성능이다.

기본 업무용 노트북으로는 더할 나위 없고, 고사양 프로그램이나 3D 게임을 즐기지 않는 가정에서 데스크탑 대용으로 사용하기에도 적합할 것이라 진단한다.


어디까지 돌아가나

사실 요새 나오는 컴퓨터는 종합 멀티미디어 기기에 가깝다. 단순한 수치 계산이나 문서 작성 등만을 위해 설계된 제품은 찾아 보기 힘들다. 때에 따라서는 몇몇 게임도 즐길 수 있을 텐데, 중간 정도의 성능을 내는 노트북의 게임 성능 및 품질은 어느 정도일까? 다만 게임에서 ‘무난한 수준의 성능’을 내기 위한 기본 사양은 생각보다 높다. 컴퓨터 게임은 아무래도 그래픽 카드(칩셋)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K42JR이 그래도 고무적인 것은 내장 그래픽이 아닌 AMD 라데온 그래픽 칩셋(비디오 메모리: 1GB)을 달고 있다는 점이다. 몇 가지 게임으로 테스트를 해보았다.

먼저 실행해본 게임은 온라인 FPS(총쏘기) 게임인 아바(A.V.A)다. 아바가 그리 높은 사양을 요구하는 게임이 아니긴 하지만, K42Jr의 기본사양으로 충분히 커버하리라 예상했다. 물론 예상대로 원활한 성능 결과를 보여줬다. 한 시간 남짓 게임을 즐기면서 크게 불편한 점이 없었고, 가만히 서 있으면 (아래 스크린샷과 같이) 초당 150 프레임도 기록했다(물론 별 의미는 없겠지만).


다음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즐겨하는 서든어택을 플레이했다. 서든어택은 아바에 비해 요구 사양이 낮기 때문에 어지간한 컴퓨터에서도 능숙하게 돌아간다. 그러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예상대로 게임을 시작하고 상대가 무수히 등장하는 결전 장면에서도 줄곧 초당 70 프레임 정도를 유지하며, 매끄러운 성능을 보여줬다. 서든어택을 즐기는 게이머라면 만족스러운 결과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얼마 전 서비스되기 시작한 MMORPG 테라를 실행했다. 다만 위 두 총쏘기 게임과는 요구 사양이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별 다른 기대는 하지 않았다. ‘얼마나 잘 돌리냐’가 아니라 ‘돌릴 수는 있느냐’에 초점을 뒀다.

테라의 그래픽 옵션은 각 항목 별로 설정을 하거나 0~6까지 일괄적으로 설정할 수 있도록 했는데, 여기서는 중간 단계인 3으로 설정한 후 해보았다. 역시 예상했던 대로, 초당 프레임이 10 이하로 급격히 떨어지며 사실상 정상적인 플레이가 힘든 수준이었다. 이에 그래픽 옵션을 0으로 변경해 다시 확인하니 초당 30프레임을 웃돌며 게임 자체를 즐기는 데는 큰 문제 없었지만, 최신 3D 게임의 화려함은 만끽할 수 없었다. 당연한 결과다. K42Jr은 딱 중간 정도 성능의 노트북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렇게 돌릴 수 있다는 게 어딘가.



어떤 용도를 원하십니까?

리뷰 내내 사무실과 집에서도 데스크탑 대신 K42Jr을 사용했다. 메신저로 친구들과 대화를 하거나, 영화를 보는 등 일상적인 사용에는 역시 아무런 문제도 불편도 없었다. 다만 한번씩 신경 쓰이는 건 역시 오른쪽 시프트 키였다. 외산 노트북 중에 이런 키 구성이 더러 있는데, 아무리 적응하려 해도 오타 발생에 주된 원인임은 분명하다.

덩치도 크고 무게도 제법 나가지만, 그래도 명색이 노트북이니 배터리 사용 시간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전원 어댑터를 연결하지 않은 상에서 배터리 사용 시간을 체크했다. 노트북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전원관리 모드 4가지(하이퍼포먼스(고성능), 엔터테인먼트, 콰이어트 오피스(조용한 사무실), 배터리 세이빙(배터리 절약))중에 전원 소비가 가장 많은 하이퍼포먼스 모드와, 가장 전원 소비가 적은 배터리 세이빙 모드로 사용했다. 먼저 하이퍼포먼스 모드에서 화면 밝기를 최대로 하니 약 2시간이 지나서 배터리가 10%밖에 남지 않았다는 경고 메시지가 표시되었다. 한편 배터리 세이빙 모드에서는 화면 밝기를 중간으로 사용했더니 약 3시간이 지나자 배터리 충전 메시지가 표시되었다. 물론 배터리 사용 시간이라는 게 작업 용도나 목적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하이퍼포먼스 모드(배터리 최대 사용)와 배터리 세이빙 모드(배터리 최소 사용) 사이의 사용 시간차가 1시간 정도라면 전원관리에 있어 그다지 효율적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대부분의 유사 노트북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기에 평범하다고 평가하는 게 적절하리라 본다.

평범한 구성과 무난한 성능, 저렴한 가격 2011년 1월 현재, 아수스 K42Jr의 인터넷 쇼핑몰(다나와 기준) 최저가는 약 72만원. 유사 사양의 다른 노트북 제품과 비슷한 가격이다. 사용해 본바에 의하면, 무난함과 평범함이 최대의 특징인 제품답게 가격대비 성능에서도 다분히 무난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니 평소에 그럭저럭 쓸만한 노트북을 찾고 있다면 K42Jr도 관심 상품으로 등록해 놓을 만하다. 물론 ‘아수스’라는 브랜드가 우리나라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건 아니지만, 전세계적으로 공신력 있는 브랜드인 만큼 품질에 대한 의구심은 가지지 않아도 될 듯하다. 다만 우리나라 토종 브랜드에 비해 사후 지원 범위가 넓지 않다는 점은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이다.

자신이 어느 정도 컴퓨터에 대한 지식이 있고, 아수스의 브랜드 가치를 잘 알고 있고, 기본 업무용 또는 일반용으로 사용할 노트북을 찾고 있으며, 예산이 그리 넉넉하지 않다면 본 K42Jr이 의미 있으리라 본다. 반면에 고사양 게임이나 전문적인 작업을 한다거나, 이동이나 휴대하여야 할 상황이 자주 있다면(그럼 애초에 14인치 이상은 해당되지 않는다) 프리미엄급 노트북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그래야 나중에 후회가 덜 할 것이다. 물론 예산이 넉넉할 때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이 어떤 용도의 노트북이 필요하느냐는 질문에 대부분 언급하는, ‘인터넷 서핑하고, 문서 작업하면서, 영화도 보는 정도’에 가장 잘 들어맞는 그럭저럭 할만한 ‘무난한’ 노트북, 아수스 K42Jr도 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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