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의 무료통화 기습…이통사 뿔났다

입력 2012-06-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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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모바일 인터넷 전화(m-VoIP) 서비스를 전격적으로 실시해 이동통신사와 갈등을 빚고 있는 스마트폰 이용자 대다수가 이용 중인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톡의 m-VoIP ‘보이스톡’ 화면. 사진출처|카카오톡

■ ‘보이스톡’ 국내 서비스 논란

이통사 “품질저하 우려·망고도화 위축”
카카오 “소비자 요구에 응한 것일뿐”
방통위 입장유보, 서비스차단 없을 듯
이통사와 갈등 증폭…요금인상도 염두


해외를 포함해 4600만 명의 가입자를 가진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이 국내에서 모바일 인터넷 전화(m-VoIP)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이통사와의 갈등이 뜨거워지고 있다.

카카오는 5일 국내 안드로이드폰 유저를 대상으로 무료 모바일 인터넷 전화(m-VoIP) ‘보이스톡’의 오픈 베타 테스트를 시작했다. 아이폰 유저는 하루 앞선 4일부터 이미 테스트를 시작했다. 5월25일 글로벌 서비스를 할 당시만 해도 “한국 서비스는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더 카카오가 불과 10일 만에 전격적으로 입장을 바꾼 것이다.

● 카카오 “소비자 요구를 수용한 것 뿐”

카카오가 국내에서 ‘보이스톡’ 서비스를 하기로 급선회한 표면적인 이유는 소비자 요구가 뜨겁기 때문. 카카오가 5월 한국을 제외하고 ‘보이스톡’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하자, 국내 소비자들은 큰 불만을 나타냈다.

온라인 리서치업체 두잇서베이가 국내 카카오톡 이용자 1500명을 대상으로 5월31일부터 이틀 간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카카오톡이 m-VoIP 서비스를 한다면 이용하겠느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87%가 ‘이용하겠다’고 답했다.

이석우 카카오 대표는 5일 스포츠동아와 전화통화에서 “소비자의 요구도 많고 해외번호를 생성하는 등 우회하는 방법도 생겨 생각보다 일찍 국내 서비스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 이통사…‘절대불가’ 방침

카카오가 소비자 여론을 등에 업고 보이스톡의 국내 서비스를 전격 실시하자, 당장 이동통신사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현재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보이스톡’에 대해 “절대로 인정 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 대부분이 이용하는 카카오톡의 m-VoIP 실시는 바로 이동통신사의 매출 감소와 재투자 여력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곧 통신 서비스 품질 저하와 망 고도화 추진의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두잇서베이 조사에서 ‘카카오톡의 무료음성 통화를 이용할 경우 기존 요금제를 저렴한 것으로 바꾸겠다’는 응답자가 절반이 넘는 56%나 됐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유선 인터넷전화는 망 이용대가와 사업자 간 정산체계 도입 등 제도화를 거쳐 도입됐지만 m-VoIP는 아무 대책도 없는 상황에서 도입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동통신업계는 정부 차원의 조속한 방안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향후 요금 인상 등의 조치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 방통위, m-VoIP에 기간통신 여부 검토

양측의 입장이 팽팽한 상황에서 통신 주무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는 아직 망중립성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방통위는 1월 초 망중립성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m-VoIP에 대한 부분은 판단을 유보했다.

다만 KT가 삼성전자 스마트TV의 인터넷 접속을 차단하자, 엄중 경고 조치를 한 전례로 미뤄볼 때 이동통신사가 보이스톡의 서비스를 차단하는 극단적 상황은 없을 전망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현재 m-VoIP가 기간통신인지 아닌지 역무 구분 검토를 하고 있다. 기간통신으로 판정되면 카카오는 그에 준하는 의무를 지고 규제를 받게 된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움직임도 관심이 모으고 있다. 공정위는 이동통신사의 m-VoIP 선별적 차단에 관해 불공정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kimyke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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