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루시드 폴(본명 조윤석)이 스위스 로잔공대 생명공학연구소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지난해 한국인 최초로 스위스 화학회로부터 최우수 논문발표상을 받아 화제를 모았던 루시드 폴은 4일 재학 중인 스위스 로잔공대 생명공학연구소에서 ‘RAFT 중합법을 이용한 약물 및 유전자 전달체’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 우수한 점수로 학위를 받았다.
소속사 안테나 뮤직에 따르면 루시드 폴은 동기생들 중 유일하게 박사 논문이 통과됐을 만큼 까다롭고 높은 심사 기준이 적용됐다.
이번 논문은 즉 조직공학과 재생 의학의 일부로, 작게는 감기 치료부터 항암 치료에 이르기까지 치료가 필요한 부위로만 안전하게 약물을 전달할 수 있는 ‘전달체’에 관한 연구로, 이 분야의 세계 최고 석학으로 꼽히는 제프리 허벨 교수로부터 지도를 받아왔다.
루시드 폴은 특히 한복 차림에 갓을 쓰고 논문을 발표, 심사위원들의 시선을 모았고 그가 한국에서 가수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큰 관심을 모았다는 후문이다.
루시드 폴은 안테나 뮤직을 통해 “연구 자체가 아주 어려운 일이었지만, 재미있어서 한 일인 만큼 휴일도 없이 연구할 수 있었다”며 “그 동안 너무 바쁘고 힘들게 달려와서 지금 이 순간은 아무 생각이 안 든다. 조금 쉬었다가 연말까지 연구 작업을 마무리 지은 뒤 새 앨범 작업도 착수하겠다”고 전했다.
서울대 화공과 출신인 루시드 폴은 2001년 가수로 데뷔, 지난 해 11월 발표한 3집까지 3장의 정규 앨범과 OST앨범(‘버스, 정류장’), 라이브 앨범을 각각 한 장씩 발표했다. 시적인 노랫말과 서정적인 멜로디로 다수의 마니아를 보유하고 있고 ‘보이나요’ ‘오, 사랑’ 등의 노래가 알려져 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