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운정 달리자병원 최승민 대표원장(정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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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끄러운 빗길로 인해 낙상 사고 위험이 급증하는 장마철이 찾아왔다. 흔히 낙상이라고 하면 골절 및 타박상 정도를 떠올리기 쉽지만, 중장년층 및 골다공증을 앓고 있는 고령층에게는 척추뼈가 주저앉는 ‘척추압박골절’의 결정적 계기가 되기도 한다. 특히 비오는 날 대리석 바닥이나 버스 계단 등에서 엉덩방아를 찧은 후 발생한 통증을 단순한 ‘담 걸린 증상’이나 근육통으로 오인해 방치하다가 치료시기를 놓치는 사례가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

척추압박골절은 외상으로 인해 척추 모양이 캔처럼 찌그러지고 주저앉는 질환이다. 뼈가 약해진 상태에서는 기침과 가벼운 재채기, 혹은 빗길에 살짝 미끄러지는 정도의 충격으로도 쉽게 발생할 수 있다. 다른 골절과 달리 깁스를 할 수 없는 부위인 만큼, 초기 대처가 늦어지면 척추 변형이 진행돼 몸이 앞으로 굽는 척추후만증으로 이어지거나 주변 신경을 자극해 만성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사고 후 누워있거나 일어날 때, 혹은 자세를 바꿀 때 극심한 허리 통증이 느껴진다면 즉시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특히 고령층의 경우 척추압박골절이 발생하면 극심한 통증으로 인해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고 침상에만 누워 지내는 게 문제다. 단 몇 주라도 꼼짝 못 하고 누워 생활하게 되면 근육량과 골밀도가 급격히 감소할뿐 아니라, 스스로 몸을 돌려 눕기조차 힘들어 유기적인 신체 기능이 무너지기 쉽다. 이는 결국 단순한 척추 문제를 넘어 전신 건강을 위협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으므로, 환자가 침상에 묶여 있는 기간을 최소화하는 신속한 치료 방향을 설정하는 게 중요하다.

골절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보조기 착용과 침상 안정 등 보존적 치료를 시행하지만, 2주 이상 지속적인 치료에도 통증이 호전되지 않거나 고령으로 인해 장기간 침상 생활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척추체성형술’과 같은 적극적 의료적 개입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주저앉은 척추뼈 내에 특수 의료용 골시멘트를 주입해 뼈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통증을 빠르게 가라앉히는 최소 침습 시술이다.

척추압박골절을 겪은 고령 환자의 경우, 통증 때문에 장기간 누워만 지내다 보면 욕창, 폐렴, 심혈관계 질환 등의 치명적인 2차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척추체성형술은 국소마취 하에 약 15분 내외로 비교적 짧게 진행되며, 시술 후 뼈의 강도가 바로 보강되므로 통증이 대폭 감소해 조기 보행 및 일상 복귀가 가능한 장점이 있다.

장마철 낙상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외출 시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신발을 착용하고, 보폭을 평소보다 10~20% 줄여 천천히 걷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무엇보다 가벼운 미끄러짐 이후라도 고령층의 허리 통증이 수일간 지속된다면 자연 치유를 기대하기보다 척추 상태를 면밀히 점검하는 게 척추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다.

파주 운정 달리자병원 최승민 대표원장(정형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