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현대차 인도 첸나이공장 임직원들과 함께 생산 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 |현대차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현대차 인도 첸나이공장 임직원들과 함께 생산 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 |현대차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2026년 새해 초부터 10일간 중국, 미국, 인도로 이어지는 광폭 행보를 펼치며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을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정 회장은 4일부터 13일까지 이어진 일정을 통해 수소와 배터리, 인공지능(AI), 로보틱스 등 그룹의 명운이 걸린 핵심 전략 분야를 직접 점검했다. 이번 순방은 단순한 시장 확인을 넘어 글로벌 리더들과의 연대를 공고히 하고 현대차그룹이 지향하는 ‘휴머니티를 향한 진보’를 구체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졌다. 특히 세계 경제의 축인 중국과 미국을 거쳐 거대 내수 시장을 보유한 인도까지 아우르는 정 회장의 ‘분초 경영’은 격변하는 산업 대전환기 속에서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 기술 연대와 인도 시장 선점
정 회장은 4일과 5일 양일간 중국 베이징에서 CATL 쩡위친 회장과 시노펙 허우치쥔 회장을 차례로 만나 수소 및 배터리 산업의 전략적 협업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을 찾아 엔비디아 젠슨 황 CEO 등 빅테크 경영인들과 면담하며 AI와 로보틱스 분야의 트렌드를 직접 확인했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통해 국내 AI 기술 센터 설립과 피지컬 AI 생태계 조성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와 로보틱스 플랫폼 ‘모베드’가 보여준 기술력은 현대차그룹이 단순한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로보틱스 선도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증명했다.

이어 12일부터 13일까지 이틀간은 인도 동남부에 위치한 현대차 첸나이공장, 인도 중부의 기아 아난타푸르공장, 인도 중서부의 현대차 푸네공장을 차례로 찾아 현지 생산 판매 현황과, 중장기 발전 전략을 점검했다.

단순 ‘소비 시장’을 넘어 ‘글로벌 제조 허브’로 부상하고 있는 인도에 1996년 진출해 인도의 대표적 모빌리티 기업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했으며, 올해 30주년을 맞아 인도에 특화된 전략을 통해 더 큰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약 20%의 점유율로 인도 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는 30년간 인도 국민의 사랑을 받아 성장할 수 있었다”며 “인도 국민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또 다른 30년을 내다보는 홈브랜드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인도 모빌리티 시장에서 ▲150만대 생산체제 구축 ▲시장에 유연한 제품 라인업 전략 ▲전동화 생태계 조성 등을 통해 중추적 기업 위상을 확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기아 임직원 및 가족들과 식사를 하고 격려하는 시간도 잊지 않았다. 정 회장은 가족들에게 한국 화장품을 선물하며 “현대차그룹이 인도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가족들의 헌신 덕분”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