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선을 타고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는 경쾌했다. 묻는 질문에도 거침이 없었다. 금메달을 목에 건 이후 인터뷰 요청이 쇄도했고, 20일 저녁에도 방송 프로그램 녹화를 하고 왔다고 했다.
이효정(27)과 짝을 이뤄 배드민턴 혼합복식 정상에 오른 ‘국민 남동생’ 이용대(20)는 요즘 인터넷을 보면서 깜짝 놀란다며 말문을 열었다. “가장 먼저 인터넷을 통해 인기를 실감했다. 엄청난 기사가 쏟아졌다. 선수촌내에서도 다른 종목의 동료들이 다 알아본다. 게다가 선수촌을 벗어나 식당에 갈 때면 교민들이 알아보고는 다가온다. 식당에 밥 먹으러 못 갈 정도”라고 익살을 부렸다.
그는 “인기라는 것이 이런 것인지 처음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스스로를 추스르고 있었다. “이런 인기에도 불구하고 금메달을 따니까 스스로 조신하게 됐다. 진짜 공인으로서 말 한마디라도 정말 조심해서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연상의 누나들에게 인기가 더 많다고 하자 “내가 어린 나이지만 나이 먹은 티가 좀 난다”며 농담을 건네는 여유도 보였고, TV 카메라 앞에서 보여준 ‘살인 윙크’에 대해서는 “아무런 생각없이 무의식적으로 한 행동이다. 특정한 세리머니를 준비하지 않았다. 다음 대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고 설명했다.
물론 그에게도 아픔은 있었다. 메달 가능성이 높았던 정재성과 짝을 이룬 남자복식 1회전에서 탈락한 때다. 하지만 이것이 전화위복이 됐다. “코치님들도 혼합복식에서는 잘하라고 격려해 줬고, 팬들도 격려를 많이 해줬다. 복식 진 날 팬들이 ‘마음 편하게 하라’라는 격려의 글을 많이 보내주셨는데 큰 힘이 됐다. 가장 인상에 남는다”고 말했다.
배드민턴 이외의 인생 목표에 대해서는 “배드민턴을 좋아하기 때문에 힘닿는 데까지 운동을 계속할 것이다. 그런 다음 제 2의 인생은 학자가 되고 싶다. 공부를 열심히 해 교수가 되는 것이 꿈이다”고 장래 희망을 밝혔다.
이효정과 2012년 런던올림픽에 설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는 “같이 가고는 싶지만 내 의사 보다는 효정이 누나가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베이징|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