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8, 태블릿 PC에 설치해 보니

입력 2011-09-21 09:4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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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패드(iOS)와 구글 안드로이드 패드 진영으로 나뉘어진 태블릿 PC 시장에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 9월 13일(현지시간) MS가 태블릿 PC에 특화된 새로운 운영체제인 ‘윈도8’을 공개한 것(현재까지는 프리뷰 버전이며 2012년에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MS가 이날 선보인 윈도8은 기존 윈도7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여줬다. 윈도7이 설치된 태블릿 PC의 경우 손으로 터치하는 방식이 지원될 뿐 기본적인 사용법은 사실상 데스크탑 PC와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이번 윈도8은 아이패드나 안드로이드 패드 등의 태블릿 PC 다운 면모를 제대로 갖추고 있다.

이에 윈도8을 실제 태블릿 PC에 설치한 뒤 어떻게 구동되고, 어떤 점이 윈도7과 달라졌는지 에이서의 ‘이코니아탭’(W500)을 통해 살펴봤다(에이서 이코니아탭은 원래 윈도7이 탑재된 태블릿 PC다).


윈도8 권장사양은 그리 높지 않은 편


윈도8을 설치하기 위해 MS가 권장하는 사양은 다음과 같다. 1GHz 클럭의 프로세서와 1GB 메모리(64비트 버전은 2GB 필요), 16GB(32비트용) 또는 20GB(64비트용) 용량의 저장장치(HDD 또는 SSD), 최소 1024x768 해상도, 다이렉트X 9를 지원하는 그래픽 칩셋이 탑재되어 있으면 된다. 태블릿 PC 사양으로는 비교적 높은 편이지만, 일반 데스크탑 PC나 노트북에 비해서는 매우 낮은 수준이다(윈도7을 설치하기 위한 시스템 사양보다 낮다).


다행히 에이서 이코니아 탭은 윈도8을 설치하기 위한 사양을 충족했다(AMD C-50 1GHz 프로세서, 2GB 메모리, 30GB 용량의 SSD가 탑재되어 있다).윈도8을 설치하는데 걸린 시간도 약 20분 정도로 비교적 오래 걸리지 않았다. 설치방법은 기존 윈도7과 거의 동일하다. MS는 윈도8을 공개하면서 부팅 시간이 8초대로 단축됐다고 전한 바 있는데 실제 테스트한 결과 그와 비슷한 성능을 발휘했다. 이코니아 탭에 탑재되어 있는 SSD가 그다지 고성능 제품이 아님에도 부팅 시간은 평균 10초대를 기록했다.


태블릿 PC에 특화된‘메트로’사용 환경


윈도8을 설치한 뒤 가장 큰 변화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은 첫 화면이다. 기존 윈도 운영체제는 첫 화면으로 바탕화면을 보여주지만, 윈도8은 태블릿 PC에 특화된 메트로인터페이스가 기본 화면이다. 이 때문에 윈도8이 확실히 태블릿 PC환경에 최적화된 운영체제란 느낌이 든다. 윈도7은 태블릿 PC에 설치하더라도 화면 자체는 데스크탑과 동일했던 점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장족의 발전이라 아니 할 수 있다.


물론 윈도8이 태블릿 PC 전용 운영체제는 아니다. 메트로인터페이스를 제외하면 기본적인 전체 구조는 기존 윈도 운영체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한 가지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 스크린 터치 기능이다. 마우스 없이 손가락 터치 만으로도 인터넷 페이지나 문서 등을 보는데 불편하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기 때문이다. 즉 태블릿 PC 사용 환경에 대단히 근접했음을 의미한다.


아이패드와 유사하게, 손가락 터치를 통해 화면을 축소하거나 확대하거나, 화면을 좌우로 밀어 어플리케이션 간의 이동 가능하다. 또한 아이패드나 안드로이드 패드와는 달리 날씨나 뉴스, SNS 서비스 등과 같은 어플리케이션의 경우 정보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특징이 있다. 즉, 해당 어플리케이션을 실행하지 않아도 업데이트된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윈도8은 메트로뿐만 아니라 기존 윈도 인터페이스도 그대로 고수하고 있다(메트로 화면에서 데스크탑 화면을 선택하면 나타난다). 이를 통해 예전 같이 일반적인 윈도처럼 작업할 수 있다. 터치 인터페이스의 정확성도 대폭 향상되어 기기 조작이 한결 더 부드러워지고 간편해졌다. 물론 아직까진 마우스를 사용하는 것이 더 편리하긴 하지만, 정식 버전에선 한 단계 더 개선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프리뷰 버전 맞아?


MS는 윈도7용 프로그램을 윈도8에서도 구동 가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윈도8에 윈도7용 프로그램을 설치, 실행해본 결과 100%까진 아니더라도 웬만한 프로그램은 어떤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다. 정식 버전이 아닌 프리뷰 버전임을 감안하면 이 정도도 인정할 수준이라 판단된다. 일반적으로 프리뷰 버전은 새 운영체계의 특징이나 기능만을 살펴보는데 그 의미를 두기 때문이다.


때문에 실사용에도 별 무리는 없어 보였다. 영화나 음악도 제대로 감상할 수 있었고, 플래시 게임/영상은 물론(메트로용 인터넷 익스플로러는재생 불가), 간단한 인터넷 퍼즐 게임이나 보드 게임도 실행 가능했다. 인터넷 뱅킹도 가능했다(단 권장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아직 한글 입력을 정식 지원하지 않아 문서 작성이나 메신저 등은 사용이 어려웠다.

윈도8, 가능성은 충분한 듯

필자의 경우 그 동안 윈도 기반 태블릿 PC에 별 관심이 없었다. 애플 아이패드나 구글 안드로이드 패드와 같이 사용자 중심의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데스크탑용 윈도와 별다른 차이점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여기에 터치 방식도 매우 불편해 그저 들고 다닐 수 있는 데스크탑 정도로만 여겼다.

하지만 이번 윈도8을 사용해보니 그에 대한 편견이 서서히 사라지는 듯 했다. 프리뷰 버전임에도 아이패드나 안드로이드 패드 못지 않은 부드러운 움직임과 빠른 속도를 보여주었고, 무엇보다 메트로사용 환경은 지금까지의 윈도와는 전혀 다른 색다른 경험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운영체계만 바뀌었을 뿐인데 에이서 이코니아탭이 완전히 새로운 기기로 느껴질 정도였다. 물론 아직 보완되어야 할 부분도 많지만, 이들이 개선된 윈도8 정식 버전이 출시되면 기존 윈도 운영체계와는 달리 태블릿 PC 시장에서 새로운 파장을 형성하리라 기대된다.

글 / IT동아 천상구(cheonsg@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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