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19·단국대)이 양 날개를 펄럭였다. 박태환은 결선에서 3번레인을 배정받았다. 2번레인은 올림픽 전까지 올시즌 1위 기록(3분43초15) 보유자 그랜트 해켓(28·호주·사진)이었다. 노민상 감독은 경기전 “최상의 레인배정”이라고 했다. 해켓을 견제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박태환은 출발 직후 50m지점까지 오른쪽으로 호흡하며 해켓의 움직임을 눈여겨봤다. 첫 번째 턴 이후에는 호흡 방향을 왼쪽으로 바꿨다. 100m 턴 이후에는 다시 오른쪽. 레이스 내내 해켓 쪽으로 숨을 내뱉었다. 결국 초반150m 지점에서 해켓을 2위로 밀어낸 박태환은 터치패드를 찍기 전까지 1위 자리를 지켰다. 체육과학연구원(KISS) 송홍선 박사는 “박태환이 2007세계선수권에서는 주로 왼쪽 호흡을 했다”고 전했다. 송 박사는 공학박사와 함께 실시간 속도 측정기를 고안, 박태환의 불균형을 찾아냈다. 박태환이 가느다란 실을 허리에 붙이고 수영을 하면 초 단위의 스피드와 거리관계 자료를 얻을 수 있었다. 박태환은 오른쪽 호흡 때 속도가 떨어지는 문제점이 있었다. 왼팔을 뻗어 물을 잡는 동작(Gliding)이 오른쪽에 비해 취약했던 것. 기록저해 요인임은 물론이고, 레이스 운영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었다. 노민상 감독에게 이를 보고한 이후 괌 전지훈련(6월)에서 영법교정이 실시됐다. 심근(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근육)을 단련시키는 1억5000만원 짜리 웨이트트레이닝 기구도 도움이 됐다. 베이징=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