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쟨 안 돼” 평가 뒤집고 항저우 금맥 캔 이철재, 패럴림픽은 지금부터

입력 2024-09-02 10: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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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파리패럴림픽 사격 국가대표 이철재(오른쪽)와 아내이자 로더 강혜영 씨. 샤토루(프랑스)|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2024파리패럴림픽 사격 국가대표 이철재(오른쪽)와 아내이자 로더 강혜영 씨. 샤토루(프랑스)|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주위에서 ‘(이)철재는 안 돼’라고 무시했는데….”

이철재(42·경기도장애인사격연맹)는 2022항저우아시안패러게임 사격 R5 혼성 공기소총 복사에서 금메달, R9 혼성 50m 소총 복사(이상 스포츠 등급 SH2)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애초 장애인 탁구를 하다 손목에 무리가 가 2019년 사격으로 바꿨는데, 4년 만에 종합국제대회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

고교 시절 교통사고를 당해 경추 장애를 입은 그는 가슴 밑으로 감각이 없는 상태다. 이에 그가 과연 사격을 해낼 수 있을지 의심하는 눈초리가 뒤따랐다. 그는 “내 장애 정도는 전 세계 다섯 손가락 안에 들 만큼 좋지 않다”며 “주위에서 ‘쟤는 장애가 심해서 안 돼’라고 무시하거나 같은 팀 동료가 ‘철재는 안 돼’라고 말하는 것마저 들은 적이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철재는 이 평가를 금세 뒤집었다. 올해 전국장애인사격대회와 국가대표 1차 선발전에서 R5 혼성 공기소총 복사 종목 1위를 모두 휩쓸었다. 이에 생애 첫 패럴림픽 무대에 오를 자격까지 얻었다.

이철재는 1일(한국시간) 샤토루사격센터에서 열린 2024파리패럴림픽 사격 R5 혼성 공기소총 복사 SH2 결선에서 147.0점을 쏴 7위를 기록했다. 앞서 벌어진 본선에선 637.1점을 쏴 드라간 리스티치(세르비아·638.4점), 차이참난 아누손(태국·637.5점)에 이어 3위에 올랐지만, 아쉽게도 결선에선 메달권에 들지 못했다.

그래도 보완점을 정확하게 깨달았다. 그는 “포지션을 잡아주는 로더(경기 보조)가 팔꿈치를 놓고 나서 일정 시간 자세를 유지해야 하는데, 계속 매초 팔꿈치가 빠지기 시작했다”며 “(총의) 지향이 계속 바뀌니 격발 순간 조정이 벗어나 10.2점, 10.3점이 나왔다. 다시 연구해 바로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더이자 아내 강혜영 씨와 함께해 두려울 것 또한 없다. 강 씨는 2002년 청주의 재활시설에서 봉사하다 이철재와 만나 결혼했다. 이철재는 “혼자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은데, 아내와는 24시간 붙어 있지 않은가”라며 “누구보다 편하기에 로더까지 함께하게 됐고, 힘들게 이곳(패럴림픽)까지 왔다. 함께 방법을 찾아 남은 대회 최선을 다해 후회를 남기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철재는 4일부터 R9 혼성 50m 소총 복사 SH2 종목을 치른다.


샤토루(프랑스)|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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