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다이나믹스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 사진제공 |현대차

보스턴다이나믹스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 사진제공 |현대차


현대자동차그룹이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CES 2026’을 통해 인류의 진보를 위한 ‘AI 로보틱스’ 확장 전략을 전격 발표했다. 이번 선언은 단순한 기계적 자동화를 넘어 인간과 로봇이 긴밀히 협업하는 생태계를 구축하고, 고도화된 인공지능 기술을 산업 현장과 일상에 깊숙이 이식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하드웨어 중심의 로보틱스에서 나아가 실제 환경에서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하고 판단하는 ‘피지컬 AI’ 선도 기업으로의 도약을 명확히 했다. 이는 2022년 제시했던 이동 경험의 확장을 넘어 인류의 삶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파트너로서 로봇의 역할을 정의한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전시에서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를 최초로 공개하며 로봇 상용화의 구체적인 이정표를 제시했다.

●아틀라스 진화와 제조 혁신
현대차그룹과 보스턴다이나믹스가 세계 최초로 공개한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는 인간 중심 로보틱스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핵심 병기다. 이 로봇은 연구형 모델과 실제 현장에 투입될 개발형 모델로 나뉘어 공개되었으며, 특히 개발형 모델은 56개의 자유도를 갖춰 인간과 유사한 유연한 동작을 수행한다. 손 부위에 탑재된 촉각 센서와 360도 전방위 인지 능력을 통해 정밀한 조립 작업이 가능하며, 최대 50kg의 중량을 들어 올릴 수 있는 강력한 성능을 확보했다. 영하 20도에서 영상 40도에 이르는 극한의 환경에서도 작동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산업 현장의 범용성을 극대화했다.

현대차그룹은 이 첨단 휴머노이드를 2028년부터 미국 조지아주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우선 투입할 계획이다. 초기에는 부품 분류를 위한 서열 작업 등 안전성과 품질 효과가 검증된 공정에 배치되며, 2030년부터는 부품 조립까지 작업 범위를 확장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인간과 로봇이 협력하는 로보틱스 생태계 구축과 AI(인공지능) 고도화를 통해 인류의 진보를 선도하는 ‘AI 로보틱스’ 전략을 공개했다. 사진제공 |현대차

현대자동차그룹이 인간과 로봇이 협력하는 로보틱스 생태계 구축과 AI(인공지능) 고도화를 통해 인류의 진보를 선도하는 ‘AI 로보틱스’ 전략을 공개했다. 사진제공 |현대차

●통합 밸류체인 구축, 대규모 투자
이번 전략의 핵심은 그룹사의 역량을 총결집한 통합 밸류체인 구축에 있다. 현대차와 기아가 제조 인프라와 생산 데이터를 제공하고, 현대모비스는 로봇의 핵심 부품인 정밀 액추에이터 설계를 담당하며,현 대글로비스는 물류 흐름을 최적화하는 구조다. 특히 현대모비스는 보스턴다이나믹스와 협력해 글로벌 로봇 부품 시장에 본격 진출하며 핵심 부품의 표준화를 주도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러한 통합 관리 체계를 바탕으로 2028년까지 연간 3만 대 규모의 로봇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여 양산 속도를 가속화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기술 고도화를 위해 글로벌 선도 기업들과의 파트너십도 강화한다. 엔비디아와는 AI 인프라 및 시뮬레이션 프레임워크 활용을 위한 협력을 지속하고 있으며, 보스턴다이나믹스는 구글 딥마인드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구글의 생성형 AI 모델인 ‘제미나이’를 로봇에 이식하여 로봇이 스스로 추론하고 인간과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하는 기술을 구현할 계획이다. 또한 국내에는 ‘피지컬 AI 애플리케이션 센터’를 설립하고 맞춤형 로봇을 생산하는 ‘로봇 파운드리 공장’을 조성하여 독보적인 제조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인간 공존하는 로봇 서비스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재무적 투자 역시 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된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5년간 국내에 총 125조 2000억 원을 투자하며, AI와 로보틱스 분야에 역량을 집중한다. 미국 시장에도 2025년부터 4년간 260억 달러를 투자해 현지 로봇 생산 허브를 구축하고 글로벌 모빌리티 혁신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로봇을 구독 형태로 이용하는 ‘One-stop RaaS(Robots-as-a-Service)’ 서비스를 도입해 고객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운영 및 유지보수까지 통합 관리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CES 2026 동안 1836㎡(약 557평) 규모의 공간을 마련하고 AI 로보틱스 연구 환경을 재현한 구역을 포함해 그룹 AI 로보틱스 기술 개발 과정과 피지컬 AI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전시를 선보인다. 특히 고객의 일상과 근무 환경에서의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변화상을 경험할 수 있는 체험·시연 중심의 전시를 진행할 예정이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