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제작인데 출연료는 ‘방송일’ 기준”…배우들만 ‘울상’

입력 2024-07-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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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등 플랫폼이 다양해지며 드라마 제작 환경은 해마다 빠르게 바뀌고 있지만, 출연료 지급 방식은 2000~2010년대 수준에 멈춰 있어 배우들의 불만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18일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한연노)에 따르면, 대부분 제작사가 출연료 지급을 촬영 시점이 아닌 방송 혹은 편성 이후 익월 지급 방식을 대체로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촬영 시간이 아닌 방송횟수를 기준으로 출연료를 책정하고 있다.

방송가 안팎에서는 관련 방식이 최근의 드라마 시장 상황과 전혀 맞지 않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송창곤 한연노 사무총장은 18일 스포츠동아와 나눈 전화통화에서 “사전제작이 안착되며 출연료 정산까지 1~2년을 기다리는 배우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대부분 계약 조건이 방송 시점으로 지정돼 법적으로 항의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방송사들이 재정난으로 인해 연간 작품수를 줄이면서 배우들이 출연료를 받기까지는 더욱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에만 미편성 드라마가 30여 편으로 집계됐는데, 해당 작품에 출연한 배우들은 방송이 되기만을 기다려야 하는 처지다.

관련 문제들이 지속적으로 불거지며 한연노,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 등이 방송출연표준계약서 개정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표준계약서 사용은 권고사항이고, 출연료 지급 시점이나 기준 등을 제작사와 방송사가 임의로 수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송 사무총장은 “앞으로 더 많은 미지급 피해사례가 나올 것으로 보고 조합 차원에서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미 일각에서는 관련 피해가 나오고 있다. 제작사 넘버쓰리픽쳐스가 지난해 촬영을 마친 OTT 드라마 ‘조폭인 내가 고등학생이 되었습니다’, ‘스피릿 핑거스’에 출연한 배우 119명에게 최근까지 출연료를 지급하지 못해 논란이 됐다. 해당 제작사는 지난달 출연료 일부를 변제하고, 8월 말까지 전액을 지급하기로 약속했다.

17일에는 다음 달 14일 방송하는 KBS 2TV ‘완벽한 가족’에 대한 출연료 미지급 의혹이 불거져 나왔다. 제작사인 빅토리콘텐츠 측은 “모든 배우의 출연료를 지급했다”며 반박했다. 확인 결과 주요 출연자 1인과 계약 사항을 수정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불거진 것으로 파악됐다. 한 방송 관계자는 “출연료 관련 불안감이 팽배해진 분위기가 반영된 사례 아니겠느냐”고 꼬집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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