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쫄깃하고 고소한 과메기의 계절이 돌아왔다. 한입 크기로 자른 과메기를 생미역, 김 등에 싸서 먹는 것이 과메기 즐기기의 ‘기본’이다. 사진제공 | 먹고놀랩
시적 감성을 한스푼 넣는다면, 과메기 한 점에는 겨울이 통째로 들어 있다.
과메기는 경북 포항 구룡포를 대표하는 겨울 별미다. 꽁치나 청어를 줄에 꿰어 차가운 해풍에 말려 만드는 음식으로, 제철은 11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다. 해풍에 얼었다 풀리기를 반복하다 보면 반건조 된 살은 겉은 쫀득하고 속은 부드러워진다. 기름이 돌면서 특유의 고소한 향이 살아난다.
원조 재료는 청어였다. 동해에서 많이 잡히던 청어를 눈에 꿰어 말려 먹었는데, 여기서 나온 말이 ‘관목(貫目)’이다. ‘눈을 꿴 물고기’라는 뜻의 관목이 입에 붙으면서 ‘과메기’가 됐다는 설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20세기 들어 청어 어획량이 줄자 비슷한 등푸른생선인 꽁치가 자리를 대신했고, 2000년대에는 꽁치 과메기가 완전히 대세가 됐다. 최근에는 청어 어획량이 다시 늘면서 청어 과메기와 꽁치 과메기가 나란히 진열대에 오른다.
과메기는 역사책에도 슬쩍 얼굴을 비춘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의 수군 진영에서는 동해에서 풍부하게 잡히던 청어를 잡아 말려 군량과 피란민 식량으로 사용했다. 소금이 귀하던 시절, 말려두기만 해도 오래 버틸 수 있는 과메기는 전쟁터에서 든든한 저장식이자 중요한 현금 자원이었다.

청어 어획량이 늘어나면서 한동안 사라졌던 청어 과메기도 쉽게 볼 수 있게 됐다. 사진제공 | 지엔씨21
만드는 방식은 세월과 함께 두 갈래로 나뉘었다. 하나는 내장을 빼지 않고 통째로 말리는 ‘통과메기’. 머리부터 꼬리까지 그대로 짚에 엮어 바람 잘 통하는 곳에 걸어 두면 끝이다. 내장의 기름이 살 속으로 스며들어 맛이 깊다. 뼈만 쏙 빠지는 통과메기를 고집하는 마니아들은 여전히 “이게 진짜 과메기”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다른 한쪽은 요즘 흔한 ‘편과메기’다. 손질한 꽁치나 청어를 반으로 갈라 내장을 제거한 뒤 말리는 방식으로, 위생 관리가 수월하고 부패 위험이 적다. 건조 기간이 짧아 11월 초부터 생산을 시작할 수 있고, 완전히 마른 상태로 유통되기 때문에 처음 먹는 사람도 비교적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손질할 필요 없이 포장만 뜯으면 바로 먹을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포항시와 구룡포 어민들은 매년 이 시기에 과메기 알리기에 공을 들인다. 25일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는 ‘2025 포항 구룡포 과메기’ 출시를 알리는 국민 홍보 행사가 열렸다. 포항 지역 국회의원인 김정재·이상휘 의원이 주최하고 포항시와 지역 언론사가 함께 준비한 자리로 과메기 무침, 과메기 강정, 과메기 김밥 등 과메기 변주 요리가 한 상 가득 올랐다.

과메기 한 상 사진제공 | 먹고놀랩
과메기가 겨울마다 불티나게 팔리는 이유는 맛뿐만이 아니다. 과메기의 주재료인 꽁치와 청어는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등푸른생선인데, 건조와 숙성 과정에서 DHA와 EPA가 더 농축된다. 연구에 따르면 과메기 100g에 들어 있는 DHA와 EPA 양은 생물 상태일 때보다 확연히 높아 심혈관 건강과 혈액순환에 도움을 준다. 단백질도 풍부해 체력 보충과 근육 유지에 좋다. 칼슘과 인, 철분, 아연 같은 미네랄과 비타민 A·D·E도 고르게 들어 있어 겨울철 피로 해소와 면역력 관리에 도움을 준다.
이제 가장 중요한 부분, 어떻게 먹어야 진가가 드러날까. 기본은 한입 크기로 자른 과메기를 초장에 살짝 찍어 생미역이나 김, 쌈 채소에 싸 먹는 방식이다. 여기에 쪽파와 마늘, 청양고추를 곁들이면 과메기의 기름지고 진한 맛이 채소의 아삭함과 만나 입안이 한층 바빠진다. 묵은지에 돌돌 말아 구워 먹으면 밥도둑이 따로 없고, 장아찌처럼 양념해 찜으로 만들어도 훌륭한 반찬이 된다.
좀 더 색다르게 즐기고 싶다면 프라이팬에 가볍게 굽거나 데리야키 소스를 발라 살짝 익혀보자. 장어구이가 떠오르는 고소한 풍미가 살아난다. 생 무채나 양파채와 함께 내면 과메기의 기름진 맛이 훨씬 가벼워진다.
누군가의 추억 속 겨울 안주이자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처음 도전하는 낯선 음식이기도 한 과메기. 올겨울에는 김과 미역, 마늘을 듬뿍 곁들인 과메기 한 쌈에 따끈한 술 한 잔을 더 해 포항의 겨울바람을 식탁 위로 초대해 보는 건 어떨까.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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