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미 이동 의문점
軍 “어제 오전까지 예정없어”
사건현장 훼손?
실종자 유실 방지 그물 쳐
함 수는 언제 인양?
날씨 좋으면 21일 준비완료
지난달 26일 침몰한 천안함 함미가 사고 발생 17일 만에 12일 동남쪽 방향으로 4.6km 떨어진 곳으로 옮겨졌다. 국방부는 “풍랑주의보 발효에 따라 원래 위치에 있을 경우 쇠사슬이 구조물과 꼬일 가능성이 있어서 옮겼다”고 밝혔다. 이날 함미 이동을 놓고 제기된 의문과 국방부의 설명을 소개한다.
○ 갑작스러운 함미 이동 왜?
민간 인양업체 관계자는 “얕은 바다로 옮기면 작업을 빨리 진행할 수 있어 옮겼다. 작업 과정상 갑작스러운 결정은 아니다. 11일에도 함미에 쇠사슬을 하나 더 걸고 이동하려고 했는데 조류가 너무 세서 못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당초 쇠사슬 3개를 모두 연결한 뒤 함미 인양을 추진할 계획이었으나 기상상태가 좋지 않아 갑작스럽게 안전한 곳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함미가 번쩍 들어올려져 옮겨지는 모습이 TV를 통해 생중계되자 국방부 내부에서는 당황하는 모습이 보였다. 국방부 본부 관계자는 “12일 오전까지도 함미 이동과 관련된 계획이 없었다. 해군에서 이동한다고 보고할 때도 바닥에서 약간 띄워서 이동하는 정도로 여겼다”고 말했다.
○ 사건현장 훼손 아닌가?
함미는 사고 원인을 푸는 가장 중요한 증거품이다. 경찰은 현장에 남아 있는 사소한 증거품이 범죄 원인을 캐는 단서가 될 수 있어 사건 현장을 그대로 보존한다. 함미 이동 자체가 사건현장을 훼손시킨다는 우려가 나왔다. 함미 이동으로 물살에 쓸려 실종자와 각종 부유물 등이 사라질 수도 있다.
국방부는 “실종자 유실 방지를 위해서 함미에 그물망을 쳤고 해군 특수전여단 수중폭파대(UDT)와 해난구조대(SSU) 요원들이 함미가 이동할 때 고무보트를 타고 곁에서 감시했다”고 설명했다.
○ 함미 이동 최종 결정은 누가?
박성우 합참 공보실장은 “해군 인양단장이 함미 이동을 결정했고 합참 의장의 재가를 받았다. 또 실종자 가족들에게 협조도 구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함미 이동과 관련해서 민군합동조사단과 12일 한국에 도착한 미국의 해난사고 정밀조사팀 등의 자문은 구하지 않았다. 군 당국은 이들이 원인분석에 참여할 뿐 함체의 인양, 이동 등의 결정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국방부는 “합조단은 함체가 인양된 뒤 파편, 절단면 등을 분석하는 역할을 맡는다”고 설명했다.
○ 함수 인양은 언제?
함수는 날씨 상황이 좋으면 21일 인양 준비를 마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간 인양팀 관계자는 “함수 부분에 첫 번째 인양용 체인을 연결하는 데 3일이 걸렸지만 첫 번째 체인이 잘 들어가서 2∼4번째 체인을 연결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며 “기상이 정말로 좋다면 조수간만의 차가 작은 21일 정도에 끌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함수는 옮기지 않은 채 현재의 침몰지점에서 바로 인양할 가능성이 크다. 함수 침몰 해역은 만조 때 해심이 35m가량인데 조류가 거세고 물속이 탁해 잠수요원들이 작업하는 데 어려움이 적지 않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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