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KT 위즈와 LG 트윈스 경기가 열렸다. 한국시리즈 전적 1승 4패로 준우승을 차지한 KT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KT는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5차전에서 2-6으로 패했다. 2021년 창단 첫 우승 이후 2년 만에 다시 KS 무대를 밟았지만, 1승4패로 물러났다.
아쉬운 준우승이지만, 올해 KT의 여정은 대단했다. 정규시즌 개막 이후 하위권을 맴돌다 최하위까지 떨어졌다. 개막을 전후로 선발투수 소형준 등 다수의 주축선수들이 부상과 부진을 겪은 탓이다. 새로 영입한 외국인투수 보 슐서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5월초 10위로 추락했던 KT는 6월 4일까지도 최하위에 머물렀다.
매년 ‘슬로 스타터’ 기질을 드러낸 KT지만, 좀처럼 반등의 기미가 보이질 않았다. 이강철 감독조차 우려했다. 하지만 날씨가 더워지자 KT는 보란 듯 일어섰다. 2021년 팀의 통합우승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윌리엄 쿠에바스의 합류와 함께 팀의 강점인 ‘선발야구’를 되찾았고, 타선도 점차 안정을 찾았다. 7월 13승6패, 승률 0.684로 반등한 KT는 8월 19승4패, 승률 0.826의 고공행진을 펼치며 2위까지 올라섰다.
KT는 결국 페넌트레이스를 2위로 마치며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로 직행했다. 4년 연속 포스트시즌(PS) 진출이다. NC 다이노스와 맞붙은 PO에선 2연패 후 3연승으로 또 한번 기적같이 살아났다. 이어 KS 1차전까지 연승행진을 펼쳤지만 빡빡하고 부담감 높은 PS 일정을 극복하진 못했다.
역대 최초로 10위에서 KS 진출까지 이룬 KT에 올 시즌은 여러모로 의미 있었다. 특유의 뒷심은 여전했고, 부상자가 나와도 선발진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 등 강팀의 면모를 다시금 발휘했다. 이상동, 손동현, 정준영 등 젊은 피들이 1군 무대에서 경쟁력을 드러낸 덕분에 장기적으로는 주전 의존도를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품게 됐다. 미완성으로 끝났지만, KT의 2023년은 박수 박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잠실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