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에 못 박혔을 겁니다” SSG 손지환 수비코치의 강조사항, 벽보 아닌 마음속으로 [PS 다이어리]

입력 2023-10-22 16: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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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조동화, 손지환 코치가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스포츠동아DB

SSG 조동화, 손지환 코치가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스포츠동아DB

“귀에 못이 박혔을 거예요(웃음).”

SSG 랜더스 야수들은 지난해 한국시리즈(KS)를 앞두고 덕아웃 한 편에 붙은 벽보를 한 번 훑어본 뒤 그라운드에 나가 훈련했다. 당시 SSG는 ‘2022 KS 수비 PLAY 약속 사항’이라는 제목을 붙여 몇 가지 플레이 상황을 강조했다. ‘①공보다 빠른 사람은 없다. ②정확한 게 가장 빠르다. ③미스(miss)해도 괜찮다. 단, ‘1플레이-1미스’로 끝낸다’는 내용의 수비 시 명심해야 할 것들이 적혀있었다. 단기전인 만큼 사소한 플레이 하나로도 승부가 갈리지만, 좀더 침착히 수비한다면 설령 실수해도 더 큰 파도를 막을 수 있다는 뜻이었다.

SSG는 올 시즌에도 가을야구에 나섰지만, 이번에는 벽보를 찾을 수 없었다. 손지환 SSG 수비코치(45)는 “지난해 (KS에서) 경험한 것들이 있으니 선수들 머릿속에 다 들어가 있을 것”이라며 “이번에도 준플레이오프(준PO) 대비 훈련기간 동안 내가 워낙 많이 강조해 선수들의 귀에 못이 박혔을 것이다(웃음). 단기전이 주는 분위기가 있으니 실수야 나올 수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수백억 원을 받는 선수여도 실수는 한다. 클러치 상황에서 실책은 치명적일 수 있지만, 다만 그 실수를 어떻게 줄이고, 대처하느냐 싸움이다”고 말했다.

올 시즌 막판 센터라인의 핵인 유격수 박성한과 중견수 최지훈이 2022항저우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차출되고, 간판타자이자 주전 3루수 최정이 부상으로 이탈한 경험도 결과적으로는 준PO 준비에 도움이 됐다. SSG는 주력 야수들이 빠진 가운데 베테랑 김성현과 젊은 야수 김찬형, 안상현 등을 활용해 공백을 메웠는데, 올 시즌 막판 치열한 순위싸움을 견딘 만큼 단기전이 주는 압박감 해소에도 도움이 됐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PS 예행연습’이었다는 얘기다. 손 코치는 “지난해에는 (최)경모가 뒤를 잘 받쳐줬고, 올 시즌에는 (안)상현이와 (김)찬형이, 베테랑 (김)성현이까지 잘해줬다. 성현이야 원래 주전으로 뛰어도 무방한 선수지만, 당시 경험이 (준PO) 준비에도 도움이 됐다”고 돌아봤다.

박성한, 최지훈이 아시안게임에서 큰 압박감 속에 금메달을 딴 경험도 유익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손 코치는 “둘 다 아시안게임에 다녀온 뒤 보니 확실히 여유가 생겼더라. 눈에 띄게 보이는 정도였다”며 “이번 준PO를 앞두고 훈련하면서도 느낄 수 있었다. 수비 스텝 하나에도 이전보다 좀더 여유로운 모습이 보였다. 국민이 지켜보는 무대에서 뛰고 온 만큼 달라진 것이 돋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선수들이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차근차근 아웃카운트 하나씩만 올린다는 생각으로 수비해준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인천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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